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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inyoung Jan 04. 2022

나는 엄마이니까.





나긋나긋한데다 심지어 혀까지 짧은 목소리로

점심에 보고 시켜 모그까, 짬뽕 시켜 모그까?

“상관 없어.”


지금 다니는 학원이 많이 들면 다른 데로 겨볼래, 아니면   다녀볼래?”

“상관 없어.”


전화를 받는 목소리가  가라앉아 있어서 걱정하는 마음에

혹시 무슨  있니?”

“없는데.”


놀다 들어오는 얼굴에 웃음기가 하나도 없길래

“친구들이랑 무슨 일 있었어?”

“없는데.”


상관없을 없고, 뭔가 없을  같은데 그렇다니까 그런가 보다 하지만, 속에서는 천불이 난다. 내가 너에게 무엇을 잘못했느냐고, 내가 너를 어떻게 키웠는지 아느냐고, 당최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느냐고, 사람  태우지 말고 시원하게 말이라도 해보라고,  얼굴과 목소리를  앞에  불러다 앉혀놓고 진실을 말할 때까지  주리를 틀고 싶지만 더럽고 치사해서 내가 참는다. 그래, 너는 사춘기, 너는 2, 너는 나의 사랑, 너는 나의 위안, 어쩌면 너는 나의 전부. 그럼에도 불구하고 너는 .


나는 그런 너의 엄마일 뿐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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