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입으로 이런 말하긴 좀 웃기지만, 난 앞머리 있는 것과 없는 것 둘 다 잘 어울린다.
그래서 항상 고민이다. 앞머리를 내렸을 땐 없애고 싶고, 없을 땐 자르고 싶다. 일수로 따지면 아마 앞머리 있는 나날들이 더 많을 것이다. 항상 ‘거지존’을 못 참고 잘라 버렸기 때문이다. 처음엔 착실하게 삔으로 넘기다가도 눈 찔리는게 한계에 다다르면 바로 가위를 들어버린다. 애초에 만들지 않는 것이 내 심신 안정에 좋을 것 같다.
지금은 앞머리가 있다. 불편해죽겠다. 아직은 고데기로 버티고 있긴 한데, 내 인내심이 언제까지 갈지는 모르겠다. 집에서는 삔을 꼽고 있으면 되는데, 밖에서 꼽고 있자니 민망하고.. 얼른 귀에 걸리는 길이가 되었으면 좋겠다.
분명히 지난 번에 이 귀찮은 앞머리 기르는 작업을 거쳤음에도 불구하고 왜 또 잘랐을까. 괜히 예쁜 아이돌 앞머리 있는 사진 보면 자르고 싶은 생각이 들고, 사진첩에 옛날 사진 보니까 괜히 더 잘 어울렸던 것 같기도 하고. 이유야 여러가지지만 후회는 항상 똑같다. 대체 언제 기르냐..
여름이 오기 전까지 기르는게 목표다. 반 년 동안 집에서 작업하는 것이 가능한 시기라 다행이다. 이번을 놓치면 몰래 삔 꼽고 기르는 기회는 없다. 나의 인내심을 어디 한 번 믿어보며 다짐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