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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수히 Mar 30. 2024

신용카드(예비)불량자

내 직업은 백수. 이번 달 내야 하는 카드 값 70만하고도 천 오백원. 할부로 사면 괜히 싸게 산다는 느낌에 6개월로 이것 저것 구매했다. ‘티끌 모아 태산’이라는 말을 이럴 때 하는거겠지. 결국 그 티끌이 모이고 모여 앞으로 6개월 동안 50만원 이상을 납부해야 한다. 회사 그만 두면서 기존에 있던 신용카드 빚 다 갚고 해지 했는데, 그 때가 나의 유일하게 현명했던 소비 순간일 줄이야. 결국 못 참고 새로운 신용카드 두 개나 발급 받았다.


신기한 건 카드값 내야 할 때, 딱 그만큼의 돈이 내 계좌로 들어온다. 아주 소소한 조교 월급일 때도 있고, 뜻밖에 할머니가 주신 용돈일 때도 있고, 간간히 비싼 물품 중고거래 할 때 들어오는 돈이기도 하다. 한 번도 카드값이 밀린 적이 없기 때문에 이 근거 없는 자신감이 생긴 것 같다. 지금 카드를 긁어도 미래의 내가 해결해 줄꺼라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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