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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밀린 Dec 04. 2023

취미는 꼭 발전해야 할까?

출처 Freepik

취미에 대한 글을 주기적으로 다뤄보기를 마음먹으며 먼저 취미란 무엇인지 되새겨 보았다


취미: 인간이 금전이 아닌 기쁨을 얻기 위해 하는 활동

즉, 전문적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즐기기 위한 것을 목표로 한 맞춘 일이다


잠깐 돈이 아닌 기쁨을 얻기 위해?


나는 지금 월급으로 받은 돈을 야금야금 쓰는 것으로 행복을 얻고 있는데 


그럼 나는 취미가 없는 것인가?


한번 우리가 하는 취미들 중에 


단순히 기쁨을 얻기 위한 활동이 얼마나 있었는지를 생각해 보았다.




우선 나는 오래 전의 기억들을 끄집어내어 보았다


초등학교 때는 취미라고 할 것이 크게 없었다


아니 어찌 보면 그것을 취미라고 생각하지 못할 정도로


방과 후의 시간을 보낸 것이 맞을 것이다.


태권도를 다녀오고 집으로 돌아오면 부모님이 저녁을 차려주신다. 

그러면 나는 그 저녁을 예의에 어긋나지 않을 정도로 빠르게 먹은 후 양치를 한 후에 텔레비전 앞으로 향했다. 

'투니버스'라는 만화 채널에서는 무엇이 나오든 그 만화 속 세계가 재밌었다. 

그런 모습을 보고 어르신들은 저 네모난 상자가 나의 영혼을 빨아들인다며

오랫동안 TV를 보는 것을 말리고는 하셨다.

'짱구, 도라에몽, 포켓몬' 그 만화에서 나왔던 옴니버스 형식의 스토리들을 분석하며 보지 않았다. 

꼭 만화뿐일까? 

고등학교 때 했었던 온라인 게임들 역시, 

지루한 학교 생활을 마치고 집에서 느긋하게 게임을 즐길 수 있다는 사실만으로 행복감을 느끼고는 했다


생각해 보면 원초적인 취미는 거기에서 찾아오는 것 같다



그냥 단순히 활동을 하면서 행복을 느끼는 것


그리고 그것이 전문적이지 않아도 된다는 것



하지만 어른이 되어 그러한 활동들은


언제부터인가 '전문적인 취미들'로 변하기 시작했던 것 같다


만화를 보더라도 '그 상황에 처해있는 주인공의 심리를 서술하라는 것'처럼


또는 게임을 하더라도 조금이라도 시간을 아낄 수 있는 


'공략영상'을 게이머들이 알려주는 것처럼,


우리는 행복을 느끼는 것을 좀 더 딱 짜이고 남는 시간을 아낄 수 있는


행복의 가성비를 찾아 떠나는 여정 속에 살고 있다


행복을 찾아가기 위해 모두가 명확한 이유를 찾아가는 상황에서


한국에서 취미라는 것은 본질적인 의미를 잃어가고 있다




지금의 우리는 어떤까?


요즘 나의 행복에 대한 구조가 있다면


①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 일을 하며 돈을 벌고 


② 그 돈을 여가 시간에 사용하며 행복감을 느끼고 있다.


그래서 지금 내가 하고 있는 '일'이라는 것이 


'어릴 때의 취미'라는 것처럼 지루함을 느끼지 않으며,


동시에 통장을 두둑하게 채워주는 하나의 행복권이 되기를 희망하고 있다


그래서 취미라는 활동에 전문성을 부여시키는 것 같다.



얼마 전에는 '발전하지 않는 취미'를 계속해서 


시도하는 사람들에게 답답한 마음을 느끼기도 했지만


다시 돌이켜 생각해 보면 그것이 오히려 더 스트레스를 받지 않으며


오히려 본질에 걸맞은 여가 활동일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인정할 것은 빠르게 인정하자



나는 글쓰기를 '취미 같은 일'이 되기를 희망한다.


이것이 그저 취미 같은 것으로 멈추거나


나의 글에 지속적인 발전이 없다면 


그것은 오히려 나에게 득이 없는 활동이라 생각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앞서 말한 것처럼,


각자가 어떠한 행동에 행복을 느끼는지에 따라 행복을 느끼는 (이유) 또한 달라질 것이라 생각한다.


만약 내가 온전히 글을 쓰는 나의 모습에 만족을 한다면


나의 글은 그대로 있어도 괜찮을 것이다.



그리고 그것은 흡사 일기와도 같은 것이다



오늘 하루 있었던 일을 쭉 적어보면서


머릿속을 환기시키고 여유를 남기는 것.



내 생각을 눈에 보이게 만들 수 있다는 그 간단한 활동이


굳이 발전적이고 전문적인 취미로 이어지지 않아도 괜찮다는 뜻이다



이렇게 고민하고 나니 취미에 무슨 단계가 있는 것처럼 보인다.


스키를 타는데 초급자와 중급자 그리고 상급자 코스가 있는 것처럼 말이다.




사실 취미라는 것에 단계를 나누는 것은


행복의 단계를 나누는 것과 비슷하다는 생각이 들기에


우리는 좀 더 단계를 나누지 않고 취미를 즐길 수 있는 여유가 필요하다는 확신이 들었다.


그렇기에, 지금 글을 읽고 있는 여러분과 글을 쓰고 있는 작가들이 


가끔은 멋모르는 어릴 때의 취미처럼 글을 읽고 쓰는 흥미잃지 않고 롱런하기를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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