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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iguel Hong Jul 02. 2023

닮아가고 싶은 영웅들을 정리해 보며

내 롤모델의 모습과 장점들 = 내가 되고 싶은 모습과 장점인 것을 깨닫다

난 점점 나의 영웅들을 닮아가 


Illionaire Records의 We here 2 중 The Quitett의 가사


모두가 각자의 영웅을 갖고 있다. 다른 사람의 인정여부와 상관없이 어릴 때부터 우러러보았던 영웅들이 있고 영웅의 모습을 본받고 싶어 한다. 적어도 나는 그렇다. 


이 노래를 듣다가 "나의 영웅들은 누구이고 나는 과연 그들을 닮아가고 있다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을까?"라는 질문을 스스로 하게 되었다. 이런 고민을 하던 중에 Philostory의 퍼스널 브랜딩 툴킷을 알게 되어 바로 구매하였다. 그중 나의 브랜딩 레퍼런스를 생각해서 정리하는 챕터를 진행하며 이 글은 시작된다. 

https://www.instagram.com/philostory__


누군가를 롤모델로 정한다면 그 과정과 결과에서 내 안에 숨어있는 욕망(롤모델, 브랜딩레퍼런스, 영웅처럼 되고 싶다는 Wanna be의 욕망)을 발견하지 않을까라는 접근을 하였다. 특히 나만의 브랜딩 목표를 구체화하면서 나의 인생과 커리어 패스를 설계할 수 있지 않을까라는 기대를 하면서 속는 셈 치고 해 보았다. 


결론부터 말하면 이 브랜딩 레퍼런스 조사는 내 인생과 커리어패스를 설계하는 고민뿐 아니라 '나'라는 사람이 무엇을 더 좋아하고 중요시하는지, 가치관 중 일부가 어떻게 구성되는지를 알 수 있는 좋은 경험이 되었다. 브랜드의 브랜딩이 아닌 사람을 롤모델, 브랜딩 레퍼런스, 영웅으로 삼음으로써.

*소개 순서는 랜덤 하게 되어있다 :) 



첫 번째로 나의 롤모델은 Paul이다. 

Paul은 이미 업계에서 유명한 실력자이며 나에게 많은 지식과 영감을 주었다.

처음으로 폴을 알게 될 때 나는 그를 '업무적인 부분에서 아주 잘하는 사람' 정도의 관점뿐이었다. 훌륭한 커리어를 쌓으면서 인정받아왔고, 주변 신뢰관계가 형성된 지인들에게서도 항상 피드백이 좋았다. 아주 고마운 기회로 잠시나마 협업할 일이 있었는데 이때 일잘러들의 공통된 요소를 폴한테서도 확인할 수 있었다. 확인뿐 아니라 많은 인사이트를 얻을 수 있었기 때문에 나에겐 아주 소중한 경험이었다.

 

이에 더해 폴버지라는 별명이 있을 정도로 인격적으로 주변사람들에게 인정을 많이 받으며 항상 인자한 성격으로 주변에 사랑을 베푼다. 그는 주변인들에 대한 순수한 관심을 보이며 챙겨줄 수 있는 사람이다. 진심을 다해 축하해 준다는 느낌을 받을 정도로 챙겨주는 것을 잘한다. 


마지막으로, 그는 도전한다. Comfort Zone을 벗어나 계속해서 도전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현재의 에이전시&컨설팅만 해도 충분히 잘하고 경쟁자가 없을 것이라 생각했는데, 더 나아가기 위한 도전을 꾸준히 하는 모습이 존경스러웠다. 자체 프로젝트나 DAO를 구현하려는 모습, 1on1을 더 잘하기 위한 공부와 노력 등 쉽지 않은 일에도 도전하는 태도를 가지고 있다. 


폴을 관통하는 단어는 '잘하는 사람'과 '좋은 사람'이다. 



두 번째로는 Alicia이다. 

알리시아에게서는 'Growth'라는 단어에 대해 고민할 수 있는 인사이트를 많이 얻었으며, 특히 팀 안에서의 커뮤니케이션과 문화구축을 많이 배울 수 있었다. 무엇인가를 문서화하고 공유가능한 형태의 공통된 개념으로 정의하여 서로 같은 얘기를 할 수 있는 것이 중요하다는 경험을 알려주었고 아주 크게 공감하였다. 결국 추상적인 개념을 가지고 용어정의를 하다 시간이 다 지나버린 경험이 많은 분들에게는 더더욱 공감이 되지 않을까? 

알리시아를 만나고 와서 정리해 놓은 메모에는 이런 문장도 있었다. "주도적으로 정의를 내린 뒤 합의는 언제든 열려있게끔"


알리시아도 폴과 마찬가지로 팀원들에게 관심을 가지며 팀워크를 만드는 것이 서로 간의 신뢰도를 높이는 것과 연결된다고 하였다. 이런 신뢰를 쌓기 위해 네트워킹도 자연스럽게 혹은 자연스럽지 않다면 의도적으로라도 노력하는 것 또한 중요하다는 인사이트를 주었다. 신뢰관계를 위해 '작지만 성공하는 케이스인 Small win'을 경험하게 해 주며 더 강한 관계구축을 위한 팁도 들었다. 


특히 알리시아에게서 가장 크게 인사이트를 얻고 요즘 실생활과 업무에서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태도가 있다. "해줘"가 아닌 "할게". "해줘"와 같이 수동적인 태도이거나, A를 해주면 B만큼의 성과를 내겠다와 같은 조건부의 성과는 내가 원하는 진정한 성장을 얻기 쉽지 않다. 대신 "할게"와 같은 태도로 충분히 고민하고 결정했으면 기민하게 움직여 자신만의 성과를 내는 방향으로 집중하는 태도이다. 


알리시아에게서는 '좋은 사람이 될 수 있던 경험'과 '태도'에 대한 큰 배움을 얻었다. 



세 번째로는 Illionaire이다. 

잘 모르는 사람들도 많겠지만, 일리네어는 도끼, 더콰이엇, 빈지노가 만든 레이블이다. 

https://www.instagram.com/p/CCS694_AKla 

스무 살 이후 들었던 음악의 50% 이상이 일리네어의 음악이다. 그들은 음악가이면서 Hustler의 모습을 보여주었고, 음악을 잘하는 것은 굳이 말할 것도 없다. 


나에게는 도끼가 가장 존경스러운 인물 중 하나인데, 그는 음악을 시작할 때부터 최근까지도 꾸준히 주장해 오던 것들이 있다. 그는 가난했지만 계속해서 노력했고 다른 길은 쳐다도 보지 않았다고 한다. 불교의 마음을 인용하여 마음의 평화를 찾고, 제3의 눈으로 관망하는 자세를 유지하며, 본인에게 해로운 것은 곁에 두지 않는다는 태도를 보여주었다. 이런 본인의 삶의 태도와 더불어 "이미 나는 보여주었고, 내가 할 수 있다면 너도 할 수 있다."라는 말을 항상 한다. 사람은 누구나 바뀔 수 있고 예술가들 또한 마찬가지이지만, 도끼는 한길만 걸어가면서도 영감을 줄 수 있는 아티스트였기 때문에 리스펙트를 많이 받는다. 


그리고 빈지노는 내가 생각하는 예술가의 모습을 보여준다. "Do it like the only one"이라는 문장으로 삶의 모토를 주었고, 열심히 사는 것을 음악으로 승화할 줄 아는 예술가였다. (서울의 밤, Colors, Lalala라는 노래를 들어보면 허슬러이지만 예술적 아름다움을 절대 놓치지 않는 지노를 볼 수 있다.) 그러면서도 최근에 발매된 'Trippy'라는 노래처럼 하고 싶은 음악을 하고 싶을 때에는 밀고 나가는 예술가의 모습을 띄기도 한다. Data-Driven을 주장하면서 자꾸 생각이 발산하지 못하고 수렴한다라는 느낌을 받는데, 이런 빈지노의 모습이 더 멋있는 낭만으로 느껴졌다. 


일리네어를 통해 '허슬' 그리고 '예술'이 두 가지를 동시에 가지고 향유할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네 번째로는 Paul Smith이다. 

그 유명한 영국 브랜드 폴스미스의 폴스미스가 맞다. 나에게 있어 '예술가'라는 단어의 상징적인 모습을 보이는 사람이 폴스미스이다. 시대를 관통하는 "Iconic"이라는 단어가 가장 잘 어울리는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내가 폴스미스를 왜 좋아하고 존경하는지에 대해서 더 구체적으로는 아직 찾지 못하였다. 그런데 누군가가 내게 가장 좋아하는 브랜드와 존경하는 사람을 물어보면 거의 대부분 '폴스미스'라고 대답해오고 있다. 아직 내면에 존재하지만 발견되지 못 한 욕망이 있나 보다



마지막으로는 성민님이다. 

커리어를 처음 시작하고 엄청난 성장에 집중하고 있을 때, 나에게 멘토와 같은 인사이트를 준 사람이다. 데이터 분석에 초점을 맞춰서 계속 깊어지는 찰나에 데이터가 중요하기 위해서는 데이터의 여집합 또한 중요하다는 인사이트를 주었다. 

이제는 알 수 있다. 데이터의 여집합인 사람의 심리, 철학, 예술이 오히려 데이터보다 더 근본적으로 중요하고 그것의 결과표현, 수치화가 데이터라는 것을


GA스터디를 오래 해왔고 데이터 분석을 커리어 내내 해오는 입장에서 4년 전을 돌아보았을 때 성민님의 이런 인사이트를 내게 알려준 세션이 아주 큰 충격이었고 생각이 열리는 기회였다. 항상 그 경험에 고마움을 갖고 있다. 


성민님에게서는 '데이터'와 '그보다 더 중요한 사람에 대한 고민'을 배웠다. 



위에서 나온 얘기들을 정리해 보면 

- 일을 잘하고 허슬 하면서도

- 커뮤니케이션을 잘하고 문화를 만들고

- 예술을 중요시하며 누군가에게 영감을 주는 것

이 3가지로 내가 원하는 욕망을 압축해 볼 수 있을 것 같다. 


일을 잘하고 허슬 하는 것은 자연스럽게 여겨지고 항상 그래왔기 때문에 놀랍진 않았다. 

커뮤니케이션을 잘하고 문화를 만드는 것은 최근 업무에서 가장 집중하고 있기 때문에 마찬가지로 큰 깨달음까지는 아니었다. 


다만 마지막에 '예술, 철학, 심리 그리고 사람을 중요시하며 누군가에게 영감을 주는 것'은 내가 닮고 싶은 모습에 있을 줄은 전혀 몰랐다. 단순히 음악이 좋고, 브랜드가 좋으며, 일 잘하는 것을 잘 정리해서 공유하는 사람들일줄로만 알았다. 

더 나아가서 누군가에게 영감을 주고 단순한 숫자를 넘어서 인간의 심리에 대해 집중하며, 삶에 예술과 철학을 불어넣는 사람들을 존경하며 롤모델로 삼고 있었다. 


가만히 나의 경험을 돌아보았다. 

나는 루브르 박물관을 이틀 연속으로 가서 푹 빠진 채로 구경했으며, 주변사람에게 진심 어린 공감을 해주고 상처 주지 않는 말을 하기 위한 목적으로 '비폭력대화'라는 책을 읽으면서 실천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스페인 말라가에서는 이름도 모르는 그림에 빠져서 한 시간 동안 눈싸움을 하기도 했으며, 샌프란시스코의 금문교에서는 아무 이유 없이 왕복하기도 했다. 

이것들은 다 '데이터', '논리', '효율'과는 거리가 먼 행동들이었다. 그럼에도 가장 행복했던 기억들로 남아있다. 


이 브랜드 레퍼런스, 롤모델을 조사하는 과정이 끝난 뒤에 나는 많은 것들을 배우고 흡수하였다. 없던 생각이 생겨났다기보다는 나의 가치관을 더 잘 정리하고 표현할 수 있게 되었다. 예술, 철학, 심리와 같은 요소들이 내 삶에서 주목받지 못하고 있다가, 더 주목받는 위치로 존재의 자리를 옮기게 된 것이다. 




요즘 누군가에게 나의 성향을 얘기할 때 이렇게 설명하고 있는 나를 발견할 수 있었다. 

"데이터를 중요하게 생각하며, 논리적이고 효율적인 게 아주 중요하다"라는 가치관으로 대부분의 일을 하며 살고 있지만, "예술과 철학 그리고 심리는 더 근본적으로 중요하기 때문에 놓치면 안 된다"라는 새로 정리된 가치관으로 인생을 살고 있다.

일은 내 시간의 80%이고 나머지가 20%이지만, 가치관에서는 일은 20%밖에 되지 않는다. 그만큼 새로 정리된 가치관이 중요하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무엇이 나에게 중요하고 나는 어떤 가치관을 갖고 살고 싶은지, '나'에 대해 얘기하기 전에 '나'는 어떤 사람인지에 대해서 내가 존경하는 영웅들을 통해 알 수 있는 소중한 경험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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