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해호소인'이란 단어가 대중화된 건 박원순 서울시장의 성폭력 사건이 불거졌을 때부터다. 2020년 박 전 시장을 고소한 전직 비서를 두고 더불어민주당은 '피해 호소인'이란 단어를 쓰기 시작했다. 박 전 시장을 두둔하기 위해서였다. 그전까지 피해자 중심주의를 강조하며 '피해자', '피해 여성'이란 단어를 써온 것과 대비대는 태도였다.
(...) 호소는 문제인가? 최인숙 인권위 조사관이 쓴 <어떤 호소의 말들>은 지푸라기라도 잡아보려는 피해자들의 호소를 다정하게 담는다. 본래 '호소'란 억울하거나 딱한 사정을 남에게 간곡히 알린다는 의미다. 피해자는 호소한다. 그러나 '피해 호소인' 이후, 피해는 부정되고, 호소는 오염되었다.
(...) 박원순이 사망한 그해, MBC 입사 시험에는 피해자를 무엇이라고 부를지 서술하란 문제가 나왔다. 이를 알게 된 피해자는 "내가 방송국 앞에서 죽으면 믿어줄까요?"라고 했다. 박원순 성폭력 사건 피해자 김잔디 씨는 2022년 생존 기록을 출간했다. 책 제목은 다음과 같다. <나는 피해호소인이 아닙니다>
- 사과집 님 브런치 게시글, <'OO 호소인'이라는 밈> 중 발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