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2~3년 전까지만 해도 난 겨울을 싫어했다.
모든 생명들이 죽어가는 계절.
추위와 배고픔의 계절.
그리고 수족냉증인 나는 더욱 힘든 계절.
하,, 해는 또 왜 이리 짧은 건지. 벌써 또 겨울이야.
코끝이 시려오고, 옷을 아무리 껴입어도 추위는 나아지지 않았다.
여름을 싫어하는 사람들의 말을 들어보면,
수많은 이유가 있겠지만 그중 하나는 옷을 벗어도 더우니 에어컨이 아니면 방법이 없다는 것이 이유였다.
나에게 겨울이 그렇다.
옷을 껴입으면 되지 않냐고? 아무런 소용이 없다.
나는 얼음 같은 내 몸에 스스로 갇혀 아무리 옷을 입어도 냉한 몸을 녹일 방법은 히터 아니면 방법이 없다.
겨울에 마음이 시릴 때면 다른 계절보다 더욱 겨울을 싫어했다.
그래서 겨울이 빨리 가고 봄이 오길 기다렸다.
어디선가 들은 말이 있다. 언제였는지도 모르겠다.
"마음이 건강한 사람은 계절의 오고 감을 일찍 알아차린단다."
그렇다. 나는 한 번도 나의 겨울을 제대로 맞이한 적이 없었던 것이다.
'내 겨울이 어떻게 생겼더라...'
봄을 기다려도 겨울을 지내지 않으면 봄은 영원히 오지 않는다.
나는 나의 겨울을 마주하기로 했고 역시나 춥고 시린 건 다르지 않았다.
하지만 둘러보니
겨울에도 꽃은 피고,
퇴근길에 붕어빵도 사 먹고,
그렇게 바랐던 코타츠도 만들면서 귤 까먹으며
넷플릭스를 시청했다.
사람들과 만나며 웃기도 하고,
오래간만에 연락 온 친구들과 인사도 하고 선물도 나누며
따듯한 겨울을 보냈다.
겨울을 좋아하는 사람들의 마음을 조금씩 알 것 같다.
겨울이 아름다운 이유는
역설적이게도 따뜻해서라는 것을
뒤늦게 깨달았다.
올해 새로운 겨울이 또 왔고, 이번엔 어떤 겨울을 마주하게 될지 기대될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