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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포차 Oct 27. 2024

10년이 지난 어느 하루

마왕 신해철

[10.27일 어느 글]

오래전 텔레비전에 잊을 수 없는 전주와 함께 등장한 한 사람이 있었다. 나는 그 당시를 추억할수는 없지만, 예전에 본 드라마 속 한 장면에서 그때를 본 기억이 난다. 전주가 울리자마자 모두가 그의 우승을 확신했고, 그의 팀은 우승했다. 그렇게 그는 몇십 년 동안 ‘마왕’이라는 별명으로 불리며, 때로는 라디오에서, 때로는 텔레비전에서 우리 곁에 머물렀다. 언제나 무대 위에 있을 거라 생각했던 그는 가끔 TV 토론 방송에서도 볼 수 있었다.


그러던 어느 날, 비가 많이 내리던 걸로 기억하는 어느 날, 아르바이트를 마치고 돌아오는 길에 즐겨 듣던 라디오에서 그의 사망 소식을 들었다. 당시를 떠올리면 먹먹한 감정이 다시금 떠오른다. 제일 좋아하는 가수는 아니었지만 언제나 애정하던 그의 죽음은 그 시절 내게 깊은 충격이었다. 받아들이기 힘든 순간이었음이 확실하다.


그의 죽음이 어느덧 10년이 흐르고, 이제 서른을 앞둔 이 순간에도 나는 여전히 그의 음악을 좋아하고 있다. 그리고 그가 쓴 가사에 더욱더 깊이 공감하게 되었다. 사랑을 노래한 “내 마음 깊은 곳의 너”, 시작에 대한 막연한 기대와 두려움을 담은 “세상의 문 앞에서”, 그리고 설명이 필요 없는 “민물장어의 꿈”.


그가 노래하고 이야기한 삶에는 어려움이 있었지만 희망이 있었고, 때로는 비루했으나 낭만이 있었다. 눈앞에 펼쳐진 가시밭길과 진흙탕이 끝도 없이 이어져도, 그는 뚫고 나가자고 이야기하며 가장 먼저 그 길을 나섰다.


그가 세상을 떠난 지 10년이 지난 오늘, 2024년 10월 27일. 그의 목소리는 여전히 나의 곁에 남아 있고, 그의 문장은 여전히 나를 생각하게 한다.


P.s 약속, 헌신, 운명, 영원 … 그리고 사랑 이 낱말들은 난 아직 믿습니다. 영원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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