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한 밥상
도심역에서 내려 터덜터덜 길을 걸어
아직 배가 고프진. 않지만
식당에 들어섰습니다
나보다 먼저 문을 열고 반기는
주인장의 모습이 편한 곳입니다
식탁엔 주문 모니터가 생겨
말을 붙여 볼 기회는 없었지만
눈에 띄는 행복한밥상을 주문했습니다
육천 원짜리 짜장을 좋아하다
그 집이 문 닫은 걸 알고 난 위로였습니다
웬만한 돌솥이 만칠천하는 시절에
이 정도 겸손한 것만으로도
기분이 나아집니다.
작은 일에 주름이 잠시라도 펴지니
대박입니다
이 집의 밥맛은 쫀득하며 제대로 된
돌솥밥입니다
일에 치이고, 몸살이 나고
목소리는 가래가 가득한데
달걀찜 한숫깔이 목을 풀고
청국장에 땀을 냅니다
오늘도 깨닫습니다
행복이 그리 큰 것만은 아니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