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한 줄의 마술
물컵보다 조금 작은 비닐 화분에
팬지꽃 한 포기를 얻어
작업장 창턱에 올려놓았습니다.
팬지꽃이 그 작은 꽃봉지를 열어
벌써 여남은 개째의 꽃을
피워 내고 있습니다
한 줌도 채 못 되는 흙속의 어디에
그처럼 빛나는 꽃의 양식이
들어 있는지......,
흙 한 줌보다 훨씬 많은 것을
소유하고 있는 내가
과연 한 송이라도 피울 수 있는지.
5월의 창가에서 나는
팬지꽃이 부끄러웠습니다.
신영복 '한 송이 팬지 꽃이 부끄럽다.'
아우가 한숨을 내쉬며 물었다
"인생에 왜 고통이 따릅니까?"
형이 빙그레 웃으며 대답하였다.
"햇볕만 쨍쨍 쬐이면 사막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