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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ia Jul 18. 2024

영어식 사고, 영어식 뇌 보다 더 중요한 것

요새 영어공부 추세는 영어식 뇌 만들기인 듯하다. 표현도 매우 섬뜩하다. 한글 뇌는 소외받는다. 한글 뇌에 절여 살아온 토종 한국인들은 영어식 뇌를 가지진 못한 것에 대한 콤플렉스를 안고 영어공부를 시작한다. '난 왜 이런 자연스럽고 고급스러운 영어식 표현을 생각해 내지 못하는가?'라는 끝없는 자책에 시달린다. 


자책과 소외로 시작된 공부는 처음부터 잘못된 공부다. 있는 그대로 나 자신을 인정해 주고 존중해 주는 영어공부가 진정한 영어공부다.


(1) He felt great because he was outside.

(2) Being outside felt great to him.


한국인들이 쉽게 만들 수 있는 문장은 1번이다. 그러면서 소위 영어 선생들은 2번 문장을 만들어내지 못하는 많은 한국인들을 '짓밟아가며' 그들의 영어교수법을 판다. 그들은 정작 중요한 것은 가르치지 않는다. 


영어원어민은 1번도 쓰고 2번도 쓴다. 하지만 쓰는 맥락이 다르다. 1번과 2번의 의미 차이어떤 맥락에서 쓰이는 표현인지 알아가는 것영어식 뇌를 만드는 것보다 훨씬 더 중요하다.


1번은 그가 기분이 좋아진 원인이 밖에 나왔기 때문이라는 것을 강조한다. 2번은 밖에 나와 있는 경험 자체를 강조하고 있다. 


영어식 사고는 1번도 맞고 2번도 맞다. 진정한 영어공부는 각 영어문장이 풍기는 세밀한 의미 차이를 구별해 내고 상황에 가장 알맞은 표현을 골라서 쓰는 연습이다. 


영어 원어민들이 일상에서 자주 쓰는 표현을 왜 나는 자주 쓸 수 없는가에 초점을 맞춰 자기 자신을 학대하지 말고, 내가 만들 수 있는 영어 표현과 원어민들이 자주 쓰는 표현의 의미차이가 무엇인가에 초점을 맞춰보자.


(1) He held a fairly good position.

(2) He found himself in rather a good position.


영어공부를 웬만히 한 한국인이라면 1번 문장은 쉽게 만들 수 있다. 그러나 원어민들은 2번도 자주 쓴다. 왜 나는 2번처럼 문장을 만들지 못하나 자책하지 말고, 각 문장의 의미차이가 무엇인지 알아보는데 노력과 에너지를 써보자.


(1) 번은 ‘held’라는 동사를 쓰면서 주어가 이 지위를 얻기 위해서 쏟은 노력과 일을 강조하는 반면, (2) 번은 주어가 이 지위를 얻는데 자신의 노력보다는 ‘어쩌다 보니 승진이 됐다’라는 의미로 약간의 놀라움을 전제한다. (유체이탈의 경험으로 자기 자신의 경험을 신의 관점으로 표현한 문장이다.)


두 문장 모두 주어가 현재 좋은 지위에 있다는 것을 의미하지만, 1번은 주어가 현 지위에 도달하기 위해 주어의 역할을 강조하는 반면, 2번은 상황이 좋아서 승진이 됐다는 것을 강조한다.   



(1) I don’t expect him to do it.

(2) I’m not getting my hopes up in him doing it.


1번은 기대가 전혀 없다는 것을 강조한다. 남자가 뭔가를 할 것이라고 전혀 믿지 않고, 남자가 하든 말든 간에 상관이 없다는 의미를 가진다. 


하지만 2번은 말하는 사람의 감정을 강조한다. 그 남자가 그것을 할 것이란 일말의 희망이 있지만, 실망하지 않기 위해서 기대를 낮춘다는 의미이다. 


영어식 사고보다는 각 영어 표현이 강조하는 의미가 무엇인지를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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