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의 열정 -형용사 (1)

영어 단어를 몰라도 문장 해석 가능하다고

by Sia

직업이 영어교사인 영향이 많겠지만, 난 영어를 배우고 가르치는데 열의가 참 많다. 많아서 좋은 일이 생기기보다는 문제가 생기는 경우가 더 많아 문제다. 넘치느니 차라리 차지 못하는 게 더 나은데. 아마 그래서 나는 열정 빼고 나면 시체가 되는 것 같다.


영어 교사 연수 프로그램에서 만난 어떤 영어 선생님은 학창 시절 영어가 가장 싫었단다. 그런데 운명의 장난인지 어쩌다 영어교사가 되었고, 이 선생님의 수업 목표는 아이들이 영어 수업 시간을 최대한 재미있게 보내는 것이란다. 선생님의 상황이 이해 안 되는 것은 아니나, 교사와 학생의 관계는 처음부터 학생의 발전에 기여하는 데 있는 것인데, 학생들이 영어 수업시간에 재미만 느끼고 배운 게 없다면 어떻게 되는 건가 하는 의구심이 들기도 하였다.


나의 열정은 학생들이 조금이나마 쉽게 영어를 접할 수 있게 도와주는 것이다. 싫은 공부도 계속하다가 공부가 잘되고 쉬워지면 공부에 재미를 느끼기 마련이다. 아직 이런 경험을 해 본 적이 없는 분들은 자신에게 맞는 공부법을 발견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절대 자신의 공부머리를 탓하지 마시라.)


영어도 열정이 넘치는 언어다. 이 열정에 압도되면 학생들은 배우는 것은 없고 정신적으로 육체적으로 피곤해지기 쉽다. 영어의 열정은 형용사와 부사가 담당한다. 영어의 열정이 형용사와 부사란걸 발견하게 된 나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어느 날 친언니에게 영어문장에서 주어와 동사를 찾는 방법을 간단히 설명하고 아무 영어책이나 가져와서 첫 문장을 같이 읽어 나가기 시작했다. 한 문장이 끝나기도 전에 언니 얼굴이 하해지더니 자기는 못하겠다고 포기를 선언했다. 한 단어 한 단어 자세히 설명해 나가는 나의 설명을 이해하기도 어렵고 문장 의미가 잘 들어오지도 않는다고 책을 덮어버렸다.

"영어문장만 보면 눈앞이 깜깜해져. 특히 한 문장인데 엄청 긴 문장은 더 그렇고. 네 설명은 오히려 머리를 더 복잡하게 해"

언니 말을 들으니 언니에게 영어문장은 정글의 수풀과 같은 존재라는 생각이 들었다. 수풀을 헤치고 나아갈 길을 보여 줘야 하는데, 나는 수풀 이파리 한 개비 한 개비에 뭍은 이슬방울을 닦으면서 길을 나아가자고 제안하고 있었던 것이다.


울창한 우림의 정글을 잘 헤쳐나가기 위해서는 먼저 내 키보다 더 큰 수풀을 낫으로 제거해야만 한다. 영어 문장도 잘 읽어나가기 위해서는 이 수풀 같은 존재인 형용사와 부사를 제거할 줄 알아야 한다.


먼저 명사만 꾸며주는 형용사 수풀을 보자.

파란색 구름에 싸여 있는 부분들은 전부 형용사 수풀로 보면 된다. 물론 문법적으로 정확히 따져서 형용사가 아닌 경우도 있지만, 일단 형용사라고 해두자. 우리에게 해석의 고통을 주는 많은 영어 문장들을 보면 보통 명사 앞뒤로 이런 수풀들이 울창하게 자라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면밀히 따지면 형용사가 아니지만, 형용사라고 뭉뚱그려서 말하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형용사 수풀은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인형 속에 또 다른 작은 인형이 들어 있는 러시아 인형처럼, 영어는 문장에 명사가 쓰인 곳에서는 언제나 저런 형용사 수풀을 이끌고 다닌다. 명사는 주어 자리, 목적어 자리, 전치사 뒷자리에 들어가는데 이곳에 들어가는 명사가 저런 형용사 수풀을 끌고 다닌다고 생각해보자...


악....


문장이 한없이 길어질 수 있고 한 없이 복잡해 보일 수 있는 것이다. 하지만, 문장의 진짜 뼈대만 잘 찾으면 이 수풀에서 길을 잃지 않고 수풀의 아름다움을 감상할 줄 아는 여유가 생기는 것이다. 특히나 문장이 길고 복잡해 보일수록 문장의 진짜 큰 뼈대를 찾는 일을 가장 먼저 해야지 영어 문장의 아름다움을 감상할 수가 있다. 그렇지 않으면 평생 한국인으로 태어난 것을 후회한다는 말도 안 되는 말을 하게 된다. (난 오히려 수많은 언어 중에 한국말을 하고 태어난 걸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영어와 가장 정반대인 언어인 한국말을 하면서 영어를 더 잘 볼 수 있고, 한국말의 창조성과 상상력을 영어라는 언어에 그대로 옮길 수 있는 능력을 자연스럽게 습득하게 되었으니까! 영어보다 한국말을 먼저 할 수 있다는 것에 자부심을 느끼자!)


영어 문장의 묘미는 바로 이 열정, 형용사이다. 일단 한 문장의 뼈대는 별 의미가 없다. 그냥 자리만 차지하는 것이라고 보면 된다. 이 자리에 붙여진 형용사 무리들이 한 문장의 진미를 보여준다. 한 회사의 사장이 문장의 뼈대고 나머지 일꾼들은 형용사라고 보면 된다. 진짜 일을 하는 사람은 일꾼들이지 사장이 아니다. 사장은 그저 자리만 차지할 뿐.. (물론 그렇지 않은 사장도 있지만..). 영어 문장에서 우리 사회의 모습을 볼 줄이야 상상이나 했는가.... 허수아비 사장들은 한국이나 미국이나 세계 어느 곳이든지 좀 많은 것 같다. 그러나 사장이 없으면 회사가 굴러갈 수가 없듯이 영어 문장도 뼈대 (주어 동사 목적어)가 없으면 생겨날 수가 없다.


그런데 여기서 문제가 생긴다. 뼈대들은 보통 단어 뜻을 잘 몰라도 내가 앞서 설명한 "단어를 몰라도 문장 해석이 가능하다고?" 글을 통해 구분이 가능하다. 하지만, 이 형용사들은 단어의 의미를 정확히 알아야 한다. 그래서 영어 단어를 많이 알아야 한다는 결론이 나온다. 즉, 우리는 결론부터 배우고 뼈대는 배우지 않았던 것이다. 먼저 뼈대를 바로 세워야지 형용사들을 제대로 갖다 붙일 수 있는 것이다.


다음 한 문장을 보자. 빨간색 크레용은 주어와 목적어에 해당하는 명사를 노란색 크레용은 동사, 녹색 크레용은 수풀인 형용사/부사를 표시한 거다. 어떤 게 가장 많은가? (영어 문장을 해석하려고 하지 말라)

아마존 열대 우림을 보는 것 같지 않은가?

이게 바로 영어의 열정 형용사이다. 영어의 열정에 압도되면 영어 울렁증에 걸리기 쉽다.


원래 이문장의 큰 뼈대는 school people have considered the appropriatenss.이다.


이 문장 앞에다 As로 시작하는 작은 뼈대를 덧붙여준 것이다. (다음 문장을 해석하려고 하지 말 것, 그냥 얼마나 긴 문장인지만 확인할 것)


As researchers have extended this work to the study of how children’s mental capacities enable and constrain their social and emotional understanding,


이런... 배보다 배꼽이 더 크다. As가 이끄는 문장이 어디서 끝나는지 쉽게 알 수 있는 것은 바로 쉼표다. understanding 뒤에 바로 쉼표가 온다. 영어에서 쉼표는 절대 무시하면 안 된다. 쉼표는 어떤 게 끝났고 또 다른 어떤 것이 시작된다는 의미를 가진다. 문법적으로 시사하는 의미가 큰 것이다.


이 작은 뼈대가 이렇게 길어진 이유는 뼈대 안에 있는 명사 (the study)를 [전치사+ 명사]로 또 꾸며주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여기 전치사 뒤에 나온 명사는 그냥 한 단어 명사가 아니라 [ how + 주어+ 동사 + 명사]로 만들어진 명사다.


큰 뼈대도 중간에 끝에 수풀이 무성하다.

school people have in turn considered the appropriateness


영어 문장의 수풀을 헤쳐나갈 때 가장 유용한 방법은 전치사 앞에서 일단 단어 무리를 끊어 주는 것이다. 그래서 여기서 in turn에서 in 앞에 사선을 그어 주었다. 그리고 in turn은 부사라는 것을 알아야 한다. 보통 [전치사 + 명사]는 부사가 되어버린다.


마지막 명사 the appropriatenss는 뒤에서 [전치사 +명사] of curricula로 꾸며졌다.

curricula라는 명사는 뒤에서 aimed라는 과거 분사로 꾸며졌고,

aimed는 더 구체적으로 설명되면서 [전치사+ 명사]로 꾸며졌고, at broader aspects

aspects라는 명사는 또 [전치사+ 명사}로 꾸며졌다- of a child’s life.


영어에서 가장 흔히 쓰이는 수풀은 바로 [전치사 +명사]이다.

그래서 내 글의 어딘가에서 전치사의 중요성에 대해서 설명한 바 있다.


한국어에는 영어의 전치사에 해당하는 단어가 딱히 없다고 한다. '~사이에 (between)' '~앞에(front)' '뒤에 (behind)' 등, 보통 영어 전치사에 해당하는 단어에 '~에'만 갖다 붙여버린다.


그렇기 때문에 영어 전치사 공부가 어렵다. 한국말에 없으니까. 하지만 영어는 전치사를 정말 잘 쓴다. 문장을 꾸미기에 너무 편하고 쉬운 단어들이기 때문이다. 영어단어를 외우려면 바로 이 전치사 단어부터 제대로 배워야 한다.


전치사에 대해서도 구체적으로 쓰고 싶은데... 일단 전치사는 여기까지만 하고,


다음 시간에는 영어의 또 다른 열정 부사에 대해서 이야기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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