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이름은 십민준 3 - 이송현, 또! 복병수 - 임근희
이번에 소개할 동화는 캐릭터, 인물이 동화를 이끌고 가는 힘에 대해 알 수 있었던 두 편의 동화이다.
바로 이송현 작가의 [내 이름은 십민준 3, 헬로, 텐민준]과 임근희 작가의 [또! 복병수].
제목만 봐도 두 인물의 짓궂은 모습을 상상할 수 있을 것 같다.
먼저 이송현 작가의 [내 이름은 십민준 3]은 십민준 시리즈의 세 번째 이야기다.
원래 이름이 '이민준'이지만 1학년 민준이가 '10민준'으로 쓰면서 십민준이 되어버렸다.
1편은 1학년 민준이의 받아쓰기 이야기, 2편은 2학년이 된 민준이가 구구단을 외우는 이야기, 이제 영어를 하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민준이의 3학년 이야기가 3편에 이어진다.
소제목도 '헬로, 텐민준'이다.
민준이를 돌봐주고 있는 할머니가 혼자 미국을 가보겠다고 선언하면 이야기는 시작된다.
민준이는 할머니에게 영어는 할 수 있냐고 하자, 지금부터 하면 된다는 할머니.
친구들과 함께 캠핑을 떠날 계획을 세우지만 친한 친구가 영어연수를 하러 미국으로 떠난다는 이야기를 듣게 된다.
온통 영어 때문에 난리다. 민준이는 도보람과 축구를 하고 싶은 마음에 못 가게 막고 싶어 진다.
좋은 선생님이 되려면 더 넓은 세상으로 나가서 전 세계 친구들의 마음을 알아야 해. 그러려면 영어는 필수야. 십민준, 영어는 세계 공용어니까. p18
영어는 필수라는 도보람의 말에 민준이는 고민에 빠진다.
그리고 미국으로 떠나는 도보람은 민준에게 영어로 메일을 쓸 테니 꼭 영어로 답장을 하라고 한다.
민준의 엄마는 민준이가 영어를 시작한 게 3학년부터 해서 늦은 거라고 하자, 할머니 역시 빨리 영어 학원을 보냈어야 한다고 말한다.
요즘 초등학교 3학년부터 영어를 배우기 시작한다.
그래서 학원은 이미 그전부터 다니기 시작하는 아이들이 많다.
내가 어렸을 때만 해도 (라테는) 중1이 되어서 처음 영어교과서를 보았기 때문에 일찍 시작해도 초등학교 6학년 겨울방학부터 시작해도 늦지 않았다.
지금은 그때 시작하면 늦어도 한참 늦었을 뿐 아니라 따라갈 수 없다고 말한다.
이게 맞나?
학원을 알아보려는 엄마와 할머니 사이에서 민준이는 눈물이 난다.
걱정마라고 말할 도보람도 이제 한국에 없으니까 말이다.
나는 콧물을 크흡, 들이마시고 다짐했어요. 앞으로 '굿바이'란 영어는 절대 쓰지 않겠다! 왜냐하면 굿바이는 세상에서 제일 속상한 영어니까요. p35
드디어 도보람에게 메일이 도착한다. 낸시라는 이름으로 보낸 메일은 굉장히 짧으면서도 한국어로 보냈다.
하지만 민준이는 영어로 답장을 해야 한다.
영어학원을 다녀야 하나 고민하던 민준이는 태권도 학원에서 메이슨이라는 아이를 처음 본다.
메이슨이 긴장하고 있다는 걸 민준이는 어떻게 알게 되었을까?
메이슨은 아무렇지 않은 표정을 짓고 있었지만 나는 발가락을 보고 메이슨의 속마음을 다 알아차렸어요. 도복 바지 아래로 삐죽 나온 발가락이 잔뜩 꼬부라져 있었거든요. 온몸에 힘을 줄 만큼 긴장하고 있다는 증거예요. p43
내가 이 동화가 좋았던 이유는 개구쟁이에 공부는 잘 못해도 따뜻한 심성을 가진 아이여서였다.
뭐든지 잘하는 아이는 칭찬을 받는 것이 당연한 사회에 친구를 배려할 줄 아는 아이 역시 칭찬을 받을 수 있는 사회였으면 좋겠다.
민준이가 메이슨을 도와준 이유는 도보람이 미국에서 혼자 있을까 봐 걱정이 되었기 때문이다.
미국에서도 자신처럼 도보람을 도와주는 친구가 생겼으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도와준다.
할머니는 친구들과 미국여행을 계획하고 엄마 역시 유럽 출장이 잡혀 있다. 민준이는 혼자 있을 수 있을까?
결국 민준이는 여름방학 동안 영어 학원에 다니게 된다. 레벨테스트를 해 가장 기초반에 들어가게 된 민준이.
계속 도보람에게 메일을 쓰기 위해 고민한다.
메이슨은 민준을 텐민준이라고 부른다.
십민준이라고 부르는 애가 미국에 가고 나니
텐민준이라고 부르는 애가 나타나다니!
항상 혼자였던 메이슨 곁에 민준이 있다.
그리고 메이슨과 민준은 서로 도와주기로 한다. 민준은 메이슨이 초록띠를 딸 수 있도록 도와주고 메이슨은 민준이 영어 메일을 쓸 수 있도록 말이다.
민준이 메이슨과 친하게 되면서 원래 절친이었던 유다빈은 민준에게 서운함을 내비친다.
엄마와 할머니 사이에서도 민준이는 기특하게 중간 역할을 톡톡히 해낸다.
이 동화를 읽으면서 마음이 포근해졌던 것은 할머니랑 살면서 좋은 어른, 좋은 사람이 되는 것을 배운다는 민준이의 말 때문이었다.
동화는 이런 것이다. 재미있고 즐거움을 주면서도 그 내면에 따스함을 담고 있다.
아이들은 무의식 중에 동화를 통해 세상을 배우는 것이다.
다음 책은 임근희 작가의 [또! 복병수]라는 동화책.
복병수라는 아이 주변 친구들의 이야기를 다뤘다.
그 중심에는 복병수가 자리하고 있다.
매 시험마다 100점을 맞는 신비는 한 문제를 몰라서 끙끙 앓는다.
그때 복병수가 옆에서 그 문제의 답을 보여준다. 수학만은 항상 100점을 맞던 복병수여서 고민하다가 그 답을 적는다.
결국 100점을 받고 반에서 1등을 하고 괜히 찔렸던 신비는 병수에게 샤프도 주고 이것저것 잘해준다.
신비는 복병수가 자기를 좋아해서 보여줬다고 생각했지만 복병수는 예나를 좋아하고 있으니 자기를 좋아하지 마라고 착각한다. ㅋㅋ
복병수는 왜 신비에게 답을 보여줬을까?
네가 금방이라도 울 것 같길래. 너같이 맨날 1등만 하는 애들은 시험에서 하나만 틀려도 엄청 속상해하잖아. 우리 형도 그렇거든. p21
형이 생각나서 신비에게 답을 보여줬다는 복병수의 얼굴을 보고 신비는 가슴이 쩌릿해진다.
그리고 예나에게 질투를 느끼기도.
예나는 구멍이 뚫린 운동화를 신고 왔다가 친구들의 놀림을 받는다.
그래서 결국 옆 반 친구의 운동화를 몰래 신고 자신의 신발을 거기에 둔다. 결국 그 반 친구는 눈물을 터트리고 범인 잡기에 나서는 선생님들.
이 모든 것을 복병수가 도와주겠다고 나선다.
그리고 아빠가 해준 말을 예나에게 전하는데 그 말이 예술이다.
우리가 살면서 하루쯤 구멍 난 양말을 신는 것은 별 문제가 아니란다. 그보다는 여기, 가슴에 구멍이 나는 게 진짜 큰 문제지.
중요한 건 뭐? 그래, 가슴! 여기, 가슴에 구멍만 안 나면 된단다. p41
친구들은 복병수에게 비난을 퍼붓고 예나는 서럽게 운다.
예나가 받아야 할 벌을 복병수가 받아서 억울할 거라고 생각이 되었지만 복병수는 아무런 내색도 하지 않는다.
지금 생각해 보면 이런 친구가 꼭 있었다.
참견할 것은 참견하면서도 비밀은 지키는 복병수라는 친구가 우리가 살아가는 세계에서 참 필요한 존재다.
동화지만 어른이 읽어도 좋을 이야기다.
남에게 놀림받는 것을 싫어하지만 자신은 친구들을 놀리는 민재에게 조용히 바른말을 전하는 복병수.
배울 점이 많은 친구다.
오늘은 동화 속 캐릭터 중 남자아이를 살펴보았다.
눈에 확 띄는 주인공이었고 따뜻한 인물이었다.
다음 동화는 어떤 책을 가져올지 궁금하다면 구독을 눌러주십사 말하고 싶은데,
브런치가 유튜브도 아니고.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