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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디어 마이 데이지 Aug 18. 2024

프리랜서 동화작가 생존일지

동화작가를 꿈꾼다

 


2024년 8월 17일 토요일 -6일차



프리랜서 동화작가를 목표로 하고 그림을 그리기 시작한 지 일주일은 되어가고 있을까? 동화작가를 꿈꾸기 시작한 건 미술수업 학생이 구해지지 않아서였다. 원래 동화작가를 하고는 싶어 했지만 나의 실력에 자신이 없었다. 그리고 무엇을 먼저 시작해야 할지 몰랐다. 추한 그림과 내용에 마음이 가는 터라 내가 아이들이 읽을 동화의 아름다운 그림을 그릴 수 있을지 용기가 나지 않았다.


 수많은 고민들로 시작하기 두려운 날을 보내던 어느 날 나의 은사님께 도움을 청했다.


“선생님, 저는 어릴 때부터 추한 것을 그리는 걸 좋아했어요. 예쁘고 아름다운 것에 마음이 가지 않았던 것 같아요. 왜 그런지 모르겠지만 동화작가가 되고 싶은 마음이 든 지금 이런 제가 할 수 있는 게 무엇인지 모르겠어요. 무엇을 먼저 시작하면 좋을까요?”


“네가 사랑하는 걸 그려보는 건 어떨까? 이를테면 너의 예쁜 딸말이야.”


“예쁜데 그만큼 예쁘게 못 그릴까 봐 그리는 게 두려워요.”


“그럼 다른 사랑하는 상대를 떠올려봐.”

“할머니요. 제가 아무 죄책감과 부담을 느끼지 못하는, 사랑만이 존재하는 저희 할머니요. 할머니를 먼저 그려볼게요.”


“그래, 너는 잘 해낼 거야.”


은사님의 상담은 나에게 큰 도움과 위로가 되었다. 그런데 여기서 문제는 돌아가신 할머니의 사진이 단 한 장도 없다는 것이었다. 나의 기억을 더듬어 할머니를 그릴 수는 있지만 사실, 할머니에 대한 마음을 제외하고는 남아있는 건 아무것도 없었다.


이렇게 시작이 또 늦어질까 두려워 미술수업에 쓰일 소묘 자료를 만들기 시작했다. 그렇게 손이 풀리고 나니 자연스럽게 다른 주제에 관심을 갖기 시작하였다. 과일-> 어린아이-> 딸 “나의 두 돌 예쁜 딸!” 선생님의 지도대로 사랑하는 딸을 그리게 되었다.


역시 아이들을 가르치는 선생님은 달랐다.


사랑하는 대상을 그리니 그림이 저절로 행복해졌다. 나의 그림이 난생처음으로 아름답고 귀여워졌다. 그리는 나도 행복해졌다. 항상 깊은 생각에 빠져 슬픔과 나의 문제만을 바라보던 습관이 아이를 그리고 그 순간의 행복한 기억을 떠올리는 좋은 습관으로 덮어졌다.





그렇게 딸을 그린 것부터가 동화작가가 되기 위한 첫걸음이 되었다. 앞으로의 여정이 길 것이라는 것을 알고 있다. 힘든 마라톤이라 생각하지 말고 즐거운 산책이라 생각하자. 나는 마라톤을 못해도 산책은 잘하고 즐겨하니까. 잘 해낼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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