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발명 이후의 미술
현대미술.
단어만 들어도 왠지 낯설고 난해하다. 우리가 분명히 ‘현대’를 살고 있는데도, ‘현대미술’이라는 말은 이상하게 어렵게 다가온다.
하지만 현대미술이 등장하게 된 배경을 알면 그리 어려울 것도 없다. 현대미술의 기점은 단 하나의 연도로 정해진 것은 아니나, 기본적으로는 ‘사진’의 등장과 연관이 있다. 사진의 등장으로 대상을 똑같이 묘사할 필요가 없어졌기 때문에 기존과는 다른 새로운 미술이 나타나게 된 것이다.
인류는 아주 오래 전부터 자연의 ‘빛’으로 이미지를 만들어낼 수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캄캄한 방에 작은 구멍을 뚫으면 빛이 새어나오게 되는데, 구멍을 투과한 이 빛에 투명한 종이를 대어 상을 베끼면 자연의 형태를 그대로 묘사할 수 있었다.
‘카메라 옵스큐라(Camera Obscura)’라 불리는 이 장치는 원시적인 카메라로, 르네상스 시대에도 레오나르도 다 빈치 같은 화가들이 활용했다. 태양빛이 건물의 전면을 비출 때, 맞은편 어두운 방 벽에 작은 구멍을 뚫으면 바깥의 풍경이 그 구멍을 통해 들어와 거꾸로 맺히게 된다. 이 상을 종이 위에 고정하면 실제 대상을 옮겨놓은 듯한 그림이 형성된다. 이때 종이는 기름종이처럼 얇아야 하며, 뒤에서 관찰할 수 있어야 한다.
구멍을 통과한 빛 앞에 투명한 종이나 격자망을 대고 상을 베껴 그리는 방식의 카메라 옵스큐라는 자연의 형태를 보다 정확히 모사할 수 있게 해주었다. 이 장치는 시간이 흐르면서 발전을 거듭해, 처음에는 가마처럼 커다란 구조물이었으나 차츰 작아져 텐트형·탁상형·테이블형 등 이동 가능한 형태로 응용되었다. 또한 빛이 들어오는 부분에 렌즈가 추가되면서 이미지의 선명도 역시 크게 향상되었다.
초창기 사진술인 ‘다게레오타입’을 발명한 루이 다게르는 본래 파노라마 그림을 그리던 화가였다. 그는 디오라마관의 흥행을 고려해 카메라 옵스큐라의 자연 모방 기능에 주목했고, 여러 화학적 실험을 거듭한 끝에 ‘헬리오그래피(Heliography)’를 연구하던 조제프 니세포르 니엡스(Joseph Nicéphore Niépce)를 만나 그와 동업하게 된다. 사진은 어느 한 순간에 발명된 것이 아니라 조금씩 발전되어왔기에 사진의 발명가로 누군가를 지목하기는 어렵지만, 사진의 역사에서는 대체적으로 다게르와 니엡스를 최초의 사진 발명가로 주목하곤 한다.
헬리오그라피로 제작된 사진 <르 그라의 창가에서 본 조망>은 빛이 드는 창가에서 8시간 빛에 노출시켜 얻은 최초의 자연 이미지다. 다게르와 니엡스는 많은 실험을 거쳐 이 기법을 획기적으로 개선했고, 마침내 다게레오타입 은판(silvered plate) 사진을 발명하게 된다. ‘빛으로 그린 그림’이라는 의미의 포토그래피(photography)가 탄생하는 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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