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 미술관이 흙으로 뒤덮여 폐허가 된 장면이 있다. 현재 아트선재센터에서 열리고 있는 아드리안 비야르 로하스(Adrián Villar Rojas)의 개인전 전경이다.
전시명 : 《아드리안 비야르 로하스: 적군의 언어》
전시 기간 : 2025.09.03.(수) ~ 2026.02.01.(일)
전시 장소 : 아트선재센터
전시를 보는 내내 ‘아, 이거 전시 끝나면 어떻게 치우지?’ 하고 내심 걱정이 되기도 했는데, 실제로 작가는 미술관을 폐허로 만들어버렸다.
아드리안 비야르 로하스(1980-)는 아르헨티나 로사리오 출신으로, 흙과 콘크리트, 금속, 폐자재, 유기물 등을 섞어 거대한 설치 조각을 만드는 작가이다. 그의 작품은 늘 ‘폐허’ 상태에 가까운데, 고대 문명의 흔적이면서 동시에 아직 오지 않은 미래 문명의 잔해 같아 보인다. 뉴욕 현대미술관(MoMA)은 그의 작업을 “시간과 공간 감각을 교란하는 거대 조각”이라 설명하기도 했다.
그는 특정 도시에 정착하기보다, 전 세계를 이동하며 프로젝트마다 임시 스튜디오 팀을 꾸려 작업하는 방식을 고수한다. 리서처, 프로그래머, 3D 디자이너, 엔지니어, 심리언어학자까지 합류하는 이 팀은 하나의 ‘유기체’처럼 움직이며, 전시가 끝나면 해산하고 또 다른 현장으로 이동한다.
비야르 로하스는 ‘위험에 처한 인류의 조건’을 주제로 다룬다. 멸종 위기에 처했거나, 이미 멸종된 종들에 주목하는 방식이다. 그는 과거, 현재, 미래가 수렴하는, 포스트-인류세 시대의 다종 경계를 추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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