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뮤지엄 산 ‘이배’ 전시 미리보기

by 와이아트



올해 가장 기대되는 전시 중 하나는 4월 6일 개막하는 뮤지엄 산(SAN)에서 열리는 이배 개인전이다. ‘숯의 화가’라고 불리는 이배(1956-)는 ‘숯’을 재료로 삼아 회화, 조각, 설치 등 다양한 형태로 표현하며 대중적으로도 많은 공감대를 이끌어내고 있는 작가이다.


1.jpg 이배, Brushstroke 28, 2024. (출처: Art Basel)




이배 작가 누구?


1956년 청도 출생의 이배 작가는 홍익대 회화과를 졸업하고 한국에서 활동하다 해외여행이 자유화된 1989년 프랑스로 건너갔다. 작가가 단색화나 실험미술 등 한국 현대미술사의 맥락에서는 잘 언급되지 않는 이유는 그가 프랑스에서 주로 활동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2.png 이배, Landscape, 2000-2016, charcoal on canvas. (출처: Wooson Gallery)


작가가 프랑스에 활동 거점을 마련한 1989년은 세계사적으로 중요한 기점이 되던 해였다. 베를린 장벽이 무너지고, 중국에서는 천안문 사태가 일어났으며, 월드와이드웹(www)이 창시되는 등 세계 곳곳에서 전환의 물결이 일던 시기였다. 작가는 이러한 시기에 파리를 거점으로 작업 활동을 시작하면서 ‘검정’을 작품의 주요 요소로 선택하게 된다.


캔버스를 온통 검정으로 뒤덮은 모습은 작가가 그동안 믿고 쌓아온 것들이 무너지는 것을 표현한 듯하다. 한국의 단색화가 서구의 미니멀아트와 개념미술과 궤를 같이 하면서도 동양적인 정신을 함축한 운동이었다면, 이배의 검정 모노크롬은 모든 현실적 요소를 극도로 압축시켜 포화상태를 나타낸다는 점에서 차별화된다.


3.jpg View of the exhibition "Promenade" at Perrotin, New York, 2019. (출처: Perrotin)


이배의 추상회화의 핵심은 그가 선택한 재료인 ‘숯’에 뿌리를 두고 있다. 숯은 작가가 어린 시절 서예에 사용한 ‘먹’의 재료이기에, 작가에게도 특별한 의미를 지니고 있다. 이배는 이 특별한 매체를 활용해 캔버스를 삶의 순환과 시간의 차원을 관조하도록 초대하는 정신적 여정으로 탈바꿈시킨다.


이배 작가에게 ‘숯’은 자신의 정체성을 담은 안료이자 마티에르이며 조각이다. 숯은 모든 것을 뜨겁게 태워 낸 후에 남은 단단한 덩어리인데, 작가는 이것에서 근원의 힘을 발견했다. 숯은 나무의 재질이 단단하지 않으면 전소되어 버리고, 밀도 있고 단단한 목질만이 남아 새로운 에너지로 변환되는, 불완전 연소물이라는 소멸을 통해 새로운 에너지로 재탄생하는 그 성질을 지닌다.


76651689_10157766696086449_6782579458688679936_n.jpg View of the exhibition "Promenade" at Perrotin, New York, 2019. (출처: Perrotin)


숯은 나무를 태워서 얻은 재료이지만, 불을 붙이는 데 사용되는 것처럼, 모순적인 특징을 보이는 재료이다. 또한 숯은 한국 전통 문화에서 보호, 정화, 위생의 상징으로 여겨지기도 한다. 작가는 숯의 이러한 특질을 창작의 재료로 삼아 회화, 조각, 설치 등 다양한 형태의 예술에 숯을 이용한 조형성을 탐구한다. ‘숯’에 집중해서 그의 작품을 감상하면 숯이 갖고 있는 독특한 색조와 질감, 그리고 의미가 좀더 다가오실 거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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