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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단순한진심 Mar 20. 2024

굿바이 나의 20대, 웰컴 나의 30대

나의 인생에 그가 들어왔다.


그를 만나기 전

나의 20대는 그가 내 인생에 들어 오므로서 많은 것들이 바뀌었다. 그를 만나기 전의 나는 우유부단했고, 나 스스로에 대한 확신이 없었다.

나의 20대를 한 줄로 요약하면, 22살에 첫 연애를 시작해서 25살에 결혼을 해서 29에 엄마가 되었다.


얌전한 고양이 부뚜막에 먼저 올라간다

고등학교 때 친구들 모두 연애할 때 혼자 솔로였던 나, 눈에 띄게 예쁘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그다지 못생기지도 않은 내가 첫 연애를 늦게 한 건 내가 아닌 다른 이에게 나의 진짜 모습을 보여주기 두려웠기 때문이었다.

그러다 황소처럼 내가 미처 고민하고 망설일 시간조차 주지 않고 훅훅 밀고 들어오는 지금의 남편을 만나 연애 3년 만의 나는 친구들 중에  제일  먼저  결혼을 했다.

우리 둘 다 학생이었기 때문에 모아 놓은 돈이라고는 둘이 합쳐서 겨우 천만 원이 될까 말까 했다. 그 돈으로 식 올리고 받은 축의금으로 우린 한 달 동안 유럽여행을 다녀왔다.


가난이 우리를 막을 수 없다

결혼 1년 뒤, 우린 더 넓은 세상을 보고 싶어 신혼집 보증금 천만 원을 가지고 대만으로 유학을 가기로 결심했다. 교내 장학금과 행정조교 알바로 2년 동안의 유학생활은 경제적으로 넉넉하지도 그렇다고 모자라지도 않았다. 석사 졸업 후, 우린 다시 미국 유학을 준비하기 위해 한국에 들어와 엄마네서 잠깐 머물기로 했다. 그 잠깐 사이에 우리에게 예쁜 아기가 찾아왔다. 기뻤고 두려웠고 걱정이었다.

나는 임신 6개월까지 일했고, 남편은 박사 준비로 간간히 아르바이트하면서  출산비용과 2주간의 조리원 비용 220만 원을 아껴 쓰고 덜 쓰며 모았다.


우린 아이를 맞이할 마음의 준비는 어느 정도 되었지만 환경적으로는 미숙하고 부족한 게 많았다.

하지만 걱정과 달리 부모님의 도움과 당근의 덕에 아이가 태어났어도 눈에 띄게 경제적으로 부족한 점이 느껴지지 않는다.


엄마가  되다

아이를  처음  품에  안은  순간은  평생  잊을  수  없을  것  같다.  그  말랑말랑한  입술로  젖을  찾는  몸부림과  아기의 향기. 출산의  고통은  상상한 것보다  덜  고통스러웠지만 육아는  상상보다  몇 배나  더 힘들다. 하지만 아이의 웃음과 몸짓하나 가 육아의 피로를 눈 녹이듯이 순간 녹아버린다. 좋은 엄마가 될 자신은 없다. 그래도 좋은 엄마가 되기 위해 최선의 노력은 하고 싶다.  훌륭한 엄마가 되는 못 할지라도 마음의 고향과 같은 안식처가 되어 주고 싶다.


몸으로 익힌 20대의 깨달음

최근 10년의 시간 동안 내가 느끼고 깨닫는 것은 과한 망설임과 걱정은 우리가 앞으로 나가는데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또한 돈이 있고 없고 가 우리가 앞으로 전진하는데 쉽게 가고 힘들게 가는가에 대한 문제지 근본적인 이유가 될 수 없는 것 같다.


그대를 만나고

나의 10대에는 없고 20대에는 있었던 바로 남편이다. 그가 내 인생에 들어와서 이 모든 것들이 가능했고 또 견딜 수 있었다. 나의 30대는 그와 그이를 닮은 아들과 함께 살게 될 것이다. 확언하건대 나의 30대는 20대 보다 체력적인 편안함과 온전히 나로서의 삶은 줄어 들것이다. 하지만 이것 또한 확신한다. 셋이서 함께 할 때 혼자 일 때 보다  마음속 깊은 안정감과 행복한 시간이 더 많을 것이라는 것을.


굿바이 나의 20대, 웰콤 나의 30대

불안전했던 나의 20대 잘 가렴, 30대의 나는 한층 더 단단하고 흔들리지 않고 나의 길을 걸어가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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