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가 되고 아이가 네 살이 되었다.
아이가 어릴 때는 마냥 귀엽고 사랑스럽게 이해하고 받아주려고 했던 마음이 말귀를 알아듣고 말을 하면서부터 이전 보다 아이에게 감정이 상하고 기분 나빠할 때가 많아지고 있다.
아이가 어려서 아무것도 모른다고 생각할 때는 내 마음과 생각을 몰라주는 것이 그리 섭섭하거나 화나지 않았다가 아이가 조금씩 크면서 내 말을 다 이해라고 알아 들었으면서 오히려 엇나가고 청개구리 마냥 말을 듣지 않는 아이에게 불쑥불쑥 짜증이 나고 그 감정을 보여 여실 없이 보여준다.
아이는 조금씩 성장하고 있지만 나는 다시 아이가 되어 가고 있는 것 같아 아이가 잠든 밤마다 자책을 하고 후회한다. 내가 이 작은 아이에게 참 유치했구나... 나란 사람 참 못났다... 내가 가장 사랑하는 사람에게 가장 불친절했던 내가 부끄럽다.
엄마... 참 어려운 역할인 것 같다.
미성숙했던 내가 한 생명을 낳고 그 생명을 돌보면서 나의 가장 못난 모습을 마주하게 되고 때로는 그 모습을 아이에게 그대로 보여주고... 타인에게는 친절한 사람이 되려 노력하지만 편안한 아니 어쩌면 나보다 약한 존재여서 가면 같은 거 쓰지 않고 쉽게 화내고 감정을 드러낸다.
나는 지난 3년 동안 엄마로 살면서 엄마가 되기 이전 보다 조금은 성숙해졌다고 고백하고 싶다. 하지만 내가 성장하고 성숙되는 속도 보다 아이의 속도가 훨씬 빠르다... 그래도 느리더라도 멈춰 있는 미성숙한 사람이 아니라 느림보처럼 발전 있는 사람이 되어 유치한 엄마가 아닌 친구 같은 엄마라도 꼭 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