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이 다가온다..
취준 기간이 길어질수록 부모님과 이야기하는 것도 불편한 감정이 먼저 들면서 마지막으로 통화한 지도 꽤 오랜 시간이 지난 것 같다.
그래도 자식의 도리를 하기 위해 무거운 마음으로 기차를 탄다. 빈 손으로 갈 수는 없으니 역 안에 베이커리에서 엄마가 좋아하는 롤케이크도 하나 산다.
어릴 때 학원 끝나면 차에서 나를 기다리고 있었던 것처럼 기차역까지 아빠가 데리러 나와주셨다.
취준생은 평소보다 위축된 모습으로 인사를 하고 아빠는 그런 자식을 보는 안타까움에 침묵한다. 어색함이 감돌자 차 안의 침묵을 깨기 위해 아이스브레이킹에 가장 좋은 날씨 이야기를 꺼낸다.
집에 도착하니 엄마가 평소처럼 반갑게 맞아주신다.
“저녁은 먹고 왔니?” 밥은 잘 챙겨 먹는지가 가장 걱정이었나 보다.
암묵적 약속이라도 한 듯 취업 이야기는 아무도 꺼내지 않는다.
부모님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다는 죄책감이 취준생의 마음을 무겁게 한다. 자식 교육에 부모님의 인생을 투자한 것을 알기에 그 무게는 취준생에게 사라지지 않는 마음의 짐이다. 교복을 다림질하고, 학원 라이딩을 하며, 새벽에 일어나 도시락을 싸주며 흘려보낸 그 시간을 되돌려 다시 돌려줄 길이 없으니까.
명문대에 입학했을 때까지만 해도 졸업 후 취업이라는 것이 이렇게 계획대로 되지 않을 줄은 상상도 못 했다. 취업해서 부모님께 용돈 드리면서 효도하면서 살 줄 알았지.
취준생이 명절을 보내는 방법은 간단하다. 밝게 웃으면서 잘 지내고 있다고, 일자리를 열심히 알아보고 있으니 곧 좋은 일자리를 찾을 수 있을 거라고 부모님께 씩씩하게 이야기하는 것이다.
지금은 당장 취업을 준비하는 시간이 영원할 것처럼 느껴질 수 있지만 내년 추석은 다를 것이다. 이미 취업에 성공해 부모님께 용돈도 드리고 회사 이야기를 재잘재잘할 수 있을 것이다.
가족은 언제나 너를 믿어주고 기다려주고 너를 응원하고 있다. 부모님이 진정으로 기대하고 바라는 바는 네가 원하는 일을 행복하게 하면서 건강하게 사는 것이다.
추석 동안 맛있는 것도 먹고 가족들과 이야기도 나누며 재충전해서 연말까지 또 달리면 된다. 명절만큼은 평소의 긴장과 불안함을 내려놓고 마음 편하게 푹 쉴 수 있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