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민지 Jan 31. 2023

당신은 어떻게 세상을 바라보고 싶나요

파리 오랑주리 미술관에서 처음 봤던 모네의 연꽃. 뉴욕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에서 두 번째로, 그리고 과천 국립현대미술관에서 세 번째로 감상할 수 있었다.

세상에 존재하지 않을 것 같은 순수한 색감, 그리고 경계 없는 흐릿함. 내가 인상주의 그림을 좋아하는 두 가지 이유이다. 그중에서도 나는 클로드 모네의 팬이다.


그의 그림을 보고 있자면 그가 세상을 바라보는 시선이 얼마나 아름다울지 생각하게 된다. 화가로서 인정받지 못했던 나날들, 아내와 아들의 죽음, 전쟁, 백내장 등 온갖 장애물 속에서도 그는 긍정적인 게 아니었을까 추측해 본다.


뉴욕 여행 중 첼시 갤러리에서 작품을 보며 비슷한 생각을 한 적이 있다. 아이들을 위한 케이크를 들고 있는 여성의 그림으로, 화장품에서 본 것 같은 연한 형광 핑크색으로 배경이 칠해져있었다. 작가가 관찰한 현실 세계가 얼마나 사랑스러우면 단순 기념일로 치부될 수 있는 일상이 그리 아름답게 표현되었을까.


사람들마다 각자 다른 시선으로 세상을 바라보며 살아간다. 출연진이 2명 이상 나오는 유튜브 영상만 봐도 각자의 사고방식이 달라 삶이 정반대인 경우가 흔히 있다. 뭐가 정답이랄 건 없지만, 시선에 따라 개인에게 주어지는 기회 혹은 가능성의 결이 달라지는 것 같다.


세상을 빛에 반사되는 물체로 바라본 모네는 작품의 가치를 인정받아 정원 딸린 저택을 구매할 수 있게 된다. 자신의 보금자리이자 실험실인 집에서 빛을 연구하며 수련이라는 대작을 탄생시킨다.


나의 경우에는 세상을 자본주의에서 분리된 이상 세계로 바라보고 싶어 한다. 불가능한 것 안다. 당장 오늘의 나조차도 미래에 가난을 겪지 않기 위해 저축을 하고 소비 습관을 꾸준히 점검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러면서도 궁금하다. 지나치게 세상을 낙관적으로 바라보고자 하는 감각을 일정 부분 머릿속에 탑재시켜 둔다면, 내가 어떤 기회와 가능성을 포착할 수 있게 될지 말이다.

매거진의 이전글 선택하지 않는 것도 선택이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