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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INE SPEECH Mar 09. 2021

우리 아이 발음이 이상해요

모국어도 외국어랑 같아요


나는 7년 차 스피치 교육 강사이다.

유치원생부터 성인부까지 다양한 사람들의 말 고민을 듣고 해결책을 찾아주려고 노력하고 있다.


스피치가 생소한 분들은 유치원생이 무슨 스피치? 라며 의문을 품는다.

때 되면 다 말 잘한다, 모국어 못하는 아이가 어디 있느냐면서 말이다.


맞는 말이다. 그런데 발음은 다른 문제다.

주로 'ㅅ,ㅈ,ㅊ' 치조음과 'ㄹ' 발음이 어려워 스피치를 배우는 아이들이 많다.

얼마나 발음이 안 좋냐 하면 아주 집중해서 귀를 기울여 들어봐도 대화가 어려운 아이들이 많다.


아이들의 경우 발음이 좋지 않으면 어떤 문제가 생길까?

스피치 선생님인 나도 잘 알아듣지 못하는 말들을 유치원 또는 학교 선생님은 물론 친구들도 알아듣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의사소통이 어려워지면 그 안에서 상처 받기 쉽다. 


뿐만 아니라 어릴 때 굳어진 발음을 나중에 고치려면 아이도 힘들다. 내가 가르치고 있는 6세 아이는 발음이 부정확하다는 것을 스스로 인지하고 있다. 그래서 올바른 발음을 낼 수 있도록 교정을 해주면 그렇게 하려고 노력한다. 여기까지도 아이가 노력했기에 가능한 일인데 여기서 끝이 아니다. 더 나아가 평소에도 고쳐준 발음을 사용하도록 노력해야 한다. 생각나는 대로 자유롭게 말해야 할 나이에 발음을 고치기 위해서는 한번 더 생각하고 말을 해야 한다. 힘들겠지만 이렇게 노력이라도 해주면 참 다행이다. 하지만 노력 자체를 거부하는 경우도 있고, 더 심각해지면 말하기 자체를 주저하게 되고 점점 더 자신의 생각을 말로 표현하지 않게 된다.


어떻게 하면 우리 아이 발음이 좋아질 수 있을까? 


모국어도 외국어와 같다. 아이들 어릴 때부터 외국어를 잘하게 하기 위해서 우리는 어떤 노력을 하는가? 몇만 단어 이상을 들으면 자연스럽게 아이들이 외국어를 모국어처럼 하게 된다는 이론처럼 모국어도 마찬가지다. 올바른 발음을 수시로 들을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주는 것이 좋다.


일례로 발음이 부정확한 아이들 교육을 위해 부모와 상담을 하면 양육자의 발음이 부정확한 경우가 많았다. 가장 많은 대화를 하는 양육자의 발음을 듣고 자란 아이이기 때문에 아이의 발음도 부정확한 것이다. 먼저 양육자의 발음을 진단할 필요가 있다. 


반면에 부모의 발음은 좋은데 아이만 안 좋은 경우가 있다. 이는 발음에 영향을 끼치는 구강구조의 문제도 있을 수 있지만 부모가 아이 앞에서 무의식 중에 '어린 발음'을 사용하고 있는 경우다. 아이의 귀여운 말투를 어른들이 따라 할 때가 있다. '그래쪄요~ 아라떠~ 엄마도 사당해~' 평소에는 사용하지 않지만 아이 앞에서는 자주 사용하고 있는 경우가 많은데 아이들은 그게 옳은 발음인 줄 알고 따라하게 되는 것이다. 아이들 귀가 얼마나 예민한가? 어른들의 한마디 한마디를 귀에 새기고 모방하는 능력은 상상 그 이상이다. 우리 아이 발음이 이상하다면 먼저 어른들이 아이 앞에서 어떤 발음을 사용하고 있는지 곰곰이 생각해보자. 지금부터라도 옳은 발음으로 계속 대화하다 보면 아이들도 조금씩 인지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맞벌이 등의 이유로 부모와의 시간이 부족한 아이들도 많다. 이럴 경우에는 올바른 발음을 들을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주는 것이 좋다. 부모가 옆에 없더라도 시간을 정해 뉴스를 듣도록 하거나 읽어주는 동화와 같은 콘텐츠를 활용해 보는 것도 좋다. 어린아이라면 동요나 동시 등의 녹음물을 들려주는 것도 좋다. 


유창한 영어 발음을 위해서 우리는 얼마나 많은 돈과 시간을 들이는가? 우리 모국어도 노력하면 가능하다. 외국어를 유창하게 발음할 때, 그 만족감은 이루 말할 수 없을 것이다. 어른이 되어서도 영어회화를 배우려고 많은 이들이 노력하는 데는 다 이와 같은 동경이 있기 때문일 것이다. 우리 아이들도 이야기할 때 자신감이 생기기를 간절히 바란다.  우리 아이의 자신감을 위해 오늘도 우리 아이의 '말'에 귀를 기울여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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