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Claudine Jan 01. 2024

파이어족으로 살기 위해 나한테 필요한 돈은 얼마일까?

25배의 법칙이 아닌, 나에게 적당한 금액을 생각해 보자

가라앉았던 부기가 호르몬의 영향 때문인지 또다시 시작되었다.

내 총몸무게의 10%가 이삼일 내에 증가하는 걸 보고 있으면 두려움이 슬금슬금 몰려온다.

그러면 자연히 조기 은퇴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하게 된다.

내 건강이 일반적인 회사생활을 허락하지 않을 수도 있으니 충격이 너무 크지 않게 재정적으로라도 안정적인 상황을 만들어놓아야겠다는 다짐을 한다.

파이어족에 대해 말할 때 일반적으로 거론되는 25배의 법칙에 따르면 나는 이미 진작에 목표를 이뤘다. 돈이 많다기보다는 내 소비 금액이 크지 않기 때문이다. 나는 그다지 소비에 대한 의욕이 없어서 일 년에 2000만 원 쓰기도 어렵다. 연 2000만 원 이내 소비를 목표로 잡는다 하면 노력하지 않아도 아마 매해 몇백만 원은 남길 것이다. 그렇다면 5억이면 충분할 텐데 현실은 꼭 그렇지만은 않을 것 같다.


우선, 나는 연간 5%의 수익을 매년 낼 자신이 없다. 현재까지는 그 정도는 되었던 듯 하지만 계속 운이 따라줄 것이라고 어찌 장담하겠는가.

둘째로, 소비에 대한 취향은 바뀔 수 있다. 지금이야 내 소비취향은 기껏 먹는 거, 책, 아주 협소한 취향의 향수 정도에만 그치지만, 은퇴를 하고 시간이 많으면 새로운 취미가 생길 수도 있고 가지고 싶고 누리고 싶은 것이 많아질지도 모른다. 늘어난 자유 시간만큼 그 시간을 채울 무언가가 필요할 것이다. 

셋째, 수입이 없을 때의 불안감을 채우기 위해서는 더 많은 자산이 필요할 것 같다. 유튜브의 은퇴한 40대 부부들의 삶을 보면 그들도 이미 충분한 계산을 끝내고 파이어족이 된 것일 텐데, 밥 한 끼, 마트 장 보는 비용, 주차비 등 등 하나하나 일일이 과하게 신경 쓰는 모습을 보인다. 정기적 수입이 없는 상황에서는 그런 사소한 비용까지도 더욱 민감하게 느껴질 수 있으니 아예 넉넉히 모아두는 것이 나을 것 같다. 파이어족을 구체적으로 그리는 내 입장에서는 그런 모습이 너무 현실처럼 다가왔고 보는 것만으로도 스트레스를 체감할 수 있었다.(그들은 그다지 그렇지 않은 것 같은데 내가 내 상황이라고 가정했을 때)


해가 갈수록 구체적이고 현실적이게 수정이 되겠지만

지금 대략적으로 생각해 보면

지방소도시에 아파트를 하나 더 사고(실거주용)

지금 집은 월세로 내놓고

유동자금으로 5억 정도(고수익을 추구하기보다는 안정성에 중심을 둔 운영)


이 정도면 필요한 소비나 여행자금에 스트레스받지 않고 불안함 없이 자유를 누릴 수 있지 않을까.

아무리 내 취향이 바뀐다 한들 내가 갑자기 명품 가방 등 사치품에 관심을 가지거나 하지는 않을 테니까. 

기껏 비싼 물감이나 사고 맛있는 거나 먹겠지. 



매거진의 이전글 이틀 만에 5kg이 늘다니...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