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지같은 경험도 결국 도움이 된다는게 재미지다.
직업 또는 일과는 별개인 이야기.
타지역에와서 인간적인 외로움과 무료함을 마냥 즐길 순 없었다. 구린 에이지즘과 외부에서 오는 오지랖(및 관심)에 갈대처럼 휩쓸렸고, 많은 남들이 결혼하고 그럭저럭 사는데에는 다 이유가 있어! 그냥 너도 이제 좀 비슷하게 살아봐!라는 소리들에 홀렸다. 그러다보니 내 나이와 스펙, 시간 등에 매우 빠르게 조바심이 났고, 이 상태로 1년 좀 안되게 살았다.
그 간 나이에 맞게 적당히 신속한 만남 후 혼인 진행, 고정된 거주지 마련, 안정적인 직업 고정이 삶의 전부인 것 마냥 살았고, 결국 파트너 만남에서 상대의 바람으로 이별을 했다. (썅!) 내 살다살다 상대가 바람을 펴서 헤어진건 처음인데, 오히려 이별 사유가 너무도 분명하여 마음 등 정리하기엔 제일 빠르고 편했다.
기분이 좋은 경험은 아니었지만, 이번 이별이 나에게 머리를 쿵 때리며 신이 "정신차려; 그렇게 살면 괜찮겠니? 기억해, 선택은 네 몫"하는 계기가 되었고, 내가 어떻게 살고 싶은지 상세히 정리해보는 기회가 되었다.
결국 세상에 내맘대로 되는거 하나 없는데, 그나마 내가 선택해서 움직여볼 수 있는건 나 뿐이다. 자꾸 그걸 잊는다.
그래서 우선 운동을 했다. 4개월 쯤 꾸준히 운동해서 눈으로 내 몸이 변화하는걸 확인하니 성취감이 들었다. 그 성취감을 연료삼아 관심이 가는 워크샵이나 독서모임에 참여해보았다. 몇 번 참여 후, 별 재미를 못느끼겠어서 정리하고 책, 칼럼, 기사 등 글을 읽고 있다. 글들이 내가 나아가고자 하는 방향을 느리지만 섬세하게 설정하는데 도움을 준다는 느낌을 받는다. 아, 나는 외부에서 타인들이 하는 말들이나 조언보다는 정제된 글에서 더 느끼는게 많구나 라는 것을 배운다.
멋지다고 생각하는 사람으로 사는 연습을 꾸준히 하려한다. 외부 시선이나 말들에 휩쓸렸다간 별 멋지지도 않은데 바람피는 사람의 연인이 되어버린다는 드러운 경험을 했으니, 나의 뜻대로 사는 수 밖에 없다. 내가 내 맘에 들게 살아야 한다. 미래에 멋짐을 알아봐 주는 사람이 있으면 그 때 만날 수도 있겠지.
이제 어떤 사람으로 성장할지 생각해본다. 성장 안해도 된다. 근데 이왕 시간이랑 돈쓰면서 살거면 쬐금씩이라도 꾸준히 성장하는 사람으로 살고 싶다. 하고싶은 것, 배우고 싶은 것은 많다. 이걸 왜 자꾸 무시했을까 나는. 이제껏 그래왔듯이 일하고 놀면서 하나씩 해본다.
그래도 이 정도면 경험의 범주가 넓다고 생각하며 살았는데 경험엔 끝이 없다ㅋㅋㅋ 이제는 좋은 선택들로 만들어질 멋진 경험들을 많이 마주했으면 한다. 그러기 위해선 내가 그 기회를 만들어야지. 이젠 더이상 미디어나 남들 기준에 맞춰서 진짜 내가 해 온 시간과 경험들을 평가절하시키지 말고, 스스로 좋다, 멋지다고 생각이 드는 방향을 선택하며 살아보자.
(항상 기억해! 다른사람의 말들에 휩쓸리면 별 거지같은 사람의 연인이 된다^_^! 기억해^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