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싼 비행기를 타고, 그는 브리즈번에 도착한다. 호주는 그가 살던 한국과 시차는 1시간, 날씨는 정반대이다. 그가 도착했을 때 호주는 더운 여름이었다.
비행기에서 내려 수하물을 찾자마자, 그는 핸드폰 개통을 위해 핸드폰 상점을 찾았다. 네이버와 유튜브에서 몇십 번이고 봤었지만 실제로 그 상황에 놓인 느낌은 완전히 달랐다. 이리저리 살펴보던 그는 마침내 핸드폰 유심을 파는 상점을 찾았다. 당시 호주나 유럽 등의 나라는, 한국에 비해 핸드폰 구매 및 개통이 간편했다. 한국은 핸드폰 기기가 우수한 대신 비싸고, 통신사를 통한 개통이 번거로운 편이다. 이에 비해 호주는 일반 상점에서도 기기와 유심을 판다. 한 장소에서 기기와 유심을 사서 직원의 간단한 안내 설명만 듣고 바로 개통할 수 있다. 호주도 한국의 SK KT LG처럼, 3개의 유명한 통신사가 있다.
1) Telstra 텔스트라
2) Optus 옵터스
3) Voda 보다
이 세 통신사가 메인이다. 그는 세 통신사 중 가격이 중간인 옵터스 - 데이터 3GB / 해외통화 무제한의 유심을 선택했다. 그런데도 그 유심의 핸드폰 요금은 4주에 28불이었다. 그는, 워킹홀리데이 인원이 많으니 그 수요에 맞춰 요금제도 다양하고 저렴한 것이라 생각한다.
핸드폰을 개통하고 그는 한국에서 예약한 숙소를 검색한다. 숙소는 Backpackers(백패커스)다. 게스트하우스와 비슷한데, Bunk bed(2층 침대)가 한 방에 4개에서 많게는 6개씩 들어가는 공용 숙소다. 그는 숙소까지 버스를 타고 이동했다. 여름 때를 맞추었고, 짐을 최소화해서 그가 가진 짐은 작은 캐리어 하나와 배낭 하나가 전부였다. 버스를 타고 이동하는데 벌써 해가 뉘엿뉘엿 지고 있다. 꽤 아름다운 저녁노을이지만, 그는 이를 온전히 즐기지 못한다. 어서 숙소에 가서 체크인을 하고, 적응하고, 일부터 최대한 빨리 구해야겠다고 생각하는 그다.
예약한 백패커스에 도착했다. 들어가서 영어로 더듬더듬 체크인을 하겠다고 말하니, 푸른 눈의 직원이 친절하게 안내한다. 돈을 지불하고, 방 열쇠를 받고, 몇몇 주의사항을 듣는다. 마침내 짐을 들고 방으로 올라간다.
그가 예약한 방은 2층 침대가 4개 있는 8인실이다. 들어가서 눈을 마주친 이들과 인사한다. 모두 외국인이다. 그는 그들이 어색하면서도, 한국 사람이 하나도 없다는 사실에 나름 기분이 좋다. 인사를 나누니 룸메이트들의 국적은 다양했다. 독일 출신이 가장 많았고, 그 다음이 프랑스, 그 외 이탈리아와 인도 등이었다.
그에게 한 가지 충격적이면서도 좋은 듯했던 사실은, 백패커스에서는 원칙적으로 혼숙을 한다는 점이었다. 남녀 구분 없이 빈자리가 있는 방에 배정받고, 방 안의 화장실도 돌아가면서 썼다. 워낙 개방적이고 거리낌 없는 문화적 배경 탓인지, 모두들 자신의 침대 난간에 속옷을 빨아 널어놓고 있었다. 그는 차마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또 할 말이 있어도 머릿속에서 영어로 한 번 더 번역하는 과정을 거쳐 이들과 이야기를 했다. 긴장이 풀리면서, 그제야 그는 자신이 한국에서 떠나와 호주에 도착했구나를 절실히 느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