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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재이 Oct 04. 2024

자발적으로 글을 씁니다

 


 나는 매일 글을 쓴다. 내가 추구하는 미니멀라이프에 관한 이야기가 주를 이룬다. 가끔은 집밥에 대하여 혹은 집에서 생활하는 모습에 대해 쓰기도 한다. 글의 내용도 그리 대단하지 않다. 그냥 일상을 기록하고 생각을 정리할 뿐이다. 하지만 나는 글을 쓰는데 진심이다. 거의 매일 빠짐없이 글을 쓴다. 글쓰기가 일상 속에 자리 잡았다. 아침에 일어나서 글을 쓰는 일이 하루의 시작이 된 것이다.



 처음 글을 쓰기 시작한 것은 내가 많이 힘든 시기를 겪은 후였다. 2020년 즈음 가족이 많이 아팠고 그 후로도 병간호를 하며 진이 완전히 빠진 상태였다. 준비하던 공부는 당연히 할 수 없게 되었고 향후 몇 년 간은 아무 일도 하지 못하리라는 것에 합의했다. 



 자포자기한 심정이었지만 그래도 답답한 마음을 풀 곳을 찾다가 책을 읽기 시작했다. 매일같이 도서관에서 책을 빌려다 읽었다. 나는 책을 좋아하는 사람이었다. 책을 읽으면서 책 속으로 도망쳤다. 한창 책 읽기에 빠져 하루에 5권도 넘는 책을 읽기도 했다. 책 속에 빠져 나의 슬픔과 고통을 잊었다. 책을 읽고 기억에 남는 부분을 기록하기 시작했다. 책이 너무 마음에 들면 필사를 하기도 했다. 그러다가 나도 글을 써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거창할 것 없지만 내 생각들을 표현하고 기록했다.








글을 통해 희망을 표출하다



 나에게 글을 쓰라고 시킨 사람은 아무도 없다. 글을 쓴다고 해서 원고료가 나오지도 않는다. 하지만 나에게 있어 글쓰기는 희망의 표출이었다. 스스로 하고 싶은 것을 찾아서 계속 꾸준히 하고 있다는 사실이 나에게 성취감을 안겨 주었다. 



 나는 가족의 병간호를 혼자 도맡아 하고 싶지 않았다. 고되고 힘든 나날들이 계속되자 나의 몸과 마음도 병들어갔다. 내가 원하는 일은 당연히 포기되어야 했다. 모든 것이 내 의지와는 상관없이 나를 가리켰다. 그런데 글을 쓰는 일은 내가 결정하고 내가 하고 싶은 일이라서 좋았다.



 나에게 글을 쓰는 일은 생각보다 중요한 일이다. 취미생활 그 이상의 것이었다. 매일 내 머릿속을 들여다보고 생각을 정리하여 글로 표현하는 일은 나 자신의 존재감을 일깨워 주었다. 



 글을 매일 쓰니 새삼 얻게 되는 일들이 많다. 매일 글을 쓰니 사람들과 공감하는 능력이 생겼다. 평소 댓글 하나 달지 않는 성격인 내가 매일 글을 올리고 사람들과 소통하려 했다. 그렇게 내 생각이 남들과 이어지고 관계가 발생했다. 의견을 공유하고 공감을 얻고 보람을 느꼈다.



 글을 쓰는 것이 나를 돌보는 시간이 되었다. 내 생각을 글로 쓰면서 좀 더 내밀한 나 자신을 발견했다. 진짜 내 생각을 들여다보고 더 깊게 사고했다. 내가 어떤 것을 좋아하고, 무엇 때문에 화가 났고, 앞으로 무엇을 싶은지 생각해 보았다. 나에 대해서 생각해 보는 시간을 가진 것이다.



 꾸준히 무언가 한다는 것에 대한 자신감과 목표의식이 생겼다. 물론 나는 매일 살림을 맡아 왔다. 살림살이는 위대한 일이며 고되기도 하고 끊임없는 것이다. 하지만 살림은 자의로 시작한 내 일은 아니었다. 글쓰기는 누가 시키거나 떠민 것이 아닌 내가 선택한 일이다. 내가 무언가 꾸준히 할 수 있다는 것은 나를 더 나답게 만들어 주는 행운이었다.






의미 있는 글쓰기



 나의 이야기를 글로 표현하는 것은 나에게 의미가 깊다. 누구나 알고 있는 이야기라도 내가 경험한 것을 쓰면 또 다른 이야기가 된다. 혹은 나만 아는 이야기들을 글로 쓰면서 사람들과 나누고 싶다는 생각을 한다.



 가끔은 환경에 대해, 미니멀라이프에 대해, 절약에 대해 이야기할 때 약간 눈치가 보이기도 한다. 비주류이기에 다수의 사람들과 생각이 다르기 때문이다. 우월감을 느낀다거나 남들을 가르치려는 생각은 하지 않는다. 다만 나와 비슷한 생각을 하는 사람들과 공감하고, 혹시나 내 글을 읽고 생각이 바뀌는 사람이 있다면 감사하다는 생각으로 글을 쓴다.



 나는 내가 생각하고 실천하는 일들이 가치가 있다고 생각한다. 환경을 보호하기 위해서 육식을 줄이고 텀블러와 장바구니를 들고 다니는 것은 더욱 많은 사람들이 함께 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는 일이다. 멋지고 좋은 것을 소비하고 자랑하는 시대라지만 좀 더 의미 있고 가치 있는 일에도 목소리를 내고 싶었다.



 세상에는 다양한 의견이 있고 돈과 이익보다 더 괜찮은 일들도 많다. 내가 우울하고 힘들었을 때 나를 돌아보고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 위로받은 경험을 알리는 일이 누군가에게는 도움이 될지도 모른다고 생각한다. 내가 힘들었을 때 책을 읽고 위로를 받았던 것처럼 말이다. 



 내 개인적인 내적 평온함을 위해서도 글쓰기는 계속된다. 내 생각과 삶에 대해 글을 쓰면 나의 삶이 매일매일 의미 있게 다가온다.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가치에 꾸준히 목소리를 내고 싶다. 그렇게 오늘도 나 자신과 내 글을 읽는 사람들에게 의미 있는 글쓰기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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