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봄, 우리의 여행이 시작되다.
불가리아-루마니아-세르비아-그리스
2024년 4월 26일, 금요일 맑음
오늘은 뮌헨을 경유 불가리아 소피아에 도착하는 여행 첫 날이다.
오전 11시 40분 비행기.
새벽에 집을 출발한 탓에 허기가 진 배를 공항 라운지에서 채웠다.
오랜 비행으로 기내식을 두 번이나 먹어야 하기에 간단히 배를 채우고 이번 여행 계획과 방법들을 다시 한번 되짚어 볼 마음으로 잠시 쉬고 있는데 며칠 전 있었던 당황했던 일이 떠올라 미소가 지어진다.
원래는 우리의 한 달 간의 여행지는 불가리아(Bulgaria)에서 차를 렌트해 루마니아(Romania) 세르비아(Serbia), 북마케도니아(North Macedonia)를 거쳐 불가리아로 돌아오는 여정이었다.
여행을 며칠 앞두고 국제운전면허증을 신청하려고보니 우리가 방문하기로되어있는 북마케도니아는 한국에서 발급된 국제운전면허증이 허용이 안되는 국가였다.
여행 일주일을 앞두고 알게된 사실에 무척 당황스러워 여러 사람에게 문의를 해보았지만 확실한 답은 없다.
결국 우리는 고민을 하다가 목적지를 바꾸기로 했다.
계획대로라면 북마케도니아 오흐리드(Ohrid) 마을에 머물며 아름다운 호수와 함께 힐링을 하려고 했는데 물거품이 되고 말았다.
결국 북마케도니아와 국경을 맞대고 있는 그리스(Greece)로 우리는 방문지를 변경해야 했다.
몇년 전 그리스의 아테네, 산토리니, 크레타에 머물며 멋진 추억을 갖고 있었던 우리는 이번에는 그리스 마케도니아 중앙에 있는 테살로니키(Thessaloniki)와 할키디리(Halkidiri) 섬을 방문하기로 했다.
호수를 보며 조용한 휴식을 갖고자 했던 우리의 계획이 섬에서 바다 수영을 하며 지내는 여행이 되고 말았다.
또한 바쁘게 예약했던 숙소를 취소하고 마음에 드는 새로운 숙소를 찾기가 쉽지 않다.
우리 부부의 여행은 항상 6개월 전에 비행기표와 숙소를 예약하는게 원칙이라면 원칙인데 막상 여행 며칠을 앞두고 원하는 숙소를 찾는게 쉽지 않았다.
마음에 드는 숙소는 터무니 없이 비쌌다. 역시 여행의 준비는 최소 6개월 전 부터 시작해야 함을 또한번 느끼는 순간이었다.
아니 여행 전 북마케도니아라는 나라에 대해 좀더 공부를 하지 않은 채 차를 빌려 여행을 하겠다는 우리가 성급했는지도 모른다. 이번 기회를 통해 많은 걸 깨닫고 배운다.
한달 간 차를 빌려 여러나라를 이동해야하는 바쁜 여행이 될 것 같기도 하다.
한 나라에 오래 머물며 여유있는 여행을 했었는데 이번 여행은 조금 바쁘게 돌아다니기로 했다.
설레는 마음이 크지만 걱정도 없진 않다.
차를 빌려 낯선 나라들을 돌아다니며 오래 운전하려니 몇 배 더 조심해야 하기 때문이다.
계획이 수정된 데다가 관광지로서 조금은 덜 알려진 낯선 나라들을 방문하려니 긴장도 된다.
하지만 여행의 묘미는 이런 긴장감이 아닐까 싶다.
우리 부부의 여행이 무사히 마무리되어 만족과 행복을 느끼는 한 달 여행이 되길 바래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