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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철 May 06. 2022

자기소개서 단골 질문(지원동기)

자기소개서의 정석-19

  기업은 자기소개서를 통해 지원자가 조직·직무적합도 측면에서 기업이 찾는 ‘적합한 인재’인가를 확인하고 싶어 한다. 당연히 기업마다 평가의 잣대가 되는 인재상이나 기업문화가 다르다.


 심지어 같은 회사 내에서도 직무마다 하는 일에 차이가 있기 때문에 필요로 하는 역량이나 자질도 다르기 마련이다.

 따라서 어떤 기업이나 직무를 지원하는가에 따라 자기소개서 항목은 천차만별일 수 있다.


 하지만 출제 빈도라는 틀에서 보면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예를 들어 지원동기와 입사 후 포부, 성장과정, (본인 또는 성격의) 장단점 등은 어느 기업의 자기소개서에서나 약방의 감초처럼 등장하는 단골 질문이다. 

 기업에 따라 표현이 조금 바뀌고 요구하는 분량(글자 수)에 차이가 나는 정도다.



 자기소개서는 수많은 지원자들 중에 하필 왜 ‘나’를 뽑아야 하는지를 ‘설득하는 글’이다. 그리고 설득의 힘은 ‘논리’에서 나온다. 따라서 논리적 구성은 자기소개서의 디폴트(기본)다.

 논리적 구성을 위해서는 성급히 글부터 쓰려는 충동을 억누르고 본격적인 글쓰기에 앞서 개요를 최대한 촘촘하게 미리 잡아야 한다. 개요는 글이 방향을 잃지 않도록 만드는 ‘나침반’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항목 별로 자신이 말하고자 하는 핵심을 개요로 뽑아서 적어 내려가면 훨씬 더 탄탄하고 짜임새 있는 구성이 될 수 있다.

 구체적으로 지원한 기업에서 요구한 양식에 맞추어 지원동기·직무(역량) 관련 경험·입사 후 포부 등 각 항목별로 ‘소주제’를 짜는 것이다.


 문제 안에 답이 있다”는 말이 있다. 출제자의 의도를 정확히 파악해야 한다는 에두른 표현이다.

 어떤 시험에서나 합격을 위해서는 출제자의 의도, 즉 질문에 방점이 찍힌 포인트를 잘 파악해야만 한다. 질문의 의도를 알아야 정확하게 답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우선 지원동기다. ‘지원동기’는 모든 기업의 자기소개서에서 빠지지 않는 단골 질문이자 가장 핵심적인 질문이다.

  자기소개서를 작성하는데 어느 한 항목도 소홀히 할 수 없지만 중요도를 꼽으라면 단연코 지원동기다. ‘준비된 인재’를 가려내는 혹은 ‘준비되지 않은 지원자’를 솎아내기 위한 결정적인 질문이기 때문이다.



 많은 취업준비생들이 지원동기를 흔해빠진 질문으로 치부한다. 하지만 치열한 취업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다른 지원자들과 확실하게 차별화되어야만 한다.

 차별화를 위해서는 기업이 모든 지원자들에게 묻는 뻔한 질문에 결코 뻔하지 않은 대답을 내놓는 관건이다.


 평범한 질문에 뜻밖의 대답이 따라오면 그야말로 반전이고, 임팩트를 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대부분의 지원자들은 뻔한 질문에 대해 남과 똑같은 대답을 답지 채우듯 자기소개서에 적어 낸다. ‘클리세’(cliche·진부하거나 틀에 박힌 것) 같이 느껴지는 천편일률적인 대답을 늘어놓는다는 소리다. 읽는 사람 입장에선 하품이 나올 정도로 내용들이 너무 뻔하고 진부하다.    



 이를테면 밑도 끝도 없이 “나의 꿈을 펼칠 수 있는 곳이라는 확신이 들었다” “업계 1위인 귀사에서 비전을 이루고 싶어서” “자신의 가치관에 부합하는 기업이다”라는 식의 진정성이라고는 도무지 느껴지지 않는 지원동기가 대표적이다,

   “얼마 전 본 광고에 매료되어서” “취업설명회에서 만난 친절하고 배려심 많은 직원의 모습에 반해서” “어릴 때부터 지원한 회사의 제품만을 사용해온 충성고객이라서 입사를 꿈꾸게 되었다”는 등의 뜬구름 잡는 듯한 영혼 없는 지원동기를 쓴 자기소개서도 차고 넘친다.


 액면 그대로 지원동기를 받아들인다고 하자. 그렇다면 우연찮게 본 광고나 취업설명회에서 만난 인상 좋은 직원이 없었다면 우리회사에 지원을 하지 않았다는 소린가? 

 이런 지원동기를 놓고 자신을 대입해서 “나라면……”으로 시작되는 상상을 해보자. 과연 여러분이 기업의 입장이라흔히들 말하는 뻔한 지원동기들을 곧이곧대로 믿어줄 텐가? 진심과는 동떨어진 입에 발린 소리에 고개를 끄덕여줄까?


 그래서 지원동기를 작성할 때 가장 중요한 포인트는 기업이 궁금해하는 ‘왜(Why)’에 대한 명확한 답을 들려주는 것이다. “나는 누구인지, 왜 지원한 회사와 직무를 필요로 하는지”를 설득하고 공감을 얻어야 한다는 뜻이다.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막연한 주장이 아니라 주장을 뒷받침할 수 있는 구체적인 경험을 곁들여서 회사에 대한 관심과 애정, 지원한 직무에 대한 열정과 역량을 가진 ‘적합한 인재’ ‘준비된 인재’ 임을 자기소개서에서 확실하게 어필해야 한다.  


 지금 입사지원을 하고 있는 나에게 가장 절실한 것은 무얼까? 두말할 것 없이 ‘입사’다. 그 절실한 입사를 위해 그동안 무엇을 어떻게 준비했고, 그래서 지금은 어떠한 역량을 갖추고 있는가를 쓰면 된다.

 조금 덧붙이자면 “입사를 결심하는 과정에서 이러이러한 경험을 했고, 또 입사를 위해 저러저러한 경험을 쌓아왔다”식으로 구체적으로 언급하라는 것이다.


 그래야 읽는 사람이 “그런 배경과 경험을 가졌다면 우리회사에서 일하고 싶다는 생각을 충분히 할 수 있겠다”라고 공감할 수 있다.



 특히 지원한 기업이나 직무에 대해 알고 있는 ‘사전 지식’을 최대한 활용해서 회사(직무)가 필요로 하는 역량을 갖춘 준비된 인재임을 설득력 있게 어필할 필요가 있다.


 여기에 "이 회사 아니면 안 된다"'식의 절실함'이 더해지면 그야말로 금상첨화다.

 기업은 절실함을 가진 지원자를 뽑아 놓으면 더욱 우리회사에 고마움을 느끼고 붙박이로 눌러앉아 맡은 일을 소중히 여기고 최선을 다하는 충성심(Loyalty) 강한 직원으로 성장한다는 것을 경험으로 알고 있기 때문이다.


 필자가 말해주고 싶은 것은 지원자들의 흔한 오해와는 달리 기업은 자기소개서나 면접에서 당장의 역량보다는 미래에 무게중심을 두고 지원자를 평가한다는 것이다. 신입사원을 뽑을 때 현재가치가 아니라 미래가치에 초점을 맞춘다뜻이다.



  실제 기업들의 <면접평가표>에는 ‘(미래) 발전 가능성’ 또는 ‘성장(가능) 성’이라는 평가요소가 약방의 감초처럼 등장한다. 면접관에게 아직 다듬어지지 않은 원석(原石) 같은 지원자들 중에서 보석이 될 수 있는 “오늘보다 내일이 더 기대되는”, 기업의 미래를 이끌어갈 인재로 성장할 지원자를 뽑아달라는 주문인 셈이다.

인생을 발전시키는 것은 그가 ‘하고 있는 일’이 아니라 ‘하고자 하는 일’이다”-로버트 브라우닝



 그 가능성을 판단할 때 필자가 가장 눈여겨보는 부분은 ‘하고자 하는 열정’이다. 그리고 열정은 우리회사 입사를 진심으로 원하고, 지원하는 직무를 정말로 하고 싶어 하는 진실된 마음에서 나온다. 제아무리 화려한 스펙도 거기에는 못 미친다.

 드라마 <오늘의 웹툰>은 유도 선수 출신 주인공 온마음이 웹툰 편집자라는 새로운 꿈을 찾아가는 과정을 흥미롭게 그린 드라마다. 올림픽 금메달을 목표로 15년 동안 오직 유도에만 매달렸던 주인공 ‘온마음’이 우연한 계기로 굴지의 IT기업 네온의 웹툰 편집부에 입사하게 된다.


  극 중에서 네온은 명문대 출신의 쟁쟁한 스펙 보유자들도 줄줄이 떨어질 만큼 누구나 선망하는 기업이다. 그러니 변변한 스펙 하나 없는 그녀의 입사는 기적 같은 일이다. 온마음에게 취업이라는 기적을 선물한 주인공은 네온의 웹툰 편집부장 만철이다.

 만철은 최종 면접에서 만난 온마음에게 마음이 끌려 만점을 준다. 그러고도 면접에서 탈락한 온마음을 껄끄러운 상사에게 읍소까지 해가며 계약직으로 입사시킨다.


  하지만 부편집장인 지형은 만철과는 너무  생각이  다르다. 지형이 보기엔 애당초 신입사원이 아니라 경력사원을 뽑아야 하는 자리였다. 게다가 온마음은 퇴사한 PD의 공백을 메우기에는 턱없이 모자라다.

 기실 온마음에게 유도를 빼고 나면 배달과 보안요원 아르바이트 경력이 전부다. 온마음이 탐탁지 않은 지형은 기어이 직격탄을 날린다. “편집장님은 온마음씨한테서 무언가를 봤다는데 나는 잘 모르겠네. 앞으로 보여줘요. 내가 틀렸다는 거


 도대체 만철은 온마음에게서 무엇을 보고 마음이 끌린 것일까? 스펙 뒤에 가려진 그녀의 감출 수 없는 열정을  것이다. 물론 만철도 스펙이라는 잣대에 비추면 온마음이 부족하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하지만 매 순간 폭포수처럼 샘솟는 열정에 비하면 사람들이 염려하는 경험과 스킬은 별 문제가 되지 않았다. “부족한 경험은 시간이 채워주고 모자란 스킬은 가르치면 되지만 열정은 어떻게 할 수가 없다



 술자리에서 나지막이 내뱉는 만철의 명대사에 그의 생각이 고스란히 묻어난다. 열정은 어떻게 할 수가 없다는 은 배우거나 가르칠 수 있는 대상이 아니라는 의미일 테다. 열정은 자신이 하는 일에 대해 스스로 가치와 자부심을 가질 때에만 비로소 발휘되기 때문이다.


  “유도 연습을 할 때 늘 네온으로 노래를 들었고, 쉬는 시간에도 다른 콘텐츠를 이용했습니다. 부상을 입었을 때 네온 웹툰을 보면서 큰 힘을 얻었습니다.

 네온 웹툰 캐릭터들은 대부분 긍정적이고 건강한 에너지를 갖고 있어서 보는 내내 힘이 됐습니다. 저도 다른 사람들에게 즐거움과 긍정적인 에너지를 전달할 수 있는 콘텐츠를 만들고 싶다는 생각에 이렇게 지원하게 됐습니다


 면접에서 지원동기를 묻는 만철에게 온마음이 담담하게 들려준 사연이다. 만철은 지원동기를 듣는 내내 만면에 아빠 미소를 띠고 온마음을 흐뭇하게 바라본다.

 그녀의 삶 자체가 네온 웹툰에 대한 열정을 말해주기 때문이다. 그리고 열정의 바탕은 웹툰에 대한 ‘찐 애정’이다. 온마음에게 웹툰이란 평생 해온 유도를 포기하고 주저앉을 뻔한 자신을 다시 일으켜 세워준 두 번째 꿈이니까.   



 아마 온마음은 자기소개서에도 똑같이 지원동기를 썼을 터이다. 극 중에서 누가 보더라도 틀림없는 ‘저스펙자’인 온마음이 쟁쟁한 경쟁자들을 제치고 서류전형의 관문을 통과한 것도 진정성이 담긴 지원동기 덕분이 아니었을까? 결과적으로 20여 년을 편집자로 일한 내공의 소유자답게 만철의 안목은 너무도 정확했다.


 온마음은 입사 후에 탁월한 역량을 발휘한다. 부편집장인 지형도 함께 일해보고는 곧 편견에서 벗어나 만철이 온마음에게서 무엇을 본 것인지를 깨닫게 된다. 만철이 보았다는 그 열정이 보인 것이다. 그리고 온마음이 진정한 웹툰 편집자로 성장할 수 있도록 물심양면 돕는 든든한 후원자 역할을 자처한다.


 이렇게 지원동기에는 무엇보다 회사와 직무에 대한 지원자의 열정이 묻어나야 한다. 여기에 지원하는 회사와 직무에서 필요로 하는 역량까지 곁들여지면 더할 나위 없다.

 아래의 자기소개서가 적합한 인재, 절실한 인재로 지원동기를 효과적으로 어필한 좋은 사례다.


은행원, 다시 시작해보자!

“저는 장교 전역 후 지난해 초부터 본격적으로 은행원의 꿈을 이루기 위한 도전에 나섰습니다. 하지만 하반기에 결국 최종면접의 마지막 문턱을 넘지 못하고 고배를 마셨습니다. 이후 은행원의 꿈을 접고 당장 눈앞의 취업을 위해 뛰었습니다. 덕분에 제약업계 1위인 OO회사에 정규직으로 입사해서 영업업무를 담당하게 되었습니다. “사람은 주어진 자리에서 늘 최선을 다해야 한다”는 생각으로 악착같이 영업에 나섰습니다. 운도 따라서 제가 배치된 후 영업실적이 훌쩍 뛰면서 과분한 칭찬과 인정을 받았습니다.

 그러나 고민을 거듭한 끝에 결국 지난달 회사를 그만두었습니다. 동종업계 1위 회사, 게다가 정규직이라는 안정된 자리를 박차고 나오기란 결코 쉽지 않은 선택이었습니다. 하지만 ‘은행원이고 싶다! 그것도 OO은행을 다니고 싶다’는 간절함이 너무 컸습니다.

 회사를 그만둔 경험이 다시 OO은행의 문을 다시 두드리는 제게는 숨기고 싶은 과거 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제게는 너무나 의미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제가 진정 일하고 싶은 곳이 OO은행임을 깨우쳐준 소중한 기회였기 때문입니다.

 저는 지금 다시 고달픈 취업준비생이 되었습니다. 생활비 걱정 탓에 취업준비와 카페 아르바이트를 병행해야 하는 처지입니다. 하지만 비록 먼 길을 돌아왔더라도 은행원이라는 소중한 꿈에 다시 도전하고 있는 하루하루가 너무 행복합니다.


 사연의 주인공은 실제 필자가 면접에서 만난 지원자였고, 지금은 아끼는 직장 후배다. 그는 금융권, 그중에서도 은행 취업을 목표로 삼게 된 계기를 감성이 뚝뚝 묻어나는 이야기로 호소력 있게 전달해서 서류전형과 면접을 거뜬히 통과했다.

 특히 필자는 최종면접에서 고배를 마시고도 다시 OO은행에 도전하기까지의 절절한 사연을 들으면서 꼭 OO은행원이 되고픈 그 절실함을 높이 샀다. ‘뭐, 이렇게까지’하는 말이 절로 나올 만큼 오매불망 OO은행을 향한 단단한 마음이 글 전반에서 느껴졌다.   


 필자에겐  너무 익숙해서 당연해진 OO은행이 저토록 간절한 바람이라니! 지원자에게 미안한 느낌이 들 정도였다.

 한마디로 다른 지원자들에는 보기 힘든 '절실한 지원동기'가 그를 뽑아야겠다고 마음먹은 결정적 이유였다.



 면접에서 만난 인연으로 종종 만나서 소주잔을 기울이는데 볼 때마다 매번 미소를 짓게 된다. 후배와 함께하는 술자리에서는 으레 면접 때의 이야기가 화제로 오른다. 언젠가 필자가 그에게 짓궂은 질문을 건넸다. “간절히 원하던 곳에 입사했는데, 지금도 만족하는가?”라고 물은 것이다.

 그때 후배가 “항상 감사하는 마음으로 생활하고 있다”는 대답과 함께 비결을 들려주었다. 때론 힘들고 지치게 만드는 순간이 있지만 그럴 때마다 취업준비생 시절의 절실함을 떠올리며 마음을 다잡는다고 한다.


 후배는 ‘면접 수험표’를 지금까지 간직하고 있다. 그것도 코팅까지 해서는 항상 양복 상의 안쪽에 넣고 다닌다. 회사생활이 힘들고 팍팍하게 느껴질 때마다 꺼내보기 위해서다.   

 그러면 취업준비생 시절의 기억들이 새록새록 떠오르면서 금세 신입사원 시절의 초심(初心)으로 되돌아가게 된다는 것이다.


 이야기를 마치고 멋쩍은 웃음을 짓는 그를 보면서 문득 “꼭 뽑아서 은행 안에서 어떻게 성장하는지 지켜보고 싶다”라는 생각을 들게끔 했던 면접 때의 열정에 찬 모습이 떠올랐다.

 이런 든든한 후배 사원을 뽑는 것이야말로 면접관으로서 가장 큰 보람이 아닐까 싶다.

“성공하려면 처음 시작할 때의 떨림을 잊지 마라”-이나모리 가즈오


  지원동기를 작성할 때 가장 흔한 실수가 무얼까? 내가 아니라 지원하는 기업에 초점을 맞추는 것이다. 지원동기를 회사에 대한 칭찬이나 덕담으로 도배해야 한다는 강박관념에 시달리는 취업준비생들이 은근히 많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헛다리를 짚어도 단단히 잘못짚은 경우다. 자신의 이야기는 뒤로 한 채 남의 이야기만 잔뜩 늘어놓으면 당연히 자기소개서에서 ‘주인공’인 나는 존재감이 옅어지고 눈에 잘 띄지 않는다.


 다른 등장인물들에 치여서 그만 뒷전이 되고 만다. 말하자면 자기소개서에서 ‘성장과정’을 언급하면서 부모님 비롯한 가족 이야기가 대부분을 차지하거나, 학창 시절을 이야기할 때 학회나 동아리 등 자신이 속한 단체 이야기만 잔뜩 늘어놓고 정작 그 안에서 자신의 역할을 빠뜨리는 경우와 비슷하다. 하지만 기업이 뽑을 대상은 단체가 아니라 가족이 아니라 지원자다.  


 그러니 기업이 알고 싶은 대상은 단체도 가족도 아닌 바로 ‘당신’이다. 당연히 주인공인 ‘내’가 빠져서는 안 된다.

 생각해보라! 당신의 자기소개서에 정작 ‘당신’이 빠지면 말이 되는가? ‘앙꼬 없는 찐빵’을 진짜 찐빵이라고 할 수 있을까? ‘자기’가 없는 자기소개서도 마찬가지다.



 영화에 비유하면 주연보다 조연이 돋보이는 꼴이다. 영화에서 주연 배우보다 조연이 더 빛날 순 없다. 주연이 영화의 흐름을 이끌고 가는 역할이라면 조연은 말 그대로 이야기의 전개를 돕는 역할이기 때문이다.

 만약 주연보다 조연이 돋보인다면 그야말로 주객전도(主客顚倒)이고, 배보다 배꼽이 더 큰 격이다.



 자신은 쏙 빼고 지원동기를 회사에 대한 칭찬이나 덕담으로만 채운 자기소개서도 ‘도토리 키재기’나 ‘도긴개긴’이다. ‘자기소개’가 아니라 ‘회사 소개’를 한 셈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렇게 되면 정작 중요한 ‘내’가 빠져버린다.


 자기소개서 평가위원들은 ‘우리회사’가 아니라 주인공인 지원자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 싶어 한다. 더욱이 우리회사 이야기라면 당연히 평가위원들이 더 많이 안다.

 평가자가 훨씬 잘 알고 있는 내용을 굳이 제한된 글자 수 내에서 최대한 자신을 드러내야 하는 자기소개서에 시시콜콜 늘어놓을 이유가 없다.


 입장을 바꿔 생각해보자. 서류전형 평가위원이나 면접관이 보기에는 직원인 ‘나’에게 ‘우리회사’를 소개하는 꼴이 아닐까? 그야말로 번데기 앞에서 주름잡는 격이다.

 자기소개서는 글자 그대로 ‘회사 소개’가 아닌 ‘자기소개’를 하는 글이다. 당연히 답변의 초점을 ‘나’에게 맞추어야 한다. 지원동기는 회사가 아니라 나에게 중심을 두고 작성하라는 뜻이다.


현대자동차 마니아 명문대생의 서류전형 탈락 이유  

 명문대를 나온 A 씨는 현대자동차 입사 열망이 무척 컸다. 오래전부터 좋은 국산 차를 개발하는 데 일조하고 싶다는 생각을 해 왔다. 그런 그가 2015년 상반기 현대자동차 입사 전형에 지원한 것은 너무나 당연한 일이었다.

 그런데 A 씨는 서류전형에서 탈락했다. 그는 자기소개서의 절반가량을 자신이 어려서부터 현대자동차를 얼마나 사랑해 왔는지로 채웠다.

 각종 자동차의 이름과 해외 여행지에서 현대자동차를 보고 난 후의 벅찬 감동을 담아내다 보니 정작 본인을 소개하는 내용은 별로 없었다. 스스로에 대해 거의 어필을 하지 못해 그는 결국 서류전형에서 탈락하고 만 것이다.


 A 씨의 가장 큰 패착은 현대자동차 인사부 직원들이 식상해하는 현대자동차에 대한 애정을 너무 강조한 나머지 자기소개서의 본질에 충실하지 못했다는 데 있었다-출처: 조선일보 미생탈출 A TO Z시리즈(https://misaeng.chosun.com/site/data/html_dir/2016/09/06/2016090600839.html)


 어떤 경우에도 자기소개서에 내가 아니라 다른 사람이나 단체, 지원하는 회사가 부각된다면 소중한 지면을 낭비하느라 괜한 헛힘을 쓰는 꼴이다. 자기소개서를 쓰면서도 누군가에게 자신을 소개한다는 자기소개서의 본질을 망각한 꼴이다.

  자기소개서는 철저히 ‘내’가 중심이 되어야 한다. 또 동기(動機)는 “어떤 일이나 행동을 일으키게 한 계기”를 묻는 질문에 대한 답이다.  

  따라서 지원동기는 ‘내’가 지원하는 기업에 관심을 갖게 된 계기나 입사를 위한 그동안의 준비과정 등을 중심으로 기업의 일원이 되고 싶다는 절실함과 열정을 진솔하고 구체적으로 표현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작성 포인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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