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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태권 May 19. 2021

#24 예술의 파노라마

젊은달y파크 공간기록, 강원

젊은달 y파크, 파주 / drawing by @tkv_ver.1


#비슷한공간

상품의 용기는 그 상품의 속성에 따라 디자인됩니다. 반면 건축은 담기는 것, 즉 사람들에게 어떤 경험을 유도할 것인지에 따라 그 형태가 계획되죠. 하지만 도시에 90% 이상 사는 우리나라 사람들이 대부분 마주하는 공간은 아파트, 학교, 빌딩과 같은 곳은 불특정 다수를 수용하기에 유리하도록 설계됩니다. 이전에 살고 있던 사람이 사라지더라도 다른 사람을 많이 수용할 수 있도록 계획하는 것이 도시에서의 건축이 오랫동안 생존할 수 있는 공식이 되어왔죠. 건축적인 환경이 사뭇 비슷하다 보니 사람들은 평수, 위치, 금액으로 공간을 계속 비교하고 평가하는 문화가 정착해 자연스럽게 부동산에 몰리게 됩니다.


#예술파노라마

저 또한 건축 실무에 뛰어들면서 생기발랄한 아이디어를 내었던 학생 때와는 달리 많은 사람을 위한 공간, 흔히, ‘까이지 않는 디자인’에 집중해왔었습니다. 공장처럼 찍어내듯 설계에 심취해있던 요즘, 우연히 이곳을 다녀왔습니다. 입구에서부터 시선을 빼앗는 빨간 대나무를 지나 이곳을 천천히 거느리다 보니 참 특별한 경험을 하고 있음을 느꼈습니다. 모든 예술품이 작품 그 자체의 아름다움을 넘어 방문자와 함께 반응하도록 하여 예술이 공간으로 확장되고 많은 이벤트가 연결되어 한 폭의 ‘예술 파노라마’를 경험할 수 있었습니다.


#리스펙

이곳은 철저히 방문객에게 선사할 경험에 초점을 두었던 만큼 이를 위한 기획자의 노고를 충분히 엿볼 수 있었던 공간이었습니다. 예술가와 건축가 간의 수많은 밀고 당김을 볼 수 있었고 이를 가능케 했던 건축주에게 존경을 표하기에 충분했습니다. 물론 도시에서 이런 자유로운 공간을 기획하기는 힘들겠지만 그럼에도 이런 경험이 사람에게 미치는 영향력을 분명히 인지하고 조금씩 특별한 공간을 제안해야 할 것입니다. 저 역시 지금까지 당연시하듯 설계해왔던 저의 건축관을 다시 다듬어 볼 수 있었던 멋진 곳이었습니다.



“ 이곳은 예술이 펼쳐진 파노라마 같은 곳이었습니다.”


• location : 강원도 영월군 주천면 송학주천로 1467-9

• architect : 최옥영 @choi_ok_yeu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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