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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지엘 Aug 06. 2024

올림픽은 눈에 들어오지도 않고요

크리스천의 고백

올림픽이 눈에 들어오지 않아요.



어머니의 잇몸, 턱수술


골다공증 주사를 맞으시고 치아를 발치하신 것,

(이렇게 하면 안 된다는 걸 저도 몰랐어요. 치아발치하신 것도 몰랐고)

이후  위가 안 좋으셔서 진통제를 드시지 못한 것이 이렇게 병을 키운 원인입니다.


발치부위는 계속 염증이 퍼지는데, 제가 약을 드셔야 한다 해도 속 아파서 약 못 먹겠다며 그냥 나을 거라고 사흘정도 고집을 부리셨어요.


그 사흘이라는 골든타임을 놓쳤고 염증은 커지고 깊어져서

그 후에는 음식도 못 드시겠다 하시고, 기운 없다고 움직이기도 버거워지시는 상황까지 갔었어요.


가까스로 방법 찾고, 링거맞고

보름 기다려서 수술받게 되셨어요


이렇게 발치의 순간부터 두 달 정도입니다.

그동안 저는 온갖 상상을 했어요.




특히 어제 수술시간 동안 그랬던 것 같습니다.






'그때 내가 미숙했구나'


'하지만 내가 더 완고했다더라도 어머니가 내 말을 들으셨을까'


'난 왜 그런 것도 몰랐을까'


'난 왜 더 강경하지 못했나'


'무슨 중요한 일을 한다고 더 챙기지 못했나'






이런 큰 일에 함께 고민하며

마음의지 할 혈족 하나 없어

끝도 없는 외로움이 몰려오는데,

아버지 장례 때의 느낌이 고스란히 밀려오더라고요.


빛도 없는 깜깜한 굴속에 앉아있는 듯했습니다.


하지만

제 지식이, 제 성품이, 제 인맥이, 제 집중력과, 제 재력이 준비가 되었었다 한들

무엇이 달랐을까.


나는 나대로 식솔들 보살피기에 바빴고, 일하고, 일상을 지키며, 교회 소그룹 다락방하고, 신앙생활 한 것.


다시 두 달을 돌아가

살게 되더라도

크게 다르지 않겠구나.


피할 길이 있어도 내 눈엔 보이지 않고 들리지 않았겠구나.


인간의 연약함.

모든 결정은 내 것도 아니고,

이후의 흐름 또한 내 손 밖의 일들을 두고, 인간인지라 후회와 두려움 앞에

어린아이 일 수밖에 없는

한계를 마주합니다.


주님 외에 의지가 되는

사람, 돈, 인맥, 가치들 중

제게 무엇이든

단 하나라도 있다면 그걸 잡고 싶은

더 깊고 강한 죄성을 마주하며.


주님을 찾고

고독을 받아들이며

덧없는 욕심들 속에서 나를 꺼내어

주 앞에 자꾸 세워보게 됩니다.




입원

유언 비슷하게 하셨던 어머니인데, 마취 깨시면서 선망 중 어린아이처럼 제 손을 찾아 붙잡고 계속 우시는데,

복잡해지더라고요.

한숨만 계속 나오고...


이 모습이 어느 날 내 모습일 수도 있는데...




요즘같이 의료계가 어려울 때

지금이라도 길을 여셔서 수술받게 해 주시니 감사하고

더 농축하여 깊은 내면의 기도를 주께 드리

는 계기에도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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