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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제이피 Jun 28. 2022

큰일 났습니다. 살이 너무 쪘어요.

행복과 다이어트

큰일 났습니다.


살이 너무 쪘어요.


스페인에서 돌아오면서 인생 최고 몸무게를 찍고 이러면 안 되겠다 싶어서 1년가량에 걸쳐서 -13kg 정도까지 다이어트를 했었습니다. 하지만 더 이상 체중이 내려가지 않아서 최저점에서 +3kg 정도의 유지어터를 마음먹었었죠. 근데 다들 아시겠지만 빼기는 어려워도 찌기는 참 쉽다 보니 +3kg가 +5kg가 되고 육아휴직 동안 +8kg까지 되더군요.


올해 새해의 목표 중 하나로 다이어트를 잡았지만, 한해의 절반이 지나가는 지금 추가로 2kg가 더 쪄서 다이어트를 했던 최저 몸무게 대비 +10kg를 달성(?)했습니다. 정말 진지하게 더 이상 안 되겠다 싶어서 리디북스를 뒤져서 책을 한 권 골랐습니다. 네. 전 행동보다 이론, 계획을 더 좋아하거든요. 새로 다이어트하기 위해서는 새로운 이론이 필요했습니다. 다이어트 이론도 나름 트렌드가 있는데 최근의 트렌드는 저탄고지를 지나 호르몬 쪽으로 흘러가더군요. (저탄고지도 호르몬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긴 합니다)


유지어터를 실패한 입장에서 이번에 가장 궁금했던 것은 '요요'였습니다. (살 빼기도 전부터 다시 찔 걸 걱정하는 성격) 보통 살을 빼는 공식을 우리 몸에 들어오는 칼로리(음식 섭취)와 우리 몸이 소모하는 칼로리(기초신진대사+활동+운동)의 차이로 생각을 합니다. 저도 근본적으로는 칼로리 커팅이 방법이라고 생각했고 저탄고지와 같은 방법들은 칼로리 커팅을 쉽게 하기 위한 방법론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물론 제대로 된 저탄고지의 원리는 칼로리 커팅보다 키토제닉이긴 합니다만)


이번에 읽고 많은 것을 배운 "식욕의 과학"


하지만 이번에 얻은 지식은 결국 사람의 의지는 먹으라는 뇌의 명령을 이기지 못한다는 것입니다. 수백만 년 동안 생존을 위해 진화해온 인간의 뇌는 다이어트를 위한 칼로리 커팅과 먹을 게 없어서 어쩔 수 없이 굶는 것을 구분하지 못하고 살아남기 위해 더 먹도록 지시하고 들어온 에너지는 지방으로 차곡차곡 저장하면서 혹시 활동하면 모아놓은 에너지를 소비할까 봐 무기력하게 만들어 버립니다. 이게 소위 굶는 다이어트를 할 때 우리 몸에 생기는 일이지요.


무엇보다 우리의 뇌는 "더 먹으면 안 된다"라는 부정의 지시를 이해하지 못합니다. 이에 대해서는 아래의 "코끼리 말고 뭘 생각하지"라는 글에서 다룬 바 있습니다.



'이걸 하지 말자'가 아니라 '이렇게 하자'의 관점에서  다이어트를 어떻게 하면 되냐고요? 제가 수많은 책들을 읽고 유튜브를 보고 공통된 엑기스만 뽑아서 정리한 다이어트의 비법을 공개합니다.


1. 꾸준히 적당한 운동을 하고

2. 신선한 식재료로 만든 음식을 골고루 적당히 먹고

3. 잠을 푹 자고 스트레스 받지 않으면 됩니다.



아마 많은 분들이 '이게 비법이라고?'라고 어이없는 표정을 짓고 있을 거라 생각합니다. 네, 저도 저 결론을 내리고 아직까지도 '이게 뭐여. 저렇게 살면 다이어트가 아니라 신선되서 영생도 하겠네'라는 생각이 가시지 않고 있으니까요. 하지만 동시에 예전에 한 지인께서 들려줬던 이야기가 생각났습니다. 회사 동료 중 한 분이 통통한 체형이셨는데 언젠가부터 다이어트를 하시더니 엄청나게 날씬한 몸매가 되었다고 합니다. 주변에서 부러워하며 "어떻게 살 뺐어요?"라고 묻는 질문에 그분은 미소를 띠며 조용히 이렇게 말씀하셨다죠.


다들 어떻게 하는지 몰라서 안 하시는 거 아니잖아요


많은 분들에게 충격을 안긴 대답이었지만 사실 맞는 말입니다. 우리는 무엇이 옳은 방법인지 알고 있지만 그 길을 직접 걷기보다 쉽게 도착지로 갈 마법의 방법을 찾고 있으니까요. (저도 매일 알약 하나만 먹으면 아무리 먹어도 살 안 찌고 몸짱 되는 날이 오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결국 간단한 원리더라도 실천이 중요하다는 것은 만고불변의 진리겠지요.


생각해보니 비슷한 질문을 받은 적이 있습니다. 제가 행복에 대한 이야기들, 행복해지기 위한 방법들을 이야기하면 이렇게 묻는 분이 꼭 계시거든요.


에이. 그거 당연하지. 누가 그걸 몰라서 못 하나?


이렇게 행복과 다이어트는 몰라서 못 하는 것이 아니라는 점에서 공통점이 있습니다. 좀 더 둘의 공통점을 뽑아보면 아래와 같습니다.


1. 저게 어떻게 가능한가 싶지만 성공한 사람은 있고

2. 한번 혹은 단기간에 하고 끝나는 것이 아니라 매일 습관처럼 삶의 방식이 되어야 성공하고

3. 중간에 잠시 실패하더라도 좌절하지 않고 다시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행복이 결과가 아닌 과정 그 자체인 것처럼 다이어트도 결국 삶의 방식을 바꾸는 것이 성공적인 다이어트라고 생각하고 남은 반년 동안 꾸준히 할 수 있는 것부터 해보려고 합니다.


꽤 오래 고민도 하고 시도도 해봤던 다이어트의 비법이 너무나 뻔한 방법이라는 깨달음에 아직도 충격이 가시지 않았습니다만, 영화 <배트맨 비긴스>의 제가 좋아하는 대사를 떠올리며 오늘도 행복과 다이어트의 길을 걸어보렵니다.


It's not who I am underneath
but WHAT I DO that defines me.
자신을 나타내는 것은 생각이 아니라 행동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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