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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제이피 Oct 12. 2022

슬럼프에서 한 걸음 내딛는 법

Step by Step

최근 슬럼프에 빠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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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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딱히 일상생활에 지장이 있는 것은 아닙니다만 뭔가 비어있는, 배터리는 방전되었는데 움직이던 관성대로 움직이는 그런 기분이랄까요. 어차피 외부로 발산할 에너지도 없으니 얼마 안 되는 에너지를 긁어모아 슬럼프가 뭔지 생각해 봤습니다.


슬럼프란 나를 챙길 기력이 없어지는 것

누구나 일상에서 Up & Down이 있습니다. Down인 상태에서 다시 올라오기 위해서 우리는 스스로를 위해 여러 가지 일들을 합니다. 기분을 달래기 위해 친구를 만나서 수다를 떨기도 하고, 맛있는 것을 먹기도 하고요. 더 나은 자신이 되기 위해서 운동이나 독서 혹은 공부를 하기도 합니다. 이렇게 자신을 위해서 무언가를 할 에너지가 고갈된 상태가 슬럼프이기 때문에 슬럼프의 증상은 누구에게나 다 비슷한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만사가 귀찮고 그저 본능에 몸을 맡기게 되며
삶에 재미도 없고 기대할 것도 없어지게 되고
'해야 하는데..'만 반복하다가 자기 비하에도 빠지고요

결정적으로 행복하지 못하게 됩니다.




아무런 의욕도 없이 마냥 누워서 빈둥거리다가 OTT에 기다리던 드라마인 "아파트 이웃들이 수상해 Only Murders in the Building" 시즌2가 올라왔다는 소식을 뒤늦게 접했습니다.


이 드라마의 등장인물 중 하나인 버니의 대사가 불현듯 마음에 박혀서 되돌려가며 메모해 두었습니다.

(드라마 내용이나 스포일러와는 상관없는 대사입니다)


이 무뚝뚝하게 생긴 할머니가 버니입니다
그리고 약속해. 한 가지만 사랑하며 살지 않겠다고. 하나만 바라보고 살다가 그 하나가 떠나면... 그럼... 혼자 남겨지는데 그럼 기분이 아주 더럽거든.
And make me a promise. Don't let yourself only love one thing because you only love one thing and then one thing goes away... Well.. then you are left with nothing and that sucks.

내가 사랑하는 것.. 이라기엔 너무 거창하고 하면 기분이 좋아지는 것이 무엇인지 생각해봤습니다. 활동적인 것으로는 조깅과 피트니스. 앉아서 하는 걸로는 책 읽기와 글쓰기. 직장인을 위한 코칭 프로그램 짜기. 한동안 뜸했지만 요리하기. 친구들과 먹고 마시며 떠드는 것들. 이런 것들이 떠오르더군요. 이 중에서 내가 큰 에너지를 들이지 않고도 할 수 있는 것부터 할 수 있는 게 무엇일까 고민하다가 편한 친구들과 약속을 잡기 시작했습니다.


대부분의 쓰잘데기 없는, 하지만 즐거운 이야기들과 함께 먹고 마시며 떠들다 보니 조금은 기운이 나더군요. 그래서 그다음으로 내가 뭘 할 수 있을까 생각을 해보니 그다음으로 떠오른 것이 바로 브런치에 글쓰기였습니다. 그래서 이렇게 꾹 꾹 키보드를 눌러가며 이 글을 쓰고 있습니다. 아직 슬럼프에서 벗어났다고 할 수 있는 단계는 아닙니다만. 그래도 한걸음을 내디딘 듯 한 기분입니다.


혹시 지금 슬럼프에 빠져 계시다면 사랑하는 것들을, 나를 위해 할 수 있는 일들을 찾아보시고 그중에 가장 쉬운 일부터 첫걸음을 내디뎌 보시는 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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