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포스팅에서 챗GPT로 대변되는 AI 시대에 질문의 중요성이 커진다는 내용을 다루었습니다. AI로부터 원하는 답을 얻기 위해서는 적절한 질문을 던질 줄 알아야 하기 때문인데요. 앞으로 여러 분야에서 질문의 힘이 강조되는 세상이 되어갈 듯합니다.
기업 내 리더십 분야에서도 이미 코칭 리더십이 떠오르고 있으며 많은 기업들이 과거의 지시하고 이끄는 보스형 리더에서 묻고 격려하는 코치형 리더를 리더상으로 삼기 시작했습니다. 코칭 리더십에서 중요한 것이 질문입니다. 질문을 통해서 구성원들의 생각, 감정, 신념을 파악하고 이를 동기부여 삼아 조직 공통의 목표를 달성토록 하기 때문입니다.
이 지점에서 AI에게 하는 프롬프트 엔지니어링의 질문과 코칭에서의 질문이 접점을 가지게 됩니다. 두 영역의 질문은 공통적으로 원하는 목표를 달성하고 결과를 얻기 위한 강력한-때로는 유일한- 도구이자 과정이기 때문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질문은 신중하게 디자인되어야 합니다. 이 두 질문들은 아래와 같은 공통점들을 가지고 있습니다.
1. 탐색의 과정을 거쳐야 합니다.
AI를 대상으로 원하는 결과물을 한 번에 얻을 수 없습니다. 질문에 대한 답변을 보고 추가 질문을 하면서 답을 찾아가는 과정이 프롬프트 엔지니어링에서 뺄 수 없는 과정입니다. 작년 미국 콜로라도 주립 박람회 미술대회의 디지털아트 부문 우승작은 게임 기획자 제이스 앨런이 이미지 생성 AI인 미드저니 Midjourney 로 만든 그림이었습니다. 앨런은 이 작업을 위해 900번이 넘는 지시어를 입력하며 80시간을 보냈다고 합니다.
코칭 또한 고객이 원하는 바를 찾아나가기 위해 열린 질문을 활용합니다. 열린 질문에 대한 고객의 답변을 통해 고객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가치, 감정, 신념 등을 센싱하고 이를 활용하여 고객의 이슈를 해결할 방법을 찾게 됩니다.
2. 답변을 잘 듣고 이해해야 합니다.
위의 열린 질문으로 탐색을 한다면 그 탐색의 결과인 답변을 잘 이해하는 것 또한 중요합니다. AI가 왜 내 질문으로부터 이런 답변을 내놓았는지, 고객이 어떤 생각을 하고 있어서 코치의 열린 질문에 이런 대답을 하였는지를 정확히 이해해야 이를 바탕으로 더 나은 결과를 얻기 위해 다음 질문을 이어나갈 수 있습니다.
코칭에서 경청의 중요성은 끊임없이 강조되는 것입니다만 처음 코칭을 시작할 때 하기 쉬운 실수 중 하나가 다음 질문을-코칭대화모델에 있는 순서대로의 질문- 생각하느라 고객의 답변을 놓치다는 것입니다. 많은 코치들이 고객의 깨달음을 확 불러일으키는 '죽여주는 질문'을 가지길 원하시는데 제가 생각하는 최고의 질문은 고객의 답변을 잘 듣고 이어지는 '적재적소의 질문'입니다.
그렇다면 프롬프트 엔지니어의 질문과 코치의 질문의 차이는 무엇일까요?
가장 큰 차이는 역시 대화의 목적, 그리고 그 목적의 주체입니다. AI와의 대화의 목적은 질문하는 사람이 원하는 결과물을 얻기 위해서입니다. 반대로 코칭 대화는 답변하는 사람의 -즉, 고객의- 개인적인 발전과 변화를 일으키기 위해서 이루어지죠.
이렇게 대화의 목적과 주체가 다르기 때문에 질문의 방향 또한 달라지게 됩니다. AI와 대화할 때는 질문하는 사용자가 본인의 목적을 분명히 알고 보다 구체적인 질문을 한다면 코치는 때로는 고객 스스로도 모르는 고객의 니즈를 파악해야 하기 때문에 더 많은 탐색 질문을 던져야 하고 그 탐색 질문은 반드시 코치의 주관이 배제된 객관적인 질문이어야 합니다. 따라서 AI에게 하는 질문보다 열린 질문의 비중이 높을 수밖에 없지요.
앞으로 점점 AI가 우리 일상 속으로 들어올 텐데 AI를 잘 활용하기 위해서 어떻게 질문을 던지냐가 더욱 중요해질 것으로 보입니다. 비록 AI에게 하는 질문과 코칭 질문이 차이점이 있기도 하지만 결국 원하는 결과를 얻기 위해 질문이 중요하다는 점, 그리고 질문의 원동력인 객관성과 호기심을 가져야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