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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성원 Feb 22. 2021

月下老人이야기

천리 밖의 인연도 한 가닥 실에 의해 맺어진다

서로가 만나고 헤어지는 것은 사람이 결정하는 것이 아니라 하늘의 뜻에 의해서 만나고 헤어진다.


月下老人의 이야기를 아십니까?


중국 당나라 때 위고(韋固)라는 사람이 송성(宋城)이라는 마을을 지나다가 한 노인이 달빛 아래에서 자루를 끼고 앉아서 책을 뒤적거리고 있는 것을 보았다. 위고는 호기심이 발동해서 노인 앞으로 가서 무슨 책을 보고 있느냐고 물었다. 노인이 대답하기를 : “ 남녀의 결혼약속에 관한 책을 쓴 것이요”라고 말하니, 위고는 또 그 자루 안에 있는 붉은 실은 용도가 무엇입니까?라고 물었다. 노인이 말하기를: “ 이 붉은 실로 부부의 다리를 묶어버리면 비록 남녀 두 집안이 아무리 깊고 큰 원한이 있고, 빈부의 차이가 클지라도, 아무리 멀리 떨어져 있을지라도 이 붉은 실로 한 번 묶어버리기만 하면 결국에는 반드시 부부의 인연을 맺게 되고 누구도 벗어날 수 없게 됩니다.”라고 말했다.  



위고는 서둘러 묻기를:  “그럼, 내 아내는 어디에 있나요?”라고 하자, 노인이 말하기를: “ 지금 재래시장에서 채소를 팔고 있는 진 씨 아줌마의 딸입니다.”라고 대답을 하니, 위고는 그녀를 만나보고 싶어 했고 노인은 그를 데리고 시장에 가 주기로 약속을 했다. 그다음 날 아침 위고는 노인을 따라서 시장으로 오니, 눈이 먼 할머니가 3살짜리 여자아이를 안고서 다가오는데 옷은 남루하기가 그지없었다. 노인은 이 아이를 가리키며 말하기를: “ 얘가 바로 자네의 아내 될 사람이야” 위고는 듣고서 몹시 화가 나서 이 어린 여자애를 죽이고 싶어 했다. 


노인이 말하기를: “ 이 여자아이의 팔자에는 큰 복과 귀함이 운명적으로 정해져 있는데 자네가 어떻게 그녀를 죽일 수가 있는가?”라고 말이 끝나고 노인은 어디론가 사라져 버렸다. 위고는 그래도 이 여자아이를 아내로 맞이하기가 싫었다. 그는 이리저리 궁리하다가 현명하지 못한 계책을 생각해 내고는 돈을 들여 그의 하인에게 그 여자 아이를 암살하도록 시켰다. 하인은 명을 받고 가자마자 여자 아이의 미간(눈썹 사이)에 칼을 휘둘러 상처를 입혔다.


14년이 흐른 뒤에도, 줄곧 사방을 수소문해도 혼사를 이루지 못한 위고는 아버지 친구의 도움으로 상주(相州)의 높은 장교가 되었다. 唐나라의 장관 격인 자사(刺史) 왕태는 위고가 아주 능력 있다고 생각해서 딸을 그에게 시집보내기로 결정했다.


자사의 딸은 16.7세의 나이인 데가 용모까지 아름다워서 위고는 마음에 쏙 들어했다. 그러나 그녀의 눈썹 부근에 늘 장신구가 붙어 있는 것을 보고는 호기심에 물었다. 아내는 그에게 그 이유를 알려주었다 : “ 저는 자사의 조카딸입니다. 옛날에 아버지는 송성에서 현령(군수)을 하셨는데 불행히도 병으로 돌아가셨어요, 그리고 어머니와 오빠도 잇달아 세상을 떠났습니다. 그래서 나와 유모는 서로 의지하며 살면서 채소 파는 것으로 생계를 유지했어요. 


그러나 불행하게도 어느 날 나쁜 사람이 집에 들어와서 저에게 칼로 상처를 입혔습니다. 그래서 장신구로 흉터를 가리게 된 것입니다. “ 위고는 듣고서 놀라움을 금치 못하고는 비로소 하늘의 뜻은 거슬러서는 안 된다는 것을 알았다. 그리하여 자신이 월하노인을 만난 이야기와 하인을 시켜 암살하려고 했던 일들을 아내에게 사실대로 다 털어놓았다. 부부 두 사람은 인연은 하늘이 정해 놓은 것이라고 생각하고 더욱 사랑이 깊어지고 정이 돈독해졌으며 부부가 손님을 대하듯 더욱 존경하며 살았다.



《오늘의 한마디》


전생에 10년을 수양해야 같은 배를 탈 수 있는 인연이 만들어지고

전생에 100년을 수양해야 같은 베개를 베는 부부의 인연이 만들어진다.

(十年修得同船渡,百年修得共枕眠)


내 눈앞에 있는 사람을 귀하게 여겨라.(珍惜眼前人)



〈한국 민요〉

신랑 신부 열 살 줄은 / 뭣 모르고 살고 /

스무 살 줄은 / 서로 좋아서 살고 /

서른 살 줄은 / 눈코 뜰 새 없이 바삐 살고 /

마흔 살 줄에는 / 서로 버리지 못해 살고 /

쉰 살 줄에는 / 서로 가엾어 살고 /

예순 살 줄에는 / 살아준 것이 고마워서 살고 /

일흔 살 줄에는 / 등 긁어줄 사람 없어 산다.



 추억의 가족여행

2015년 여름. 25년 만에 내가 유학했던 대만 타이베이로 가족여행을 떠났다.

그때 나는 딸을 위해서 훗날 좋은 배필을 만나게 해 달라고 기원하는 의미에서 

타이베이에 있는 월하노인 사당이 있는 하해성황묘(霞海城隍庙)를 찾았다.

그리고 딸은 월하노인 앞에서 간절히 기도했다. 자신의 반쪽 붉은 실을 찾아달라고.



타이베이에 있는 월하노인 사당



할아버지, 저의 간절한 기도를 들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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