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The man with yellow smile Jan 14. 2023

먹부림을 부려보자

횡설수설 [12]

먹부림을 부려볼까 한다. 요즘 원초적인 욕구에 대한 생각이 바뀌고 있다.

원래는 가장 원초적인 욕구 세 가지인 식욕, 성욕, 수면욕을 부정적으로 바라보았다.

식욕이 지나친 사람은 미련하고 욕심이 많아 보였고

성욕이 지나친 사람은 욕정이 눈이 먼 변태 같이 보였고

수면욕이 지나친 사람은 게으르고 무력해 보였다.


결국 뭐든지 정도의 차이겠고 그 정도의 차이라는 것도 내가 정한 나의 기준에서 지나치거나 모자란 것이겠지만. 나도 모르게 원초적 욕구를 큰 생각 없이 멸시했었다.

시니컬하고 부정적인 것만큼 사람의 시야나 생각을 닫게 하는 게 없는 듯하다. 항상 그런 자세를 경계하려고 한다.


좋은 사람들과 눈을 마주치고 좋은 대화를 했던 건 많은 경우에 먹고 마실 때였다.

테이블이나 화면 앞에서 사람과 사람을 마주하는 것과 식탁에서 사람과 마주하는 건 큰 차이가 있다.

맛있는 음식, 진한 커피, 적당한 술은 사람과 사람사이에 긴장을 풀어주고 좀 더 사람답게 대화할 수 있게 해 준다. 그 사람의 식문화를 이해하고 나면, 그 사람을 좀 더 이해하게 된다. 먹고 마시는 게 단순한 일차원적 쾌락으로 치부할 수 있지만, 일차원적인 행동을 끊임없이 반복함으로써 그 속에서 엄청난 연대가 생겨나는 듯하다.


인간은 원래 이기적이고 악하다고 생각하지만, 오히려 그렇기 때문에 친절하고 착한 이들에게 더 감사하게 된다. ‘악’을 인지하고 있어야 오히려 ‘선’을 볼 수 있다.

맛있는 걸 먹으면 순수하게 사랑하는 사람이 떠올라 함께 먹고 싶다고 포장해 가는 사람이 되고 싶다. 먹부림을 부리자. 함께


themanwithyellowsmile


작가의 이전글 선택과 포기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