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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소진영 Mar 26. 2023

2023.03.16

하루는 길게 느껴지는데 그 하루의 집합인 일주일은 던져지듯 자취 없이 사라진다고 느껴진 적이 있다.

그리고 보통 이러한 시간 속에서 나는 늘 나를 포함한 모든 것들에게 만족스럽지 못했다.


오랜만에 들어보는 백색소음에 파묻혀 어쩌면 올해 들어 처음으로 인쇄된  활자가 아닌 메시지를 볼 수 있었다.

인생의 끝을 알지 못하고, 목표가 없는 사람은 매일을 무기력과 불안으로 보낸다.

다가오는 시련은 고통이 되지만 어떠한 거름도 되지 못한다.

최종적으로 이루고자 하는 것이 없기 때문이다.

그렇게 그 사람의 하루는 고통과 무료함으로 버텨내는 긴 시간이 된다.

그러나 그렇게 보낸 하루들을 돌이켜보면 그 어떠한 표지석도 세워져 있지 않아

지난 일주일과 한 달이 하루가 지나간 것처럼 느낀다.


스스로 끝내지 않는 한 주어진 인생의 길이를 모르기에

사람에게 주어진 유일한 선택지는 어떠한 인생을 살 것인지, 무엇을 이룰 것인지에 대한 목표 설정이다.

그리고 계획을 세우고 실천하려는 순간

고통스러운 하루는 목표를 이루는 계단이 되고

흘려보낸 하루는 내가 이루고자 하는 것들의 과정이 된다.

그렇게 사람은 역설적인 시간 감각을 다시 붙잡을 수 있다.


이제 몇 주 뒤

전혀 다른 곳으로 떠나게 된다.

언제 돌아올지는 모르지만, 중요한 것은 무엇이라도 이루어서 돌아오는 것.

떠날 곳을 선택할 수 있게 되어, 다시 또 멀리 떠나는 것

묶여져있지 않는 삶과 무책임한 삶은 다르다는 것을 너무 늦게 깨달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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