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회동 칼국수 인천 미추홀구 학익점
날이 쌀쌀해지면 왜 이렇게 칼국수나 만둣국이 먹고 싶어 지는지 모르겠다. 그래서 지난주 월요일에 가회동 칼국수로 향했다. 우리 가족 넷이 가면, 아직은 양이 적은 아이들 때문에 정식 3개를 시키면 딱 배부르게 먹을 수 있다.
정식은 1만 원인데 보쌈과 콩나물밥, 그리고 칼국수나 떡만둣국이 나온다. 먼저 보리밥에 콩나물 넣은 것을 주신다. 3개를 시켰는데 밥은 4개를 주셨다. 감사하다.
밥에 주신 양념간장을 넣고 쓱쓱 비벼서 먹는다. 밥을 먹고 있으면 보쌈을 내주신다. 엄밀히 말하면 수육이다. 새우젓 양념장과 파채 무침을 주시는데 파채가 별미다. 우리 집 아이들의 최애다.
게다가 정식으로 나오는 것 치고는 생각보다 양이 많다. 정신없이 보쌈을 먹고 있노라면, 드디어 메인 음식이 나온다. 떡만둣국과 칼국수다.
칼국수는 바지락 칼국수다. 다만 면을 직접 매장에서 뽑으셔서 그런지, 일반 칼국수 면과는 다르다. 가락국수 느낌도 나고, 다소 두툼하다. 까꿍이 말로는 자기가 기대한 면은 아니란다. 면이 굵어서 간이 잘 배지를 않고, 밀가루 맛이 좀 난단다. 그녀는 불호(不好)지만, 나는 매우 호호호(好好好)다.
나와 나물이는 떡만둣국인데 나물이도 표정이 별로다. 나물이는 김 가루가 들어간 떡만둣국을 좋아하지 않아서 그렇다. 어쨌든 그럼에도 떡을 열심히 골라 먹는다. 만두는 고기만두만 들어있는데 3개가 들어 있다.
떡만둣국은 사골 국물이라는데, 진한 느낌은 아니다. 간이 좀 심심한 편인데, 같이 주신 열무김치나 배추김치를 곁들이면 딱 좋다. 계속 국물을 떠먹게 된다. 만두도 아주 맛있다. 크기가 커서, 두 개를 먹어도 배가 부르다.
나또 님은 까꿍이의 칼국수와 나물이의 만둣국을 번갈아 가면서 먹는다. 이 집은 샐러드도 진짜 맛있는데, 이날은 단체 손님을 맞아야 해서 바쁘신 듯하여 한 번만 더 달라고 부탁드렸다. 보통 3번 정도 먹는단다.
어쨌든 맛도 좋고, 양도 많아 여러 가지로 만족할 만한 식사를 할 수 있다. 게다가 사장님을 비롯하여 일하시는 분들도 모두 친절하시다. 매장도 신발 신고 들어가는 형태로 바뀌어 앉기에도 편하다.
날도 추워지고, 어쩐지 몸도 마음도 움츠러드는 연말이라면, 집 근처 가회동 칼국수에 가 보자. 한 상 배부르게 먹으면, 동그랗게 말렸던 어깨가 조금은 펴질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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