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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자전거 탄 달팽이 Dec 13. 2023

아홉수 우리들.. 은 어쩌라고?!


아홉수라는 말이 있다. 가뜩이나 앞자리가 바뀌기 직전이라, 싱숭생숭한데, 아홉수가 있단다. 거기에 삼재까지 겹치면 최악이라나.


   어쨌든 이 아홉수를 뜻하지 않게 두 번이나 겪게 된 우리들이 있었으니, 바로 뭇 땡 4년생들 되시겠다. 1954, 1964, 1974, 1984, 1994 등. 우리들은 앞자리가 1년 더 늦게 바뀐다는 사실에 안도하며 기뻐하다가, 아홉수를 한 번 더 겪는다는 사실에 좌절했는지도 모르겠다.  


   필자는 1984년생이다. 올해가 만으로 39, 예전 한국 나이로는 40이다. 올해 6월 말부터 만 나이로 통일-제대로 통일이 되었는지는 잘 모르겠다-된 이후, 다시 아홉수 길(?)에 들어섰다. 그렇다면 우리는 아홉수를 두 번 겪는 것일까?  


   그런 것은 미신이라며, 감히(?) 사모되는 이가 그런 것에 현혹되면 어떻게 하냐고 반문할지도 모르겠다. 다만, 가뜩이나 나이 먹는 것도 서러운데, 아홉수란 말까지 얹어지니, 그저 서러웠다고 항변하고 싶다.  


   그러다가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아홉은 가장 크면서도 가득 찬 숫자가 아닌가? 십진법의 세상에서 아홉은 가장 끝에 있으면서도 가장 크고, 가득 찬 숫자다. 그렇다면 아홉수 우리들은 모든 것이 가득 찬 상태가 아닐까.


   아홉수란 어쩌면 가득 찬 숫자를 버려야 함에서 오는 두려움인지도 모르겠다. 가득 차 있었는데, 다시 새로운 숫자로 시작되어야 하는 것에 대한 두려움 말이다. 뭐, 필자의 경우, 아직은 그나마 푸릇했던 삼십 대에서 농익은 사십 대가 되어야 하는 두려움도 있지만 말이다.  


   아홉수 우리들. 그대들의 올해를 응원한다. 일단, 아홉수 두 번이 조만간 끝난다. 내년부터는 기존 나이든, 만나이든, 빼박 앞자리가 바뀐다. 앞자리가 바뀐다고 세상이 바뀌진 않을 테니, 이 풍진 세상에서, 하루하루가 아홉수 같을지라도, 그저 힘을 내보자고 이야기하련다


   물론 전혀 위로가 되지 않을지도 모르겠다. 그럼에도 여전히 십진법의 세상에서 아홉수는 가장 크고, 가득 찬 숫자다. 그러니 우리의 삶이 올해도, 내년에도, 늘 웃음으로 가득 차기를 기도해 보자.


   결국 그 웃음을 만드는 건, 나 자신일 테니. 나이가 대수랴. 아홉수가 별수랴. 아홉처럼 나를 가득 채우자. 웃음과 행복과 사랑으로. 아홉수 우리는 어쩌라고? 가득하라고!  


#100일의글쓰기시즌2

#아흔아홉번째

#D라마틱

#아홉수_뭔데

#아흔아홉번째에_써보는_아홉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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