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를 키울 때, 힘든 일이 많지만 유독 힘들 때는 아이가 아플 때다. 정말 대신 아파주고 싶다. 몸은 물론이고, 마음조차 엉망이 된다.
그럴 때면 꼭 주변 어른들은 –나의 경우 성심 씨-이렇게 말하곤 했다. “아프면서 크는 거야. 아프고 나면 부쩍 커 있을걸.”이라고.
당시에는 막 크게 와닿지는 않았다. 다만 딱 한 번, 그런가 싶을 때가 있긴 했다. 나물이가 돌 즈음 되어서 이유 없이 계속 열이 나고 칭얼거렸다. 소아청소년과에 가 봐도 딱히 원인을 찾을 수 없었다.
아이는 계속 칭얼거렸다. 밤이고 낮이고 안겨있었다. 나는 며칠 동안 앉아서 아이를 배 위에 올리고 쪽잠을 잤다. 그렇게 며칠을 고생하다가 결국 나아졌던 걸로 기억한다. 그 후, 나물이가 말도 꽤 늘게 되고, 걷게 되는 걸 보면서, 정말 아프면서 성숙해지고, 자라는 것이구나 싶긴 했다.
요즘 교회가 조금 아팠다. 이제 갓 태어난 아이 같은 교회다 보니, 이런저런 아픔들이 드러나면, 그저 기도하는 것 외엔 방법을 찾을 수가 없다.
게다가 모든 고민과 힘듦을 늘 혼자 짊어지곤 하는 그분의 어깨가 더 무거워 보였다. 그저, 등을 토닥여 주고, 기도하겠다는 말로 쓰다듬고, 다시 기도하러 가는 그의 뒷모습을 응원할 뿐이었다.
우리는 모두 아프면서 자라는지도 모르겠다. 다만, 아플 때는 그 사실을 잊곤 한다. 어쩌면 몹시 아프고 난 후에야 비로소 깨닫게 되는지도 모르겠다.
아니, 성장하지 않아도 좋다. 아이가 아플 때, 엄마 품에 안겨, 토닥이는 손길을, 따스하게 품어주던 그 품을 느꼈듯, 우리도 지금 이때, 우리를 품에 안고, 토닥여 주시는 그분의 손길을 느꼈으면 좋겠다.
우리를 늘 품에 안고, 기도하시는 그분의 사랑을 담뿍 느끼는 시간이 되기를... 이 아픔이 자연스럽게 지나가기를... 그리고 그렇게 문득 조금씩 자라 있는 우리가 되기를...
#쓰고뱉다
#다시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