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eople LAB, 2023년 분석은? part 1
작년 말에 쓰기 시작한 글이 오늘까지 길어졌습니다.
작년 말 팀 구성원들과 함께 수행할 HR 분석의 주제를 하나씩 기록해 보면서 계획을 세웠고, 일부는 벌써 시작하고 있습니다만, 올해 저희가 진행하고자 하는 굵직한 주제들을 2회에 걸쳐 공유드려 보고자 합니다.
작년을 돌아볼 때 가장 아쉬움이 남는 것은 수많은 아이디어들이 팀 내에서 제안되었지만, 모두 실제 실행에 옮겨진 것이 아니라는 것이었습니다. 아이디어의 Prototype이라도 팀 내 누적되어 있다면 좋았을 것 은 아쉬움들이 많았습니다. 2023년에는 이 같은 아쉬움들이 남지 않도록 하기 위한 것도 이 글을 작성하는 목적 중 하나입니다.
글이 상당히 길어질 것으로 예상되기에, 총 2편에 걸쳐 저와 저희 팀의 생각을 나눠 보겠습니다.
늘 그렇듯 저희의 부족한 연구 아이디어에 대한 건설적인 제안과 다양한 의견 그리고 비판은 언제든 열려있습니다.
2023년에 무엇을 해야 할지 꽤 오랜 시간 동안 구성원들과 함께 논의하였고, 수많은 아이디어들을 공동의 노트 (정확히는 On-line 협업 도구에) 기록한 후 토론을 거쳐 집중해야 할 몇 가지 연구 아이템을 선정하여 보았습니다.
올해 10월부터 시작된 인플레이션 대응과 이를 위해 글로벌 통화 정책 기조의 변화로 인해 내년의 기업 환경은 무척 어려울 것으로 예상되고 있습니다. 입사 이후로 '위기'가 아닌 적이 없었습니다만, 우울한 내년의 경기 전망은 HR에게 큰 도전임이 분명합니다. HR은 인적 자원의 생산성을 높여 경쟁 우위를 유지하거나 높이기 위해 많은 노력을 경주해야 하기 때문에 많은 조직에서 '생산성 분석'은 늘 수행하는 경상적인 분석이자 업무입니다. 다만, 생산성 분석이 심도 있게 진행되고 있지 않음이 아쉬운 점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단순히 매출액을 인원수로 나눈 '인당 매출액'이나 '인건비 1원 당 매출액'등의 지표 만으로는 면밀한 생산성 분석을 완성할 수는 없을 것이라고 생각됩니다.
또한 기존의 생산성 분석은 자사의 과거와 비교 (회사의 과거 실적과의 비교), 자사가 속한 그룹과의 비교 (동일 기업 집단 내 비교)가 주를 이루거나, 타사와의 비교도 잘 이루어지고 있지 않았고, 비교한다고 하더라도 외부에 공시된 자료 중 일부 (판매비와 관리비 상의 인건비)만을 제한적으로 비교하는 수준이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생산성 분석이 경영층의 관심과 요구가 있을 때 1회성으로 그치는 경우도 많았습니다.
더욱이, 생산성 분석에는 수많은 데이터들이 요구되는 데, 이러한 데이터들을 필요시에만 수집하고 가공하여 분석해야 하므로 경상적인 업무를 수행해야 하는 HR 구성원들에게 부가적인 노력과 시간의 투입이 요구되는 상황입니다. 이상의 기존 생산성 분석의 문제적 상황을 요약해 보면 아래와 같습니다.
1) 생산성 분석을 위한 다양한 Index를 활용하지 못하여 면밀한 분석이 이뤄지지 않는 경우
2) 자사의 생산성을 비교할 대상 (Reference 혹은 Benchmark)의 부재
3) 시계열적인 생산성 분석이 이뤄지지 않고 1회성 분석에 그치는 경우
4) 생산성 분석을 위한 데이터의 확보, 수집, 가공이 수작업으로 진행되어야 하는 상황
따라서, 내년 People LAB의 첫 번째 프로젝트는 생산성 분석을 위해 아래의 프로젝트를 수행해 보고자 합니다. 아래의 분석들을 통해 HR의 Backborn이라고 할 수 있는 인원 규모와 인건비의 효율적 집행을 Monitoring 하고 현상 진단을 기반으로 무엇을 해야 할 지에 관한 Guide를 제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합니다.
1) 노동 생산성 분석 Index 추출
- 물적 노동 생산성: 노동투입량에 대한 산출량의 비
- Human Capital Revenue Factors: 기존에 주로 활용되는 방식, 구성원 1인당 창출하는 기업 수
- Human Capital Profit Factors: 구성원 1인당 경상이익
- 부가가치노동생산성: 노동투입량에 대한 부가가치의 비
- Human Capital Return on Invest: 구성원 1인 별 투자금액 금액 당 부가가치
- Human Capital Value Added: 인적자본 경제적 부가가치 지표
- 노동분배율(피용자보수비율): 기업이 생산한 부가가치가 노동으로 분배될 때의 비율
- etc.
* 이상의 Index는 Business side에서 활용하는 것과 Academic side에서 활용하는 것을 모두 산출
2) Reference or Benchmark
- 생산성의 분석은 유효한 비교의 대상이 있어야만 의사결정에 도움이 됨
- 비교의 대상을 명확화 한 후 1항의 Index를 비교
- 비교는 과거 지표 및 타사 상대 비교
3) Data 및 RPA
- 1항과 2항에 대한 Data 확보를 위해 공시자료를 활용
- RPA (Robotic Process Automation)와 API를 활용 변동 사항 주기적으로 자동 Update
- 재무제표 주석에 포함되어 있는 중요 정보를 적극 활용
4) 시계열 분석, 총 요소 생산성 분석 등 다양한 분석
5) Dashboard contents 化
초경쟁환경에서 변화하지 않는 것은 단순히 변화하지 않고 현재에 머무르는 것만이 아니라 오히려 빠르게 변화하는 경쟁자들 대비 상대적으로 퇴행하는 것을 의미하므로 '변화'는 선택이 아닌 필연적으로 추구해야 하는 것입니다. 그러나, 조직은 관성적인 특성 (Organizational Inertia)를 가지고 있는 것도 분명한 상황입니다. 조직 차원에서의 대대적인 Vision을 제시하고 이를 위한 변화를 역설할 때, 구성원들이 이러한 조직의 의지를 수용하고 지지하여 행동으로 옮기기 위해 '준비도(Readiness)'는 매우 중요한 요인입니다 (Armenakis et al., 1993; Armenakis, Harris & Feild, 1999).
기존에 활용하고 있던 훌륭한 Culture survey가 존재하지만, 조직이 변화를 받아들이고 수용할 수 있으며, 변화를 실행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추고 있는지를 확인하기 위한 '변화 준비'의 측정은 준비되어 있지 않았기에 이를 보완하는 측정 도구를 만들어 보고자 합니다. 다만, 변화의 주체가 경영층 혹은 리더만이 아니고 모든 구성원에서 함께 수용하고 적응해야 하고, 이와 같은 구성원의 행동과 인식에 영향을 주는 조직의 맥락 (리더, 제도, 조직 분위기 등)의 영향을 파악해야 할 것입니다.
다만, 그동안의 조직 문화 서베이의 가장 아쉬웠던 점이었던 '목적성'을 보완할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하고 종국적으로는 조직의 경영 성과 (Financial performance 등)과 같은 계량적이고 객관적인 결과물과의 관계를 면밀히 살펴볼 예정입니다. (무척 시간이 오래 걸릴 것으로 예상됩니다). 조직문화를 진단하는 체계와 방식은 아주 방대한 선행 연구를 가지고 있습니다. 리더와 구성원이 취해야 할 바람직한 조직에서의 행동들도 아주 많습니다. 이제 우리 조직의 맥락과 나아가고자 하는 방향에 부합하는 연구들을 참조해 지향점과 현 수준의 차이를 조망하고자 합니다.
변화 요구에 봉착한 조직의 현상을 진단하기 위해 여러 가지 가설을 검증해 가되, 그 가설이 리더에만 집중되게 하지는 않을 예정입니다. 리더가 아무리 변화를 주장하고 필요성을 절감한다고 하더라도 만성적인 조직 관행은 이를 저해할 것입니다. 또, 기존의 안정적 조직 운영에 방점이 찍혀있던 제도 역시 변화를 추구하는 리더가 새롭게 무엇인가를 이뤄내기 위한 동력을 제공하지 못하고 오히려 발목을 잡게 되는 경우도 발생할 수 있습니다. 조직문화 진단이 HR의 실천적 행동과 연계되지 않으면 연례행사처럼 되고 성적표처럼 여기게 되어 종국적으로는 '뻔한 소리'의 반복이라는 질타를 피할 수 없을 것 같습니다. 조직문화 진단에 후행하는 인적 및 제도적 변화가 반드시 수반되어야 한다는 뜻입니다.
'Measure, Improve, Repeat'를 모토로 하고 있는 우리 팀의 접근 방식은 일변 지루할 수 있겠으나 최초에 조직의 현 수준을 파악하고, 개선을 위한 Critical point를 밝혀 내고, 이를 개선할 수 있도록 유관 부서와 계열사에 요청하고, 다시 측정하는 것을 반복하고자 합니다. 왜냐하면, Culture survey와 리더십 진단의 본질적인 목적은 조직의 현상 진단과 개선 방안의 도출 그리고 실질적 개선으로 이어지는 positive chain reaction에 있지 '연 1회 시행'과 같은 실행건수, 조직 별 리포트 발행, 화려한 시각화, 새로운 진단 도구의 도입 그 자체에 있지 않기 때문입니다.
진단의 목적어를 '변화 수용'과 '변화 지향'으로 설정한 조직문화 및 리더십 진단 체계의 재구축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우리 팀의 Mission & Role과 상당히 괴리가 있어 보이는 이 Project는 사실 상당히 매력적이고 어려울 것으로 예상됩니다. 작년 말, On-Line 협업도구인 Teams가 전 그룹 차원에 도입되었고 이를 사용을 촉진하는 Project가 저희 팀을 중심으로 한 그룹 차원의 '일하는 방식 변화 Task force team'에 주어졌습니다.
조직에서의 기술 도입과 수용 및 후속된 활용은 개인의 의지나 선호에 근간하지 않을 가능성이 많습니다. 조직이 설정한 방향에 따라 구성원이 준비가 되어있건 그렇지 않건 일괄적인 방식으로 일거에 도입되기 때문입니다. 이 경우 조직 구성원의 사용을 촉진하는 것은 상당히 넓은 스펙트럼을 갖는 사용자(=구성원)의 인식과 행동을 변화토록 촉진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어떤 구성원은 이미 너무도 익숙하게 활용하는 반면, 또 다른 구성원은 굳이 새롭게 도입된 방식을 쓰지 않아도 기존의 방식대로 업무를 처리할 수 있는데 왜 해야 하는가? 하는 반감과 더불어 활용을 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다양한 기술 수용 문헌에서 언급하고 있는 것과 같이 기술의 도입 후 구성원이 이를 자발적으로 활용하고자 하고(수용) 이후 후속된 사용은 아래의 몇 가지 요인에 의해 결정됩니다 (Davis, 1989; Venkatesh, 2003).
1) 도입된 기술의 유용성 (Perceived usefulness or Performance Expectancy)
- 새롭게 도입된 기술은 업무 수행에 얼마나 도움이 되고 이를 활용해 어떠한 성과를 낼 수 있는가?
- 기술 효용성 관점
2) 도입된 기술의 사용 편의성 (Perceived ease of use or Effort Expectancy)
- 새롭게 도입된 기술은 어렵지 않고 사용하기 편리한가?
- 사용 방법을 배우는 것은 어렵지 않은가?
- 기술 사용 시 난이도 관점
3) 조직 내 영향력 있는 인사의 사용 권고 (Social Influence)
- 조직 내 중요한 의사결정자들이 해당 기술의 활용을 적극 권장하고 실제 사용하는가?
- 기술 사용의 사회적 권유 관점
4) 사용 중 발생하는 난관을 해결해 주는 조직 지원 (Facilitation Condition)
- 사용 방법을 알려주고, 오류를 해결해 주는 조직 차원의 지원 가능한가?
- 기술 사용 시 조직 지원의 관점
상기 네 가지의 주요 항목들을 중심으로 일하는 방식의 변화 관리에 관한 다양한 실행 방안을 도출하고 있습니다. 도입 후 적극 활용을 위한 교육, 홍보 등의 전통적이고 효과적인 방식이 매우 중요할 것으로 이를 위한 준비에 서두르고 있습니다.
그런데, 저희 팀이 생각하는 대표적이고 또 가장 강력할 것으로 예상되는 것은 전 조직 별 사용 양상을 지수화(Index)하는 것입니다. 이를 활용해 잘 활용하고 있는 곳은 어디이고 어떻게 활용하고자 하는 지를 공유하는 긍정적인 접근을 취하고자 합니다. 시계열적으로 생성되는 사용 현황 데이터와 교육, 홍보, 캠페인 등의 특정한 Action Item이 적용된 이후의 효과성도 비로소 측정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합니다.
조직 별 사용 활성화 정도와 더불어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On-Line 협업 도구 도입에 따른 업무 정보와 지식의 조직 내 누적 정도입니다. 그간 각 PC 내에 혹은 구성원의 머릿속에만 존재하는 암묵지 형태의 조직의 지식 정보 자산을 On-Line 협업 도구 내에 누적해 정보의 불균형이 발생하지 않도록 유도하고자 합니다.
또, On-Line 상에서의 명시적이고 투명하게 관리되는 업무 기여도와 Process의 진척 정도, 그리고 결과물의 품질 등을 활용한 성과 관리 편의성을 리더들에게 알려내고자 하며, 구성원의 적극적인 의견에 대해 즉시적인 Feedback을 유도하고자 합니다.
도입 이후의 많은 구성원의 노력으로 이만큼의 성과가 있었음을 알려내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기저(Base)의 측정이 중요하기에 도입 초기 데이터의 확보는 그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따라서, 구성원의 기술 사용에 관한 인식 데이터의 측정과 더불어 정량적인 사용 현황 데이터의 확보, 수집, 정제 그리고 후속 분석을 위한 자동화가 우리 팀이 가장 집중하고 있는 부분입니다.
아울러, Index를 활용해 누적된 데이터와 조직 및 리더십 진단의 결과, 구성원 단위로 측정된 개인의 성격적 특성과 가치 특성 등이 함께 입체적으로 분석될 수 있음을 상기할 때 우리 팀 고유의 Mission&Role과 일변 멀어보이지만 결코 거리가 있는 업무가 아니라는 생각으로 재미있게 몰입하고 있습니다.
다음 게시글 「올 해는 어떤 HR 분석을?! (2)」에서 계속 이어가겠습니다.
긴 글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Reference
한국생산성본부. (2021). 『상장기업의 부가가치분석』
한국은행. (2007). 『기업경영분석해설(핸드북)』
Armenakis, A. A., Harris, S. G., & Mossholder, K. W. (1993). Creating readiness for organizational change. Human relations, 46(6), 681-703.
Armenakis, A. A., & Bedeian, A. G. (1999). Organizational change: A review of theory and research in the 1990s. Journal of management, 25(3), 293-315.
Davis, F. D. (1989). Perceived usefulness, perceived ease of use, and user acceptance of information technology. MIS quarterly, 319-340.
Venkatesh, V., Morris, M. G., Davis, G. B., & Davis, F. D. (2003). User acceptance of information technology: Toward a unified view. MIS quarterly, 425-47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