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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나현 Oct 01. 2024

모두가 내 마음 같지 않을 때.

-억지로 웃지 않아도 돼.

그런 날이 있다.


나는 상대방을 배려해서 이런 말도 삼키고, 저란 말도 삼켜서 최선의 말을 고민하여 의사 표현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이야기는 받아들이지 않고, 본인 입장에서만 생각하는 사람과의 대화에 환멸이 날 때가 있다.


이런 순간이 들이닥치면,

'나라면 저런 말은 하지 않을 텐데.'

'나라면 본인 입장만 생각하며, 저렇게 이야기하지 못했을 텐데.'

라는 생각으로 그 사람에게 서운한 감정과 그동안의 인연에 대한 회의가 몰아친다.


내 입장에서 진지하게 한 번이라도 생각했다면, 그렇게 말하지 못했을 것 같다는 생각에 그 사람과의 간격에 절망스러워지고는 한다.    

인연이 아무리 길어도, 아무리 가까운 사이라도 그 사람은 내가 아니라는 사실을 받아들여야 한다.

그 사람은 절대 내가 될 수 없고, 내 상황을 완벽히 이해할 수 없을 테니.

애초에 누군가를 완벽히 이해한다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것을 이제는 알고 있다.

나 또한 타인에게 타인의 사정을 완벽히 알지 못하여, 알게 모르게 상처 주는 순간이 있을 것이다.


예전에는 그런 순간에 당황해서, 그 순간이 불편하고 피하고 싶어서 별 일 아니라는 듯 웃어넘기고 싶었다.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왜 내가 웃고 싶지 않은데 웃어야 하지?'라는 의문을 갖게 되었다. 

상대방은 저렇게 본인 입장만을 피력해서 자신의 의견을 끝까지 주장하는데, 

내 자신을 보호하지 못하는 기분이 들었기 때문이다. 


억지로 웃는 경험은 나를 점점 약하게 만드는 일이다.

웃고 싶지 않을 때는 억지로 웃지 않아도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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