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워킹맘의 바깥 육아 이야기
2022년 5월이면 아들은 5살 형아가 된다. 아이를 낳고 10개월 즈음 복직을 했다. 아이는 시어머니와 친정부모님이 반반 맡아 주시기로 했다. 여러 사람의 손을 거치면 애착 형성이 안된다는 이야기가 있었지만, 복직할 시간이 다가왔고 더 늦출 수가 없었다. 애착형성이 안될까 우려했던 것과 달리 아이는 무탈 없이 잘 자라주었다. 누구보다 발랄하고 사랑스럽고 사교적이다.
아이를 양육할 때 내가 중요하게 여기는 것 중 하나가 바깥놀이를 하는 것이었다. 날씨가 좋던 나쁘던 (단, 미세먼지가 많은 날은 제외) 나는 기회만 되면 아이를 이끌고 밖으로 나갔다. 결혼 후 아이를 낳고 약 이년 정도를 17평의 작은 아파트에서 살았기에 우리가 활동할 수 있는 공간은 넓지 않았다. 대신 아파트 주변에는 작은 산과 작은 숲처럼 만들어진 산책길, 도서관, 놀이터 등 즐길거리가 많았다. 아이가 아장아장 걷기 시작할 무렵인 돌부터 나는 아이와 바깥 놀이는 즐겼다.
아이가 첫걸음을 할 때 즈음 아이가 일어나면 분유를 먹이고 옷을 입혀 집 근처 산책길을 걷는다. 산책길은 나무로 둘러싸여 있었고, 길고양이들이 삼삼오오 모여있었다. 그리고 뒷산으로 연결되는 등산로가 있어서 이리저리 오가며 놀기에 좋았다.
아이는 나무와 풀을 살펴보고, 개미와 지렁이 등을 살펴보며 자연에서 만날 수 있는 다양한 생명체 등을 호기심 어린 눈으로 바라봤다. 강아지와 산책을 하는 사람들에게 인사를 하고, 아침운동을 하는 어르신들에게도 스스럼없이 인사를 건넸다. 가끔 비슷한 또래의 아이와 만나면 호기심 있는 눈으로 바라보곤 했다.
그렇게 두어 시간을 밖에서 시간을 보내고 돌아와 한바탕 목욕을 하고 나면 남편은 아이에게 먹일 이유식이나 밥을 챙겨 준다. 그럼 아이는 금세 한 그릇을 비워냈다.
바깥놀이하기 좋은 봄, 여름, 가을은 우리에게는 매일매일 소풍이었고, 겨울은 조금은 지루한 시간이었다. 특히 12월부터 3월까지 미세먼지와 추위가 반복되는 시기는 꽤나 지루했다. 그래도 나가는 것을 좋아했던 아이의 손을 잡고 집 앞 홈플러스나 다이소 같은 곳을 즐겨 가곤 했다. 아이는 카트를 끌며, 자기가 사고 싶은 물건들을 담는다. 계산대 위에 자기가 산 물건을 올려놓고, 내 카드를 받아 건네기도 한다.
내게 육아는 시간과의 싸움이었다. '참 시간이 안 가는 싸움'
아이와 하루 종일 집에 있을 생각을 하면 눈앞이 까마득하다. 이 아이와 무엇을 해야 아이가 행복해할까? 고민의 연속이었다. 하지만 바깥에 나가면 세상 모든 게 아이에게 호기심의 대상이기에 내가 무언가를 열심히 해주지 않아도 혼자 알아서 잘 놀아줬다. 아마도 내가 조금 편하려고 바깥에서 놀기 시작한 것 같다.
그간 내가 아이와 했던 많은 바깥놀이들을 기록하며, 바깥놀이가 이 아이의 삶에 어떤 영향을 주었는지를 기록해보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