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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찬희 Jan 07. 2023

자가격리

연말에 코로나에 걸렸다. 남편을 다른 곳으로 보내고 자가격리로 새해를 맞이했다. 처음에는 시간이 잘 가지 않았지만 1주일의 끄트머리로 가자 하루가 휙휙 날아가는 느낌이었다.


그렇지 않아도 고립되고 무의미한 세월을 보내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여기에 신체적 고립까지 더해져 시간의 흐름이 더욱 무의미해지자 이제는 시간이 두려워졌다.


코비드로 인한 목의 통증은 팍스로비드 덕택인지 3,4일 만에 가라앉았지만 고립된 삶은 살아 있어도 살아있는 것 같지 않게 견디기 힘들었다. 내가 그동안 내 삶을 독자적으로 잘 살고 있다고 여겼던 것은  그야말로 착각이 아니었나 싶다.


격리가 풀리자마자 집현관문을 열고 쓰레기부터 버리고 사무실로 가서 청소를 한 다음 로비층에서 내 다리를 시운전(?)했다. 그동안 쉰 것에 비하면 몸은 그냥 그대로라고 느끼는데 주변은 뭔가 낯설다.


익숙한 일상으로의 복귀는 더 빠르게 진행될 것이다. 격리기간 동안 시간과의 줄다리기에서 힘이 달린다는 이 패배감( 시간을 컨트롤하지 못하고 놓아버렸다는)도 곧 사라지겠지만 중심을 잃고 휘둘리는 이  기분에 대해서는 곰곰이 생각해 봐야 할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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