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가 돌아가시고 엄마를 돌보는 과정에서 정말 많은 일들이 지나갔다.
노년과 죽음. 인생 난제들을 부모가 생생하게 보여주고 있다. 당연히 한동안 우울했다.
그러다 어느 순간 나는 여러 가지로 부모와 다르다는 생각이 들었다. 초년을 궁핍하게 살았던 그분들과 달리 그분들 덕에 나는 풍족하지는 않았지만 궁핍을 모르고 자랐고 신체적, 정신적으로 나 자신을 돌볼 틈이 많았다. 그러므로 노년과 죽음도 부모와는 아주 다를 수 있다. 미리 걱정할 일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인스타그램을 시작하면서 요가 영상들을 보기 시작했다.
알고리즘에 의해 수없이 많은 요기들의 영상들을 접하게 된 것은 처음에는 축복이었고 그다음에는 재난이었다.
우물 안 개구리에서 탈출할 기회를 얻은 것 같았는데, 초라한 내 모습을 자각하는 쪽으로 마음이 옮겨간다.
SNS의 순기능과 역기능을 모두 경험했다.
나는 요가를 내 몸과 마음의 휴식처로 좋아한다. 요가는 몸과 마음을 묶어 평온에 이르게 하는 길이다.
15년 동안 요가를 계속해 온 원동력은 바로 이것이었는데 인스타그램 영상에 휘둘리면서 아사나를 향상하고 싶다, 아니 향상해야 한다는 절박한 마음이 생기고 편안하고 즐겁던 요사가 일상의 과제처럼 변한 것 같다.
영상을 보는 것 자체가 비교의 숲으로 들어가는 것이라서 이제는 거리를 두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