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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순수 Jul 02. 2024

나란 사람

온전한 나를 찾기에 환경을 바꿔보는 것은 참으로 옳은 선택이다. 이사를 가보는 것, 일을 시작하거나 쉬어보는 것, 새로운 취미를 가져보는 것 등등의 새로운 환경변화가 주는 나의 반응을 관찰하면 나의 본능에 대해 어렵지 않게 파악된다.


그런데 단 한 가지 조건은 필요하다. 6개월 이상의 기간을 두고 볼 것.


6개월의 기간을 두고 일을 쉬면서 변화를 겪다 보니 내가 가장 먼저 단념하는 욕구와 끝까지 포기가 안 되는 욕구가 보였다.


외모에 대한 욕구는 쉽게 사그라들었다. 출근을 안 하니 점점 복장이 자유로워지다가 급기야는 하루종일 운동복 차림으로 다닌다. 두벌 정도를 정해놓고 교복처럼 번갈아 입었다. 출근을 하지 않아도 풀세팅 하신분들과 확연히 차이나는 특징이다. 화장은 3월까지는 하다가 화장품을 새로 구입할 시기가 되었는데도 사지 않고 박박 긁어 쓰더니 요즘엔 맨얼굴로 다닌다. 왜 이럴까 싶은데 화장품 구입을 위한 에너지는 샘솟지가 않는다. 휴직으로 인해 줄어든 수입도 한몫했겠지. 식욕도 저조해졌다. 아침은 거의 아이들 먹고 남은 것을 먹거나 안 먹는다. 점심도 집밥을 먹지 나 혼자 먹어보려고 외식의 도움을 받지 않는다. 배고프지 않으면 아프지만 않는다면 먹지 않아도 무관한 것처럼 먹을거리에 관심이 적어졌다.


세상에 미련이 없는 사람처럼 식욕과 외모에 대한 욕구는 무기력~ 하다.


이 와중에 샘솟는 욕구가 한 가지 있다. 혼자만의 시간, 내면의 성찰이다. 모든 에너지가 안으로 가있나? 싶을 정도로 나를 채우는데만 관심이 지대하다.

                        파워 “I”다.

혼자만의 시간이 확보되니 참 좋다. 집에서 뒹굴뒹굴 책도 보고 드라마도 보고 멍 때린다. 그 시간이 없으면 답답하고 쉰 것 같지도 않다. 그리고 책을 읽으며 사색에 빠진다. 말은 하고 싶지 않고, 생각의 생각의 꼬리만 물어간다. 그리고 혼자 하는 챌린지가 여러 개다. 아이 학습 인증, 매일 일기 인증, 운동 인증까지 매일 나와하는 챌린지는 루틴이 생겨 그렇게 좋다. 그리고 집을 정리하고 쓸고 닦고 옮기고 버리고 난리다. 또 하나 아이와 함께하는 시간을 점점 늘려간다. 쫑알쫑알 말장난, 역할놀이, 내게 어려운 체육 활동까지 요즘 아주 아이들과의 놀이에 적극적이다. 모든 에너지를 나와 가족, 집에만 쓰고 있다.

그런데 그것이 참 평화롭고 행복하다.

이렇게 지내는 것이 내게는 적성이 확실하다. 마흔에 찾은 내 적성.


흔히들

말하는 적성이란 것은

나란 사람에 대해 알아가는 것,

상황이 변화해도 줄어들지

않는 내 에너지에서 찾을 수 있다.


상황변화를 마주하고 에너지의 막대그래프를 잘 찾아보시길 그리고 평화롭고 행복한 삶을 사시길 기원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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