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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DG Mar 07. 2021

국경에 살아서 좋은점

현재 나는 독일에 아헨이라는 도시에 살고 있지만, 아래 지도를 보면 알겠지만 아헨은 네덜란드, 독일, 벨기에 3나라가 국경을 맞대고 있는곳에 위치하고 있다. 그래서 이 지역 근방에서 하이킹을 하다보면 나도 모르는 사이에 국경을 넘어가는 경우가 많은데, 보통은 핸드폰의 문자 메시지(Wilkommen in Belgian!)를 보고 내가 벨기에나 네덜란드 쪽으로 왔구나 하는걸 알게 된다. 



나와 내 여자친구는 아헨에 살면서 격주로 한 주말은 독일에서 장을 보고 다른 주말에는 벨기에에서 장을 보곤 했다. 그러다가 코로나 바이러스로 국경이 봉쇄되면서 한동안 국경을 넘어가지 못하다가 오늘 드디어 벨기에로 가서 장을 봤다. 우리가 왜 벨기에까지 장을 보러 가냐고? 이유는 간단하다. 첫째로, 차로 운전해서 근처 벨기에의 슈퍼마켓까지 가는데는 20분정도밖에 걸리지 않는다. 둘째 이유는, 독일의 슈퍼마켓에 비해 식재료가 더 다양하고 독일에서 구하기 쉽지 않은 상품을 살 수 있기 때문이다. 내 개인적인 소견이지만 독일의 슈퍼마켓을 보면 가격이 매우 저렴하긴 하지만 식재료가 벨기에만큼 다양하지는 않은것 같다. 전체적으로 독일은 아주 실용적인 식단을 선호하는듯. 반면, 벨기에에서 장을 보면 보통 가격은 더 비싸지만 (10-30% 정도), 훨씬 더 다양한 식재료를 구할 수 있다. 예를 들면, 벨기에 미트볼과 크로켓, 거위 간 요리인 푸아그라, 신선한 해산물 (오징어, 새우, 여러가지 생선 등...)이 독일에서는 구하기 힘들지만 (있더라도 가격이 비싸다) 벨기에에서는 손쉽게 살 수 있는 제품들이다. 


마지막으로, 벨기에로 가면 다양한 취향의 맥주를 살 수 있다. 맥주라고 하면 독일이라는 이미지가 한국에서는 굳어진 듯 하다. 그러나 독일에서는 국가적인 수준에서 독일의 전통 맥주 제조법을 유지하기 위해 "맥주"라는것을 팔려면 깐깐한 기준을 만족해야 한다. 그래서인지 독일의 여러 지역을 여행해보면 어느 지역을 가더라도 아주 크게 색다른 맥주를 찾기는 힘들다. 반면 벨기에는 어떤식으로 맥주를 만들어도 판매를 할 수 있기 때문에 도시의 양조장마다 특색있는 맥주를 찾을수 있다. 한국에서 잘 알려진 스텔라 아르투아, 호가든, 레페 뿐만 아니라, 한국에는 잘 알려지지 않은 다양한 맥주를 구할 수 있다. 아무튼, 요즘은 코로나 바이러스때문에 국경이 언제 봉쇄될지 모르는 상황이다보니 오늘은 맥주를 수십병을 사서 집에 쟁여놓았다.


한편, 네덜란드로 가면 네덜란드 나름의 제품을 찾을수 있는데, 구다 (Gouda)치즈가 대표적이다. 비록 네덜란드쪽으로는 자주 가지는 않지만, 어쩌다가 갈 일이 있으면 큰 구다치즈 덩어리를 여러개 사오곤 한다.


위 지도를 보면 네덜란드, 벨기에 뿐만 아니라 프랑스와 룩셈부르크도 그리 멀지 않다. 예를 들어 아헨이서 파리까지 가는데는 고속철로 2시간밖에 걸리지 않는다. 언젠가는 코로나 바이러스 백신이 보급되고 다시 이전과 같은 일상이 돌아오면 종종 근처 이웃 나라로 여행을 갈 수 있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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