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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글쓰는 욜란다 Jun 05. 2022

07 어떤 능력을 가진 두 여자의 만남

Bookclub [鄭(정) 李(리)의 책] 탄생기

한 여자는 책을 무척 좋아한다. 그녀는 책의 제목을 거의 모두 기억하며 저자까지도 완벽히 알고 있는 듯하다. 어떤 대화도 끝은 연결되는 책이 꼭 있다. 심지어 등장인물의 이름을 척척 기억해 내기도 한다. 다른 여자는 더 놀랍다. 읽은 책의 제목을 거의 기억하지 못하며 저자는 아애 모른 척 하기 일수이다. 책을 많이 읽지도 않는다. 이석원 님의 산문을 읽고 반하여 에세이스트가 되겠다더니 이. 석. 원. 이름 석자를 뱉어내기 위해서는 아직도 누구드라 누구드라 하며 이응 시옷을 넓적다리에 그리며 자음 모음 글자 맞추기를 해야 겨우 알아낸다. 여섯 살 때인가 미끄럼틀에서 거꾸로 떨어지며 땅바닥 튀어나온  돌부리에 '하이퍼 딸라머스'부위를 찍혔고 머리 안에 피가 고여 뇌의 어떤 부분, 이름을 기억하는 특정한 곳에 상처를 입어 암기를 못하는 것이라는 자가진단을 내리게 되었다. 그렇지 않고서는 바보가 아닌 다음에 어떻게 이렇게 사람 이름이나 간단한 책의 제목 등을 못 외울 수 있는가 말이다.


   



"언니 독서모임 그냥 우리 둘이 해요"


개인적인 스케줄로 모임을 중단하게 되었다고 이야기를 하자 희린이가 대뜸 제안했다. 꿈의 자리에서 한걸음 멀어지려고 할 때마다 고마운 제안으로 손을 내밀어 주는 친구이다. 그래서 이렇게 희린이와 나 뜻밖의 능력자인 두 여자가 함께 독서 모임을 시작하게 되었다. 시간도 둘의 스케줄만 맞추면 되니 모임의 약속을 지키기가 그리 어렵지 않았다.


교회 셀모임의 성격을 띤 우리 모임의 이름은 클래식하게도 서로의 이름자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되는 변함없는 글자를 한자씩 빌려왔다. 정희린의 (정) 이화영의 (이), [鄭(정) 李(리)의 책]으로 정했다. 작명하고 나서도 참 잘했다 싶었다. 읽은 책의 내용을 정리해 보자 그리고 평소에 정리정돈 습관도 잘 길러보자 하는 여러 가지 의미를 담아 [鄭(정) 李(리)의 책]이라 명명했다. 모임은 2020년 가을 창단 이래 지금까지 동부 미국 시간 기준으로 목요일 아침 9시에 시작한다. 서로 사정이 있어 몇 번 미뤄진 적은 있지만 일주일의 하루 매주 목요일 오전은 책과 함께 하는 이야기로 하루의 문을 연다. 한시간 반 길때는 두시간동안 진행되는 이야기 나누기는 벌써 햇수로 2년이 넘어 간다. 함께 만나 작가의 길을 걷자 제안했던 2019년 가을을 기억하고 꿈의 나이를 헤아리니 세돐을 넘겼다.


우리는 책을 통해 존재의 이유와 실존주의 기억, 생각의 기호화에 대해 읽었다. 그리고 서로의 아프고 나이  부모님의 모습과 친지 지인을 떠나보내며 애도에 대한 이야기도 읽었다. 가끔씩 아주 가끔씩 공동으로 운영하는 카페에 글을 올리며 서로의 글을 읽어주고 나는 희린이가 보낸 그림에 글을 지어보고 희린이는 내가  글에 그림을 그려보는 노력도 나누었다. 나는 처음으로 동화도 지어 보고 그것에 그림 그려 달라며 희린이에게 보냈지만 수준은 거의 박명수가 영감을 받아 작곡한   줄을 아이유에게 보내 음원을 만들어내라 협박하는 수준이 되어 스스로 글쓰기가  성장  뒤에우리들의 공동작업은 가능할 것이라는 자아성찰의 시간도 갖게 되었다.


나는 희린이가 새로 오픈한 미술학원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주고 희린이는 나의 바쁜 일상과 일에 대한 투정을 들어주었다. 읽고 있는 고귀한 책과는 너무 동떨어진 나의 일상을 나누고 지내다 내가 갑작스럽게  넘고  건너 바다 건너서 우리가 함께 만났던 나의 2 고향 캘리포니아 샌디에이고를 떠나 플로리다 세인트 피터스 버스로 이사를 오게 되었다. 이제 미국에 정착하나 보다 했는데 다시  멀리 떠나는 여행자가 되었다. 새우깡이 만원이나 하는 이상한 곳에 와서 고립감을 느끼지 않고 글을 쓰고 적응을   있게 도와준 것은 사랑하는 가족들과 친구들 희린이함께 하는 독서모임 [() () ]이었다.


플로리다로 이사 와서 100일을 보내고 나니 그동안 이주 여행의 기억도 캘리포니아에서의 기억도 점점 흐릿해지기 시작했다. 내가 이사를 준비한 21일간의 기록을 글로 남겨보자, 매일 멈추지 않고 21일의 여정을 따라  가지 주제로 글을  보자 싶은 마음이 들었고 이것으로 희린이가 제안했던 브런치 작가에 다시 도전을 해보자 싶었다. 구글 계정으로 가입했던 것을 해지하고 야후 계정을 다시 파서 브런치 회원으로 가입했다. 내가 지난번에 지원했다가 떨어진 것이 너무 창피스러워 혹시나 브런치 심사위원이 나를 기억할까 싶어 야후로 갈아타 새롭게 도전해 보자 하는 마음으로 임했다. 새로운 작가의 서랍에 새로운 이야기 그러나 지난 나의 시간을 담아보기 시작했다. 브런치 작가 지원  번째 도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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