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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파랑새 앵선 Jun 28. 2023

철학이 있는 건축 기행 5

(유동룡(ITAMI JUN) 뮤지엄과 그의 건축물)


'바람의 건축가 이타미 준'


"사람의 온기와 생명을 밑바탕에 두고, 그 지역의 전통과 문맥, 에센스를 어떻게 건축물에 담아

낼 것인가? 그리고 중요한 것은 그 땅의 지형과 '바람의 노래'가 들려주는 언어를 듣는 일이다"

                                                          -유동룡의 글 <손의 흔적> 중에서.


이타미 준(ITAMI JUN) -1937-2011,  재일교포로 태어나. 평생을 '경계인'으로 살아왔던  그는, 40여 년간 한국을 오가며 이용했던 오사카 이타미 국제공항과, 친구인 작곡가 길옥윤의 예명 '준'에서 따와 '이타미 준'이라는 이름을 지었다. 

그렇게도 모국을 사랑했던 그의 뮤지엄이 그의 딸 유이화(ITM 건축 사무소 대표)의 작업을 통해  제주 한림에 2022년 11월에 오픈하였다.


뮤지엄을 찾아가는 바람은 들판 넘어 에서 불어오며 뮤지엄 건물을 부드럽게 감싸고 있었다.

들어서니 고요가 흐른다, 무언가 거부할 수 없는 고요함이 이타미 준의 존경함으로 바뀌며, 2층 전시관을 들어서니, 1970년대부터 2011년의 작품 대표작들을 사진과 모형, 드로잉을 QR 코드로 듣는 정우성의 해설이 소곤대듯 건축물과 보는 이의 마음을 일치시키며 그의 건축철학을 이해하며 공감해 간다.


몇 년 전 방문했던 건축물들이 새삼 다가와 나의 추억을 흔들어댄다. 

'방주교회'의 잔잔한 바람이 지붕을 넘나들면 물결이 일렁이고, 햇살을 담으면 커다란 물고기의 비늘이 춤추며, 물 위에 떠있는 건축물은 우리가 어디서 와서 어디로 가는지? 목적 없이 떠나가는 배를 타고 가는 인생들의 푯대를, 햇살을 통해 들어오는 선명한 십자가가 이끌어 줄 것이다.

'수, 풍, 석'

'수'의 하늘로 내려오는 햇살과 가랑비는 사랑과 슬픔을 이야기하듯 따듯하다가, 지나가는 먹구름 타고 후드득! 쏟아지며  튀기는 물방울들을 통해 내 가슴에도 후드득 상처가 난다.

"풍'의  나무사이로 넘나드는 햇살과 바람이 아름다운 그림을 그려내며 작품을 만들고, 나무사이로 불어오는 그 바람이 부드러운 손길을 내민다.

'석' 견고함의 아름다움! 비바람이 몰아쳐도 그 자리에 그대로 서서 지켜내며, 퇴색해 가는 벽체로 세월을 말하며 그렇게.....


포도호텔의 나지막한 건축물은 자연스럽게 주변에 녹아들어, 거드름을 피우지 않고 고객을 맞이한다. 제주의 오름을 연상하며 설계했다는 그의 제주사랑과 자연을 거스르지 않는 건축 철학이 묻어났다.


카페에 앉으니 향기와 음악이 절묘하게 카페 분위기와 함께, 고고함을 풍긴다.

찻잔의 디테일과 소품하나까지 그의 정성이 깃든듯한 분위기에 잠시, 그저 멍한 행복을 음미하며, 

먹 보리차의 맛처럼 먹먹하면서도 무언가 깊은 맛에 빠져 헤어나고 싶지 않다.


나도 어느새 이타미준의 감각에 젖어.......


아타미 준의 철학 - 자신을 '아날로그 건축가'라 부르며 끝까지 아날로그 방식을 고집했다. 컴퓨터는 보지 않                           으려 한다, 거기엔 감성이 존재하지 않는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자연과 본질에 집중한                           건축으로 온기를 불어넣으며, 우리 전통문화에 대한 연구도 멈추지 않고, 그 지역의 지형                           과의 조화와 정신문화를 건축에 담아내려 했던 그의 철학.


작품 - 온양미술관, 핀크스 골프 하우스, 포도호텔, 수, 풍, 석 미술관, 방주교회, 비오토피아, 제주 국제 영어교           육도시

  

수상  -  2010 제23회 무라노 도고상 수상

           2009-2011 제주 국제영여교육도시 마스터 아키텍트(Master Architect)

           2005 프랑스 슈발리에 예술문화 훈장 수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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