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관자 효과, 그리고 다원적 무지의 무서움
2017년 9월 1일, 대한민국 부산에서 중학교 3학년 학생 4명이 타 중학교 2학년 학생을 구타한 혐의로 조사받았다. 이 사건은 피해자의 심각한 외상 수준과 가해자들의 뻔뻔함 때문에 큰 논란이 되었는데, 이는 가해자들이 구타 이후에도 피해자의 사진을 여러 장 찍어 SNS에 업로드하며 웃음거리로 삼았기 때문이다. 가해자들이 말하길, 첫 번째 구타 이유는 피해자가 가해자 한 명의 남자친구의 전화를 받았기 때문이었다고 한다. 이후 피해자는 경찰에 이를 신고하였는데, 이를 안 가해자들이 피해자에게 더욱더 심한 폭력을 행했기 때문에 피해자가 심각한 수준의 외상을 입게 되었다. 한 가지 주목해야 할 점은 가해자들이 피해자를 힘으로 끌고 가 그녀를 폭행한 곳이 유동 인구가 매우 많은 부산의 번화가였다는 점이다. 이들은 번화가 메인 거리에서부터 사람이 없는 공장 지대로까지 피해자를 끌고 가 폭행하였는데, 우리는 이를 본 수많은 목격자 중 한 명도 경찰에 신고하지 않았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사회심리학에서 통용되는 방관자 효과 (bystander effect), 혹은 제노비스 효과는 주위에 사람이 많을수록 방관하게 되는, 위와 같은 현상을 일컫는 심리학 용어이다.
종종 위험에 처한 사람 옆에 여러 사람이 있을 때, 즉 다른 사람이 도움을 줄 수 있다고 생각했을 때 더 적은 사람이 액션을 취하고는 한다. 애타주의에서의 이러한 사회적 현상은 방관자 효과로 설명할 수 있는데, 이는 다른 누군가가 개입하여 상황을 해결해주리라 생각하고 목격자로 남으려는 현상이다. 방관자 효과는 종종 다원적 무지 (pluralistic ignorance)와 혼동되고는 하는데, 사실 다원적 무지는 어느 정도 방관자 효과에 관해 설명을 할 수 있다. 다원적 무지는 실제로 대부분 사람이 주목하고 있는 현상을, 개인이 느끼기에는 소수만 신경 쓰고 있는 문제일 것이라고 느끼는 현상이다. 즉, ‘나 혼자 불편한 건가?’ ‘나만 느끼는 건가?’ 라는 감정들과 의문점들을 가지는 일에 대한 현상이라고 볼 수 있다. 위 사건 같은 경우, 군중 속 사람들은 남들이 하는 행동에 대해 의식을 하고 일어나는 일에 대한 인지를 충분히 하고 있으나, 수동적인 타인들을 보고 자신의 수동적임에 대한 합리화를 했다고 볼 수 있다. 스스로가 문제에 대해 인식을 하고도 무심하게 행동하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으나, 타인들이 똑같은 행동을 하는 것에는 그들이 문제 인지를 하고 있지 못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타인들의 존재는 한 사람에게 지워지는 책임감을 덜어주며, 그 무게감이 주변에 있는 여러 인물에게 분산되도록 한다.
간혹 실제로 문제에 개입하여 도와주는 인물들도 나타나곤 하는데, 이는 세 가지 경우에서 많이 나타나곤 한다. 첫 번째, 피해자가 여성일 때다. 남성보다 신체적으로 약한 여성들은 사회적 약자로 분리되기 때문에, 남성이 같은 위기에 처했을 때와 비교했을 때 군중이 도움을 줄 때 더욱 적극적인 태도를 보인다. 두 번째와 세 번째는 각각 상황이 도움을 주는 인물과 공감되는 상황일 때 (예: 비슷한 상황에 부닥친 적이 있었다던가, 피해자가 가까운 인물과 비슷할 때), 그리고 사건이 작은 도시나 농촌 지역 등에서 일어날 때이다. 중요한 건, 도움을 좌지우지하는 중요한 지표 중 하나는 목격자들이 ‘기분 좋은', 혹은 컨디션이 좋은 상태일 때 도움을 주려는 시도를 더 많이 한다는 것이다. 많이 알려진 팁 중 하나는 관중 속 한 인물을 가리켜 지목해 구체적인 도움을 요청하는 것이다. 이는 그들로 하여금 더욱 책임감을 느끼게 하여 개입할 가능성을 높인다.
위에 언급한 사건은 이러한 방관자 효과를 잘 나타낸다. 경찰은 신고자가 아무도 없었다고 언급하였으며, 가해자가 피해자를 힘으로 끌고 갈 때 목격자가 많았음에도 개입한 이는 없었다고 전했다. 부산 일간 리포트에 의하면 가해자가 피해자를 끌고 간 길목은 약 270미터였으며, 걸어서 5분 정도의 거리였다고 한다. 이 루트에는 대형 마트, 버스정류장, 그리고 많은 식당이 즐비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신고한 이가 없었음이 놀라운 이유다. 피해자가 말하길, 사람들이 ‘경찰에 신고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속삭이는 것을 들었다고 한다. 이는 비록 목격자들이 죄책감과 책임감을 느끼고 있었으나, 다른 누군가가 행동하리라 생각한 결과 결국 비극을 초래하게 됐음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모두의 수동적인 행동이 비극으로 이끈 안타까운 사건에, 한 명이라도 다른 행동을 취했더라면 피해자가 트라우마를 겪지 않아도 되는 다른 결말을 맞았을 것이란 생각을 하게 되는 사건이다. 이 글이 지금 이를 읽는 독자분들께 방관자 효과의 무서움에 대해, 그리고 나의 작은 행동이 누군가의 미래를 바꿀 수도 있다는 희망과 책임감을 조금이라도 더할 수 있는 효과를 주기를 바란다.
출처
Hanes, E. (2018). Psychology 1: Introduction to psychology [Powerpointslides]. Retrieved from
Ich. (2018, March 13). Bloody Assault in Busan, South Korea – Irrelevant?Stand Up To Violence Everywhere. Retrieved from
출처: 심리학신문
http://psytimes.co.kr/news/view.php?idx=505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