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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도쿄 Jul 19. 2023

소설의 시작점

문장 모음

메리는 말했다.


“별거 아닌 일을 멋있게 해내는 사람의 몸짓을 좋아해.”


“이것은 돈을 못 버는 직업일지라도 그중에서 가장 낭만이 있잖아. 걔는 정말로 낭만을 가지고 살아가는 것 같아.”


“내가 오늘 아침에 강변으로 나온 이유는 강변으로 나오지 않을 이유가 없었기 때문이야.”


“그 얘는 이 일을 계속하지 않을 이유가 없었기 때문이지.

분명 그러지 않을 이유가 전혀 없었던 거지. 게다가 걔는 그걸 참 좋아했어.”


“인생은 내가 그 일을 하지 않을 이유가 없었기 때문에 벌어지는 것들이 대부분이지. 왜냐하면 인생에 의미는 없어. 인간은 태어나서 고생하다 죽는다는 것이 내 생각이야. 그렇다면 어떻게 살아야겠어? “


나는 문득 정신을 차리고 보니 그곳에 있었다. 어떻게 여기까지 왔는가에 대해서 말할 수 없었다. 분명한 것은 나 자신의 의지로써 여기까지 왔다는 것이다. 타인의 개입이 전혀 없을 순 없겠지만 결국 모든 선택에 대한 결정들을 스스로 해왔던 것이다. 이제까지 그렇게 살아왔던 것인데, 나는 갑자기 이런 생각을 했던 것이다.


나는 어떻게 여기까지 온 걸까.


불현듯 우사단길의 한 골목, 그 이층 집에 있었을 때의 기억들이 자연스레 떠올랐다. 나는 처음으로 그곳에 갔을 때의 어두운 풍경과 낯선 느낌, 약간 더러우면서도 이국적인 느낌을 아직까지도 잊지 못한다.그곳을 떠나야했던 이유가 재개발이었던 것이 이러한 아쉬움을 만든 걸까. 잘 모르겠다.


내가 원하는 것이 무엇일까. 새로운 삶을 갈망하는 걸까. 아직도 나의 욕심은 전혀 채워지지 않는 것처럼 느껴진다.


내가 하고자 했던 말은 나는 왜 이른 아침에 이 직장으로 출근하러 가는 지하철을 타게 되었는지에 대한 의문이었다. 무엇을 바라고 여기에 이렇게 홀로 지내고 있는가. 내가 원했던 삶, 아니면 현재 원하는 삶은 무엇이며, 지금 나는 어떠한 삶을 살고 있는가에 대한 자각의 필요성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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